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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Mar 09. 2023

댓글과 라이킷이 부담스러우시면 어떡하나

햇병아리 브런치 독자의 우려

 브런치 생활을 시작한 지 겨우 일주일째. 그동안 열심히 다른 작가님의 글을 읽었다. 나는 라이킷은 물론이고 댓글 달기를 좋아해서 적극적으로 댓글을 다는 편이다. 글에 깊이 공감할 때나 어떤 부분이 특별히 좋다는 생각이 들면 꼭 댓글을 단다. 그건 내 브런치를 홍보하기 위해서나 작가님의 댓글 수를 늘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좋은 글에 대한 소감을 남기고 작가님과 글에 대해 더 풍성하게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라이킷이나 댓글을 달면 보이는 작가님의 반응은 크게 네 가지다.


1. 아무 반응 없음. 댓글에 대한 댓글도 없고 나의 브런치를 역으로 방문하시는 일도 없음.

2. 댓글에 대한 답글 달아주시기. 브런치 역방문은 없음.

3. 내가 라이킷을 누르거나 구독을 하면, 내 브런치에 오셔서 어떤 글에 라이킷 눌러주시기.

4. 답글도 달아주시고 내 브런치에도 댓글을 적어주시고 구독도 해주시기.


 1번의 경우는 좀 아쉽긴 하지만 무시당했다는 기분까지는 아니고, 댓글을 원하시지 않는데 괜히 달았나보다 하면서 다시는 족적을 남기지 않게 된다. 댓글에 대한 반응도 작가님의 자유니까 괜히 댓글을 달았다고 생각하며 조금 미안해하기는 해도 상처받지 않는다.

 2번은 좋은 글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데서 재미와 뿌듯함을 느낀다. 당연히 거꾸로 내 브런치를 방문하실 필요는 전혀 없다.

 문제는 3번과 4번이다. 나는 홍보와 관심을 원해서 한 일이 아니지만, 작가님은 나의 댓글이나 라이킷에 대한 반응이나 보답(?)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내 브런치를 찾아오시는 건 아닌가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내가 구독을 하면서 다수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는 경우에는 오히려 작가님이 심적 부담을 느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다른 작가님의 글을 여러 개 읽어보더라도 라이킷을 자제하고 있다. 내가 읽고 있다는 표시로 한 두개 정도만 누르고 댓글도 많이 달지 않으려고 한다. 

 브런치 생활에서는 쓰는 것만큼 읽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독하는 작가님들도 물론이고 일단 읽기 시작한 글은 한 글자, 한 문장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가님들이 단어 하나, 조사 하나를 선택할 때도 고심하신다는 걸 알기에 더 그렇다. 대화를 할 때 내 얘기를 하는 것 뿐 아니라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좋은 작가가 되기 이전에 먼저 좋은 독자가 되어야 할 것이고, 혹여 부담이 될까 댓글이나 라이킷을 자제하는 것도 좋은 독자가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가끔 나의 흔적을 발견하시는 작가님들도 그냥 이 사람이 내 글이 재밌어서 열심히 읽고 있구나,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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