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날 선 찬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부네요.
가을을 어떻게든 붙들고 싶은 저로서는
이 바람이 점점 익어가는 가을의 운치를
한층 더 부추기는 바람이라고 굳게 믿으며...
절대로 섣부르게 패딩을 꺼내 입지 않으리라
쓸데없는 다짐을 해봅니다.
그래도. 이 찬바람이 그리 밉지 않은 것은
한국인의 뜨끈한 소울이 우려낸
국물 요리가 맛있어 지기 때문이죠.
큼직한 무와 꽂게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아침부터 끓여낸 길거리 어묵 국물부터
가을 햇감자를 숟가락으로 자작한 국물에
으깨서 밥을 말아먹는 감자탕까지-
생각만 해도 어느새 군침이 돕니다.
그런데. 최근에 방영된 어느 다큐에서
이 국물요리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니
더욱더 기쁨의 환호성을 지를 일이지요.
다이어트 실패의 주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요요입니다.
그간 눌렀던 식욕이 어느 순간
꾹 참았던 설움처럼 폭발하고 말지요.
먹는 즐거움도 즐거움이지만
먹고 나서의 노곤 노곤한 포만감 -
그것 또한 음식이 주는 행복감인데
맨날 이를 악물고 참아가며
덜먹고, 억지로 배가 부르다고
스스로 주문을 외워본들
두둑한 포만감이 사라진 식사는
식사가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이 국물이 포만감을
느끼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네요.
단, 염분이라는 누구에게나
해로운 녀석만 잘 컨트롤하면 말이죠.
단백질이 풍부한 건더기와
식감이 좋은 제철 야채를 듬뿍 넣어
푸짐하게 끓여낸 국물 요리는
탄수화물을 대신할 만큼
충분히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요요현상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국물을 좋아하는 저는
큼직하게 깍둑 썰기한 두부와 호박,
양파, 표고버섯을 넣고
심심한 된장국을 끓여서
밥 대신 자주 먹곤 하는데요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신기하게도
배가 부르답니다. 어쩌다
좀 모자란다 싶으면
밥을 몇 숟가락 말면 그야말로
'아 배부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답니다.
그 덕분인지 저는 늘어가는
나잇살에도 불구하고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편이랍니다.
올 가을엔 대파, 호박, 가지가
가격도 싸고 그 맛도 일품이라고 하네요
물오른 제철 야채들을 듬뿍 넣고
심심하게 끓여낸 국물요리로
다이어트도 하고 맛있는 가을을
마음껏 즐겨보시길...
<남은생 잘 먹겠습니다>
아네고 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