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들썩인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분위기에 따라 바뀌고 생기는 후보들의 공약에 순간 공감이 될지는 모르지만, 솔직히 감동은 없다. 아마도, 최근에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어온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유모와 풍자를 담은 선거 메시지와 광고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 친근함을 유도하지만,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그것이 과연 효과적인지 말이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요즘의 현실에,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듣고 싶은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너의 처지를 이해한다'를 넘어 '너의 마음까지 이해한다'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다음에 소개할 두 편의 광고처럼 말이다.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 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 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이 아니다
자식의 이름으로 사는 게
그게 엄마 행복인 것이다
[어머니, 당신이 행복입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거나
카메라에 울렁증이 있어서
이 땅에 아버지들이
사진 속에 없는 것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
늘 사진밖에 있던 아버지
[아버지, 당신이 행복입니다]
어느 동네든 자식의 이름을 딴 식당이나 가게가 있다. 멋 부린 외국어도 아니고, 대단한 의미도 아닌 내가 낳고 키운 자식의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한다는 것, 수많은 가족사진 속에 아버지가 없는 이유는 무뚝뚝하고 숫기 없는 아버지의 성격 탓이 아니라 늘 사진을 찍는 담당이 아버지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냥 스치고 지나가도 그만인 흔한 일상에서, 그 속마음을 읽어내줄 때 감동하기 마련이다.
며칠 전, 아는 지인이 김밥집을 오픈했다. 김밥을 좋아하는 딸의 이름을 따서 '아름이네 김밥집'이라고 가게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메뉴도 '아빠 김밥, 엄마 김밥, 아름이 김밥 '세종류다. 김밥집 오픈을 알리는 홍보물에 들어갈 카피를 도와달라고 하길래, '아름이' 이름을 걸고 김밥집을 하고 싶었던 이유를 솔직하게 써보라도 했다. 그것이 무슨 재료를 쓰고, 정성을 얼마나 쏟았고, 맛을 약속하다는 등등의 말보다 신뢰를 주고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인이 쓴 카피를 내가 조금 다듬어 주었다.
'아름이네 김밥집'입니다.
제 나이 마흔에... 기적 같은 선물,
아름이가 저희 부부에게 왔습니다.
너무 예뻐서 하루 종일 안고만 있어도
마냥 행복했습니다.
이제, 5살이 된 아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김밥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로 날마다
열심히 김밥을 만듭니다.
김밥을 만드는 것이 저에게는
행복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름이네 김밥을 맛있게 드시고
모두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아빠, 엄마, 아름 올림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엄마의 손맛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아름이네 김밥을 한 번쯤은 먹어보고 싶지 않을까? 자신의 가게나 브랜드를 홍보할 때, '왜 내가 이것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나'를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나의 마음, 즉 '진심'을 쓰고 보여주자. 잘 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것이 '진심'이라면 반드시 알아채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