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저 <이상한 정상가족> 독서토론 후기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결혼제도 안 부모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의 확대. 이를 벗어나면 비정상으로 간주. 가부장적인 위계질서이며 정상성의 지나친 강조로 억압과 차별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한 가족이라는 이름
조금 지난 독서모임의 후기를 기록해볼까 한다.
그림책과 함께 커리큘럼을 짜 볼까 준비하면서 돌아서면 가물거리는 내용과 모임에서 논의되었던 이야기를 기록해놓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싶었다.
1. 가족은 정말 울타리일까? - 자식은 내 소유물이 아니다!
체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모임 멤버들이 아무래도 같은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다 보니 나를 돌아보며 확인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체벌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현직 선생님인 유정님의 경험과 의견 은 조금 더 새겨듣게 된다. 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체벌이 필요한가? 자문해보았다,
나는 필요하다만.. 사회적 방향은 체벌은 허용되어서는 안 되며 그렇게 해야만 학대 아이들을 구조할 수 있는 사회의 힘이 만들어진다.
엄마가 처음인 나에게 바로 찾아온 1호는 여러모로 힘든 아이였다. 아니, 내가 엄마로서의 옷을 입을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태였는지도 모르겠다. 감정의 일관성이 없었고 아기는 아기일 뿐인데 나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말에 너무 발끈했었다.
이 화살은 나에 대한 화살이다. 아이에게 화낸다는 것은 나에게 화나는 것과 같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요즘이다
2. 한국에서 비정상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정상만 우리 편인가?
정상가족 이외의 가족형태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오만과 조롱과 편협... 너무나 많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크고 작은 형태로 나타나는 비정상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언제쯤 좀 편안해질까.
아니, 더 심해지겠지?
p님 친구와 관한 이야기... 미혼모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어려움. 이해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없지만 토닥토닥 앞으로 힘든 일이 더 많을 것 같아 매우 불안했다
3. 누가 정상가족과 비정상 가족을 규정하나-믿을 건 가족뿐이라는 신념
한국에서의 가족주의에 대하여 논의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꽤 중요하다
가족 동반자살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는 살인행위다.
4. 가족이 그렇게 문제라면-함께 살아가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부모 체벌금지법 개정이 시급하다
체벌금지법_최근 정부는 민법 915조 개정을 추진 중이다. 915조는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친권의 효력 중에서도 징계권을 담고 있다.
제롬 언니의 추가 발췌 자료들 한국사회 가족주의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흔히들 '사랑의 회초리'를 한국 부모의 전통적 교육방식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도 부모의 체벌을 감싸는 쪽에선 '사랑의 매(Cane of Love)'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한국 부모들만의 엄하고 눈물겨운 사랑 표현이 전혀 아니다. '사랑의 매'리는 표현은 때리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어떤 폭력은 정당화가 가능하다는 뜻인데, 이는 전적으로 매를 든 사람의 논리다.
-p35
-> 한번 들기 시작한 매는 습관화될 수 있으며 맞는 사람 역시 폭력에 무뎌진다.
폭력에 무뎌진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아이들은 작은 터치마저 사회에서 폭력에 무뎌질 수 있고 자존감이 낮아진다.
나와 동료들은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면서 아동학대 사건들의 유형을 정리하던 중이었는데, 우리가 모니터링한 사건 열 건 중 정부가 중점 지원 대상이라고 분류한 장애인, 새터민, 다문화, 조손 가정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예컨대 친부모라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당시 아이가 생기지 않아 시험관 시술을 해서 세 쌍둥이를 얻은 부부가 둘째를 학대로 숨지게 한 사례가 있었다. 극심한 양육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엄마는 첫째와 셋째는 건강이 안 좋은데 혼자 건강한 둘째가 왠지 얄미워 자주 학대했고 결국 숨지게 만들었다. 아빠는 온라인 게임에 빠져 아이들을 방치했다.
-p63
-> 작은 조직, 평범한 곳, 정상가족에서부터 시작하는 폭력이 문제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아이를 해외로 입양 보내는 유일한 나라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까지 한국에서 태어나 해외로 입양된 사람 은총 16만 6,512명에 이르며, 같은 기간 국내 입양(7만 9,088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p133
스웨덴 아이들의 거의 절반은 결혼 제도 밖에서 태어난다. 스웨덴 커플의 2/3는 아이가 태어난 뒤에 결혼한다. 92%의 남자들이 즉시 아버지 됨을 승인하고 스웨덴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결혼 제도와 무관하게 생물학적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 설령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공동양육의 돌봄을 받는다.
-p230~231
가족주의를 떠나서 보편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심리적 분리는 부모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자신 안에 내면화한 부모의 모습과 싸우고, 달래고, 도망치고, 협상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곧 사람이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성장의 과정이다. 나이가 든다고 끝나는 일도 아니고 어쩌면 평생 지속해야 하는 과제이다.
나는 그 과정을 어떻게 치러내는가가 어떤 사람이 되는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각자도생의 경쟁 속에 이기적 가족주의의 강력한 영향이 모든 사람의 삶에 어른거리는 한국 사회에서, 우리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p190
어른의 책무는 아이들에게 폭력이나 협박, 위협에 기대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음을 가르치는 것이며, 정부의 책무는 비폭력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게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