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흐르는 대로 고개를 들어요

by anego emi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만화 영화 <호빵맨>의 주제곡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슬퍼서 견디지 못할 땐 눈물이 흐르는 대로 고개를 들어요.’ 나는 이 부분에서 왠지 가슴이 뭉클해져서 이 해맑은 영웅에게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 호빵맨을 탄생시킨 작가는 54세의 늦깎이 만화가였고, 전쟁을 겪었으며, 쉬이 상상할 수 없는 무거운 삶의 역경을 이겨냈고, 끝끝내 꿈을 이뤄냈다. 그런 그가 직접 쓴 가사라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작가 스스로를 향한 다짐이자 모두에게 보내는 당부의 말이었다. 작가는 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전쟁을 겪으며, ‘정의란 기꺼이 일용한 식량을 나눠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호빵맨을 만들었다고 했다. 약하고 배고픈 자를 위해 자신의 얼굴을 내어주고, 유유히 하늘을 날아가는 초기의 호빵맨은 다소 괴기스럽기도 했지만, 작가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했는지가 분명하게 느껴졌다.


나는 종종 사는 게 힘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누군가에게, 이 노래 가사를 혼잣말처럼 내뱉는다. 눈물이 흐르는 대로 고개를 들라고. 감추려고도 말고, 참으려고도 말고, 너무 애쓰지도 말고, 지금 그대로 꿋꿋하게 나답게 살아가자고. 인생이란 멈추지 않는 한, 조금씩 풀려나갈 수밖에 없는 실타래 같은 것이고, 그것이 바로 사는 이유라고 믿으면 그만이라고. 그리고 언젠가 호빵맨처럼, 자신의 것을 기쁜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내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멋진 인생이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게 더 잘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데려가고, 멋진 옷도 사 입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들이듯 내게도 공을 들여야 한다고. 나는 지금, 진심을 담아 그러는 중이라고.


우연히 다시 만난 호빵맨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만화 속 주인공들의 삶은 대부분 고단하고 녹록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삶은 쉽지 않다는 것을 그들을 통해 은연중에 알게 되지 않았을까?



# tip

머릿속이 시끄럽고 사는 게 답답해질 때면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만화 영화나 그림책 등을 본다. 색다른 재미가 있고 은근슬쩍 깨달음도 있고, 그 순수함에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된다.


<아네고 에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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