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기 전에 적절한 시제를 떠올리듯이, 카피를 쓰기 전에 핵심 개념이 될 단어들을 떠올려보자. 제품이나 브랜드가 가진 속성이나 특장점부터 타깃에게 주는 물리적, 심리적 베네핏까지 - 연관성이 있는 단어들을 모두 찾아내 나열해본다. 예쁘다, 맛있다. 푹신하다. 네모, 동그라미. 빨강, 날씬한, 가벼운... 명사든 동사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 그것들 중에서 이번 광고에서 말하고 싶은 콘셉트와 가장 관여가 높은 개념의 단어를 골라서, 카피를 써보는 것이다.
학교 가다 말고, 바다 가고
학교 가다 말고, 맛집 가고
학교 가다 말고, 쇼핑 가고
학교 가다 말고, 파티 가고
학교 가다 말고, 놀이공원 가고
스무 살의 발걸음은 흔들린다
[스무 살의 흔들림을 잡다]
익서스를 켜야 할 나이
골목길과 친해지고
흐린 날과 친해지고
구석자리와 친해지고
막차와 친해지고
밤하늘과 친해지고
스무 살의 배경은 어둡다
[ 스무 살의 어둠을 밝히다]
익서스를 밝힐 나이
첫 번째 카피는 흔들리기 쉬운 나이인 스무 살 타깃의 감성과 카메라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제품의 장점을 '흔들린다'는 단어로 연결해 표현했다. 두 번째 카피는 밤에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스무 살 타깃의 라이프 스타일과 어두운 배경에서도 대상이 밝게 찍히는 제품의 기술력을 '어둡다'는 단어로 연결해 표현했다. 구구절절 제품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무엇을 해결했는지가 단박에 이해된다. 아울러, 공감백배이다. 어떻게 보면, '흔들린다' 나 '어둡다'는 개념이 너무 당연한 속성처럼 느껴져서, 제품과 관련된 특별한 개념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쉽고 빤해 보이는 개념들이 카피를 쓰기에는 더 유리하다. '예쁘다'라는 단어로 '장보기용 에코백'카피를 써보자
오이 하나, 토마토 하나, 감자 하나, 브로콜리 하나...
예쁘고 예쁜 아이만 고르고 골랐으니까
사과 하나, 오렌지 하나, 키위 하나, 망고 하나
예쁘고 예쁜 아이만 고르고 골랐으니까
아무 가방이 아닌 예쁜 가방에 담자
[ 예쁜 아이는 예쁜 가방에 ]
카피를 쓸 때 제품이나 브랜드의 차별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서, 개념이 너무 어렵고 낯설거나 공감이 없는,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하려고 애를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카피를 쓰기도 너무 어렵고, 고생스럽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카피는 쉽게, 개념 있게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