방탄소년단과 드라마(1)
일본어 부업 강사의 시간
[10월]
검색창에 K가 붙는 단어를 찾아보았다. K팝, K뷰티, K댄스, K푸드, K방역까지. 매체에서 Korea를 뜻하는 'K'를 붙인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 건 몇 년 전부터다. 질릴 정도로 자주 들어서 K-단어에 피로감까지 느낄 정도였지만, 그래도 K를 붙인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다니 놀랍긴 했다. 몇십 년 뒤 "나는 한류가 점점 빛나는 순간을 가까이서 목격한 세대야"라고 말할 수 있겠지? 내가 일군 업적이 아님에도 같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 K문화는 방탄소년단과 한국 드라마다.
수업 횟수가 점차 늘어나니 제대로 된 수업을 선사하고픈 열망이 커졌다. 특히 수업 전 학생의 한국어 실력을 더 정확하게 알고 싶었다. 이때까지는 학생이 수업을 신청하면 나이대(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했기에 알아두면 좋았다), 한국어 공부 기간만 알고 바로 회화 수업을 진행했지만, 안타깝게도 공부 기간과 실력은 비례하지 않는지 6년을 공부했다고 말하지만 단 한 문장도 끝까지 완성하지 못하고 일본어로 설명하는 학생을 보니 고민이 깊어졌다. 물론 학생이 잘못한 건 없다. 바쁘거나 사정이 있어서 깊게 공부하지 못했겠지.
강사마다 실력을 가늠하는 방법은 달랐다. 돈을 받고 상담 시간을 마련해 앞으로의 공부 방향을 논의하는 강사도 있었지만, 나는 일본어로 대화하는 상담 시간보다는 '단 한 번만 수업'을 들어도 한국어 하나쯤은 얻어갈 수 있는 효율적인 시간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래야 재수강도 늘어나지 않을까?
학생이 수업을 신청하면 수업 전에 '공부를 시작한 계기', '어떻게 공부했는지' 조금 더 자세히 묻는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 다행히 열의에 찬 학생이 많아 자세히 답변해 줄 때가 많았다. 답변을 길잡이 삼아, 수준에 맞는 교재(pdf 파일)를 먼저 보내주고 이에 맞춰 수업을 준비했다. 그 밖에 맛보기 수업도 제공했다. 15분간 맛보기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 짧게 맛보기 수업을 들은 후 정규 수업을 신청하는 학생이 있었다. 반대로 맛보기 레슨은 시간이 짧으니 바로 정규 수업을 신청하는 학생도 많았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알찬 수업의 밑거름이 되었다.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외국어 공부라는 톱니바퀴에서 '계기'는 톱니와 같다. 전혀 알지 못하는, 불편한,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강력한 계기가 필요하다. 계기는 나의 목표를 다시 상기시켜 줄 좋은 원동력도 된다. 마치 톱니가 있어야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외국어 공부를 하려면 계기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수업 전 나의 질문에 학생의 대답은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로 나뉘었다. 1년 남짓 수업하면서 자기 계발이라는 이유를 말한 한 명을 빼고는 모두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를 말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아이돌 중에서는 단연 방탄소년단이 압도적이었다.
드라마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도록 이끌어 내면서 회화 연습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일본어 #한국어강사 #부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