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람이라면

by anego emi

한때, 자신이 좋아하는 옷이나 가방을 '아이'라고 부르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 이 아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 " 어머나... 이런 아이는 어디서 찾았어요? " 물건에 대한 애착과 친밀감을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요즘, 반려동물을 대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광고에서도 브랜드나 제품을 의인화하여 표현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무엇보다 타깃 없이도 그 자체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제품의 특장점이나 탄생의 이유 등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1974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는 사람들 속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그 사랑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는 지구를 25바퀴나 돌았습니다.

영하 40도의 추위가 두렵지 않았고

높은 낭떠러지가 두렵지 않았으며

열대의 태양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내가 유일하게 두려운 것은

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가지 못하는 일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다면

더 험한 길도 두렵지 않은

나는 초코파이입니다.



대한민국을 너머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초코파이의 광고 카피이다. 꾸준함을 넘어 역사가 되어가는 초코파이의 위상과 비전을 '나'로 의인화하여 멋지게 풀어냈다. 차근차근 읽어 가다 보면, 한 개인의 탄생과 그간의 인생 여정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처럼 제품이나 브랜드를 의인화를 하면,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다르게 들린다. 만약, 제품의 평판은 좋은 데 소비자와의 거리감이 느껴진다면, 혹은 좀 더 친밀한 연대를 원한다면, 이런 의인 화은 좋은 방법이 된다. 립스틱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네 입술에 관심이 많아

너의 맨 얼굴에 자신감을 더하는 비결이

바로, 네 입술에 있다는 걸 잘 알거든.


나는 네 입술이 나로 인해

더 매력적으로 빛나고

더 자신감으로 넘쳐나길 원해


나의 핑크가, 나의 레드가, 나의 오렌지가

너의 입술에 언제나 함께 하길 바라는

나는, 너의 립스틱이야.



물론, 이런 접근에는 문장력이나 글쓰기의 기술이 약간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데 익숙하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나의 일상을 공유하듯, 나의 브랜드와 제품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일단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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