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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전성시 Nov 26. 2019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면... (1부)

직장생활, 이직생활 이야기 (1화)

한 번의 이직으로 지금은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지만, 제조업을 하는 국내 기업과 우연찮은 기회로 외국계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그 회사는 한국기업과 미국 기업이 51:49로 투자하여 만든, 한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회사는 아니었다.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과 인사 시스템은 한국기업이 관리하고 있었고,

미국 기업은 기술 지원을 주로 담당했는데,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해외법인의 근무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종종 있어서 각자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저 사람도 과장이던데,
여기는 과장이 도대체 몇 명인가요?"

일본 기업에서 온 직원이 나의 명함을 보고 물었던 질문이었다.


외국계 회사에 대한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한국 기업이 가진 조직과 직급체계에 대해 이해하면 조금 더 재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한국 기업의 직급은 아마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일 것이다.


이것은 일본과 유사한 한국기업의 조직 체계에게 나온 명칭들인데,

예상하듯이 가장 작은 조직 단위인 '과''총무과', '인사과'의 그 '과'이다.

그리고 각각의 '과'에는 조직을 대표하는 장(長)이 한 명씩 필요한데, 그 사람을 '과장'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여러 개의 '과'들이 모아 '차'라는 상위 조직을 만든다.

보통 '영업 1차', '영업 2차'처럼 쓰이는데, 요즘은 '차'라는 조직을 운영하는 회사는 거의 보기 힘들다.

어쨌든 '차' 들도 모여서 '부'라는 가장 상위의 조직을 만든다.


그렇다면 원칙적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이 한 명씩 있을 테니,

조직 별로 '과장'도 한 명, '차장'도 한 명, '부장'도 한 명씩 있어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대리'라는 명칭의 어원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과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과장을 대신'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한 명 지정했었다.

사원 중에 가장 고참급이 되는 이 사람을 '과장대리'라고 불렀고, 긴 호칭 때문에 보통은 '대리'라고만 부르게 된 것이 오늘날의 '대리'직급인 것이다.


그래서 보통은 '과장'이 진급해서 '차장'이 되고, '과장대리'가 '과장'의 자리에 올라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일본 기업을 보면 '과', '차', '부'로 조직이 되어있고 대리도, 과장도, 차장도, 부장도 한 명씩만 있다.




 그러면 한국기업 어쩌다가 대리, 과장들이 그렇게 많이 있는 것일까?


개인적인 추측으론,

한국인은 예부터 신분사회에 살면서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직급이 올라가는 것을 남들보다 조금 더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래 일했다면 어느 정도는 합당한 직책을 받아야 보람을 느끼고 책임감도 더 느끼는 법이니까..  


한국 기업도 초기에는 일본 기업과 같은 조직과 직급 체계로 운영되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듯, 해방을 했지만 일본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들이 생각보다 주변에는 많이 있다. 기업의 조직체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러한 조직체계는 직급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기때문에, 오랫동안 일을 했어도 진급이 되지않는 문제가 발생하게되고,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이런 불만이 더 크게 쌓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 기업이 생각해낸 방법은 적당한 시점에서 사람들을 '과장'으로 진급을 시켜주고,

대신에 '과'라는 조직명칭을 없애고, 영어식 이름인 '팀'이라는 명칭으로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해결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차'라는 조직은 '그룹'이라는 명칭으로 바꾸고, '부'라는 조직은 '센터', '본부' 같은 것으로 바꾸면서 직원들을 '과장', '차장', '부장'으로 진급시키면 모두가 행복한 일이 되는 셈이다.


사실 기업이 직급체계를 여러 개 만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직원들끼리 서로 경쟁하면서 일하기 때문에 나쁠 게  없다.

가끔은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도, 퇴사하려는 사람을 붙잡아두는 회유책으로도 쓰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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