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되는 이유

by anego emi

위트 있는 이벤트와 광고로 팬덤을 형성한 배달의 민족은 해마다 배민 신춘문예를 개최한다. 거기서 당선된 작품들로 광고도 만들고 홍보도 한다. 엄청난 응모작품들 중에 선정된 제1회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 치킨은 살안쩌요. 살은 내가 쩌요' 위트와 마음의 정곡을 찌르는 이 작품은 한마디로, 웬만한 카피보다 수작이다. 치킨집 사장님들의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그려진다.(광고주 대만족이다) 맘 놓고 치킨을 먹어도 되는 이유를 이것보다 더 근사하게 표현한 카피가 어디 또 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이성적 판단보다 감성적 판단이 앞선다. 흔히 마음이 끌리면 지르고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이 제품을 사야 하는 이유, 사도 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고가의 제품일수록 이런 충동적인 구매 패턴이 더 자주 발생한다. 사고 나서 그다음에... 선택의 후회를 애초부터 품지 않기 위해 단단히 마음속에 대책을 세우는 셈이다.


" 어제 먹은 감자튀김.... 오늘은 몇 분이나 달려야 할까? "


살찌는 걱정 때문에

고소~한 요리를

못 드시는

분이 계셔선 안되기에..


식용유가 다이어트를 합니다.


어제 먹은 튀김 덕에 살찔 걱정인 당신을 위해, 식용유가 당신 대신 다이어트를 한다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기특한 이 식용유는 비싸도 안 살 수가 없다. 구구절절 몇 칼로리를 줄였고, 무슨 원료를 사용했고, 어떤 제조공정을 거쳤는지를 설명하는 것 대신, '식용유가 다이어트를 했다'는 말 한마디로 모두 정리해버렸다. 게다가 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 이 카피는 먹어도 되는 이유를 제품의 팩트로 공감 있게 제시한다.


제품이 할 말이 많을수록, 자랑할 것이 넘칠수록...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광고주야 자신들의 노력과 기술력을 구구절절 다 말하고 싶어 질 터이지만, 소비자는 생각보다 별로 관심이 없다. 소소한 일상의 고민이나 귀찮음을 해결해주는 것만으로 그것을 사야햘 감성적 이유가 충분해진다.


당신의 제품을 소개할 때,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감성적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고민해보자. 예를 들어, 새로 선보일 가을 원피스라고 치자. 세련된 디자인, 부드러운 질감... 빤한 이야기보다 지르고 싶은 마음에 포커스를 두고, 위의 카피와 문장의 구조, 흐름을 그대로 따라 써보자.


" 어디든 가고 싶은 가을인데... 입을 옷이 없다. "


하루가 아까운 가을...

입을 옷이 없어서

외출을 망설이는 분이 계셔선 안되기에...


가을바람을 닮은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준비했습니다.


입을 옷 걱정을 사라지게 해 준다는데.. 일단 감성적 이유는 충분하지 않겠는가? 자신의 제품, 브랜드에 도입해서 한번 써보시길... 고객의 지름신을 부르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다. 그런데 그게 또 어렵다. 부지런히 써보면서 실력을 늘려가는 방법 말곤 지름길이 없다.



<아네고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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