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라 오디오 북 이벤트 당첨'
저에게도 이런 일이 생겼네요.
브런치 팝업창에 뜨는 이벤트에
별 기대도 없이 참가를 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었지 뭐예요.
최근에 웃을 일이라곤
좀처럼 없었던 저에게, 짧은 순간이지만
앗~ 하는 탄성과 함께
톡 쏘는 탄산 한 모금을
목구멍으로 넘긴 것처럼
짜릿한 순간이었죠.
점점 무겁고 게을러지는
저의 아침을 위해
요즘 저는 눈을 뜨면
헐렁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을 나와 근처의 산으로 향하는데요
이 공짜 오디오북 덕분에
산으로 향하는 그 시간이
더 즐겁고 특별해졌답니다.
산과 책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환상의 짝꿍이 될지는 몰랐거든요.
밤새 잠을 뒤척이게 했던
별별 생각들 덕분에
머리가 무겁고 복잡한 날은
집중을 하지 않으면 주인공의
이름조차 오락가락하는
고전을 제법 볼륨을 높여서 듣죠.
귀를 쫑긋 세우고 책을 읽어 내려가는
성우의 호흡에 맞춰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을 꽉 채웠던 생각들은
비누거품처럼 사라지고
저도 모르게 그 내용 속에 빠져들게 되죠.
적당히 선선한 온도와
기분 좋은 바람 덕분에
쓸데없이 마음이 들뜨는 날이면
몰랑몰랑한 연애소설을 들으며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둥 떠가는
파아란 하늘과 한참 물이 오른
봄날의 꽃들과 간간이 눈을 맞추며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하는
미소를 짓기도 한답니다.
잔뜩 흐리고 추적추적 비가
곧 쏟아질 것 같은 날에는
대화체가 많은 라디오 극장 같은
추리물을 들으면 다소 심각한 얼굴로
미지근한 커피를 홀짝이며
잘 포장된 둘레길을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를 내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는
주인공처럼 걷곤 한답니다.
저는 오늘도 아침의 등산길에
짧은 단편 한편을 단숨에 끝내고
잔잔한 여운을 곱씹으며 집으로 돌아왔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며
내일 아침의 산에 만나게 될
책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환하게 웃었답니다.
오디오북... 제법 멋진
귓깔나는 산책이랍니다.
<남은생 잘 먹겠습니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