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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경 Mar 26. 2023

INFJ는 여러 사람이 있다

인프제의 뇌피셜 글쓰기

안녕하세요, 인프제예요. 

오늘은 집에 갑자기 과자와 빵이 많이 생겨서 먹고 후회하고 있어요(꼭 먹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불금이니 저녁에도 맛있는 치킨을 먹어야겠죠(글을 금요일에 쓰기 시작했어요). 누군가가 부탁하지 않았지만 혼자 오늘을 '치킨 데이'로 지정하고 저녁에는 치킨을 먹겠습니다. 많은 분이 입에 담아봤을 말인 '다음 주부터 적게 먹어야지'를 말하면서...


아,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렸네요. 다시 오늘의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은 '인프제의 주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를 말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어요.

이 글을 클릭하셨다면 여러분은 인프제를 아시거나 관심이 있는 분이실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분은 '인프제'를 생각했을 때 어떤 이미지가 자주 떠오르시는지요? 선과 악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도 이곳저곳에서 많이 보았고, 상황에 맞게 가면을 쓴다고 하시는 분도 있죠. 어느 정도 맞는 듯합니다. 저의 경우 어제 아침에는 평온했기에 세상의 평화와 모두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랐는데, 몇 시간 후에 인류애에 조금 금이 가는 일이 생겨서 가슴속으로 끝도 없이 깊은 분노를 느끼며 '저런 것들은 싹 다 모아서 불로 태워버려야 하는데...(괜찮습니다. 생각만 할 뿐입니다)'라고 갑자기 평화와는 거리가 꽤 먼 생각을 했거든요.


 그리고 '가면을 쓴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인프제는 상대에게 맞추기 위해, 쓸데없이 나대지 않도록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가면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도 있어요. 여러 사람과 만났을 때나, 일대일의 만남이라도 어떤 상대인지 파악하기 힘든 사람과 마주했을 때나, 무서운 인상 때문에 도무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상대와 만났을 때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고장 난 로봇처럼 버벅거릴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가장 자주 사용하던 가면'을 쓰는 것 같아요. 자신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자주 써왔던 가면요. 일생에 걸쳐 자주 사람들에게 보여온 사회적인 얼굴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나올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이 MBTI E인 듯 행동하는 가면을 쓰는 인프제, 쿨한 듯 행동하는 인프제, 냉철한 듯 행동하는 인프제, 자신이 엄격한 관리자인 듯 행동하는 인프제, 마음은 곪아가고 있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나쁜 년인 듯 행동하는 인프제, 항상 웃는 얼굴을 장착하는 인프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듯 행동하는 인프제 등등... 자신이 자주 쓰는 가면은 다른 사람과 다를 겁니다. 가끔 비슷한 사람도 있겠지만요. 여기서 궁금해지네요. 인프제 분들, 여러분이 무의식중에 자주 쓰는 가면은 무엇인가요?


그래서 INFJ는 참 여러 사람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다르니까요. 도저히 나와 같은 인프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분도 본 적이 있답니다. 하지만 인프제만 모여 있는 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참 가깝고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힘들 때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인프제분들은 경험하신 적이 있을 듯한데, 상대방을 생각해 가면을 쓰고 행동하다 보면 한계점에 다다라서 지칠 때가 있습니다. 금방 지칠 수도, 한참 뒤에 지칠 수도 있는데, 그럴 때 로봇의 배터리가 꺼지듯 가면을 벗는 인프제가 보일 때도 있어요. 집에 돌아와 혼자 쉬면서 재충전해야 할 때가 온 거죠.


인프제분들, 이건 제 생각인데요. 혹시나 자주 쓰는 가면에 진절머리가 난다면 우리는 그 가면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주 웃고 사과하는 가면을 자주 쓰는 게 이제 싫다면, 진중하고 필요할 때만 웃는 가면을 써보는 겁니다. 지겨워서(객관적으로 지겨운 자리가 아니라 인프제에게 지겨운 자리) 당장이라도 박차고 나가고 싶은 술자리가 자주 있다면 활발한 가면을 쓰고 어울려보는 겁니다. 변화무쌍한 우리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뇌피셜을 해봅니다. 사회생활 좀 잘해보자고, 열심히 살자고 상대방에게 맞추고 있으니, 만약 더 나은 삶의 길로 향할 수 있다면, 상대를 배려할 수 있다면 핵심 가면을 바꿔도 손해는 아닐 겁니다.


혹시나 이러한 행동으로 결국 자신이 상처받을까 봐 망설여지시나요? 괜찮습니다. 우리는 우주만큼의 사랑도 지니고 있고, 정반대인 손절과 자신도 놀랄 만큼 차가워질 수 있는 냉소적인 마음도 지닌 인프제니까요. 상황에 맞게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겁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인프제가 점점 특이해지는 듯하네요. 죄송해요. 뭐, 저의 뇌피셜일 뿐인 글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리랜서 김연경


#인프피 #인프제 #인프제여자 #INFJ #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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