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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Aug 02. 2023

Sorry, Heart (피아노 by 세온)

- 글에 앞서 -

<Sorry, Heart>는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발라드 곡이에요. 노래가 너무 좋아서, 원곡과 가사에 두 가지 작업물을 더해 감상을 기록해볼까 해요.     

1번은 가사를 보고 제가 상상해서 만들어 본 짧은 이야기
2번은 피아노 악보를 구입해서 직접 연주해본 것
3번은 원곡의 가사, 4번은 원곡입니다.          


1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J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말과 말 사이에, 그녀는 꼭 한숨을 쉬었다. 방금 내가 한 얘기가 뭐였는지 묻고 또 물었다. 마치 전혀 듣지 않은 사람처럼, 전혀 듣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처럼.  

  

알고 있다. 그녀에게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다는걸. 인생을 다 걸 만큼 중대한 일이라는 것도.      


한때는 그게 나였다. 그때 J는 폭포처럼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말했었다. 매일 네가 보고 싶다고. 보고 싶어 죽겠다고. 일상생활이 안 된다고. 너라는 사람은 왜 이렇게 멋진 거냐고 했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J는 내게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 기대어있던 커다란 나무, 그 나무가 거느린 초록색 잎사귀만을 내내 바라보고 있었다.      


여름밤의 향기를 머금은 바람이 그들을 흔들었고, 순간 나는 바람의 얼굴을 보았다. 바람은 하늘의 까만색과 나뭇잎의 녹색에 물들어버린 것 같았다. 그렇게 예쁘게 까맣고, 귀엽게 푸르고...    

  

J는 결코 내게 연인이 되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 마음에 자기가 없다는 걸 잘 안다고 했다.

‘그래도 얘기하고 싶었어. 내 바람이 이뤄지지 않아도. 네가 정말 좋다고, 너를 알게 돼 기쁘다고 말하고 싶었어.’


먼저 손을 뻗은 건 나였다. 그건 바람 때문이었다. 색깔을 두른,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지닌 바람이 부추겼다. 놓치지 말라고, 꼭 함께하라고.     


그래도 내 자만심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나만 보면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아무리 바빠도 내 전화는 꼭 받는, 밀고 당기는 법 따위 모르는 J가 영원히 내 곁에 있을 줄 알았다. 그녀의 마음을 온통 내가 차지했으리라고, 결코 벗어나지 못하리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무게 중심은 내가 아닌 J에게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무조건적인 애정과 관심과 동경은 환란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내 유일한 안식처였다. 괜찮아, 다 괜찮아. J는 말하곤 했다. 그럴수록 나는 더욱 그녀에게 의지했고, 위로받았고, 용기와 힘을 얻었다. 어느새 나는 J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건강하고 건전하기만 했던 그녀의 사랑과 달리 나의 사랑은 점점 집착으로 변해 갔다. 왜 오늘 답장이 늦었어? 또 회식이야? 취미도 운동도 다 하면 나는 언제 만나? 거래처 사람이랑 그렇게 연락을 자주 해?

     

천사 같던 J는 지쳐 갔다. 그녀는 직장에서 일생일대의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었다. 회사의 중역으로 승진할 수 있느냐 마냐가 걸린 중대한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J에게 내가 1순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초조하고 애가 타고 조마조마했다. 그녀를 잃을까봐, 홀연히 나를 떠날까봐 불안했다.     


J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묻어났다. 이렇게 잘 토라지는 사람이었어? 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돌아서는 J의 뒷모습은 이미 내가 알던 명랑한 천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축 처진 어깨와 처연하기만 한 작은 등을 보며 나는 간신히 입 밖으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미안해.     


이제 그러지 않을게.

미안해, 정말.     


2     


(이 연주는 마피아 악보(www.mapianist.com)에 ‘윤슬피아노’ 님이 올려주신 악보를 구매하여 연습한 것입니다.)

             



3

     

왜 이리도 쉽게 토라지는지

내 맘이 작아서 너무 한심하지

Don’t go, 좀 심했던 걸 알아

또 후회 가득인 날 용서할 수 있니     


어떻게 널 볼까

밤새 뒤척인 마음의 조각들

반짝이지 않아


난 알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I’m sorry,

그 말뿐이란 걸     


Tell me why

I let you down

Any chance I get I’m

breaking down..     


잘못인 걸 다 아는데

왜 힘든 걸까

To tell you that I’m Sorry Heart


넌 항상 내 곁에 있을 거란

그런 내 욕심이 너를 지치게 만든 걸까     


고운 체를 걸러

적당한 단어만 찾고 있어, 복잡한 핑계의 말

     

난 알고 있잖아

내가 해야 하는 건

I’m sorry..

그 말 뿐이란 걸     


Tell me why

I let you down

Any chance I get I’m

breaking down


잘못인 걸 다 아는데

왜 힘든 걸까

To tell you that I’m Sorry Heart     


Sorry if I’m too much

Sorry if it’s too fast

Sorry I’m not holding back     


Tell me why

I let you down

Any chance I get I’m

breaking down     


잘못인 걸 다 아는데

왜 힘든 걸까

To tell you that I’m Sorry He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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