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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Apr 16. 2023

어느 성인 수강생의 디지털피아노 고르는 팁 5가지

나는 초등학생 시절 피아노 학원에 다녔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중단했다가 성인이 되어 다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학원에 등록한 흔한 성인 수강생이다.      


낮에는 일로, 저녁에는 육아로 인해 학원에서 연습할 시간이 없었기에 디지털피아노를 구입해 밤과 새벽을 이용해 연습을 하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모델은 야마하 CLP-735이다. 가격대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산보다는 조금 비싸다. 그러나 너무 겁먹지 마시라. 더 싼 가격에도 충분히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집의 야마하 디지털피아노. 왼쪽에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사주신 영창피아노가 살짝 보인다.

     

내가 이 피아노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전자기기의 일종이므로, 브랜드 가치와 A/S의 용이함을 고려했다.     


우선 야마하는 디지털피아노를 만들어 온 세월이 길고, 그만큼 제품의 질이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되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디지털피아노 역시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사용하다 보면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그때 대리점이 가까이에 있거나 부품을 구하기 쉬워야 빠르게 수리를 받을 수 있으므로, 가장 대중적이면서 일정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된 야마하를 선택했다.


2. 타건 느낌이 최대한 어쿠스틱 피아노와 비슷한 것을 골랐다.    

 

이 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제일 골치 아픈 포인트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디지털피아노의 타건감은 가격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내가 산 모델보다 상위의 모델은 타건감이 더 묵직할 것이며 건반 재질도 목건반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러니 이 문제는 무조건 지갑 사정에 따라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즉, 자신이 원하는 최소한의 타건감을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재정 상태와 타협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 만약 이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는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면 너무 비싼 모델을 사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금새 피아노에 싫증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전공자로 키울 아이들은 예외다)     


우리 아이에게 어떤 디지털피아노를 사주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 부모님들을 위해, 나의 피아노 선생님이 권해주신 사양을 다음과 같이 공개해본다.     


다이나톤 DP3000

커즈와일 KA90, KA120

야마하 P125

야마하 P515

롤랜드 FP90     


이들은 60만원 이상 선에서 실제 피아노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추천하시는 모델이라고 한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악기사에 가서 더 저렴한 모델도 추천받을 수 있다. 원하는 가격대에 되도록 무게감이 있는 피아노를 권해달라고 사장님께 부탁하면 된다.   

  

3. 피아노를 실제로 들일 수 있는 시점이 빠른 것을 선택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2년 전 내가 구입할 때만 해도 디지털피아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주문해놓고 몇 개월, 심지어 일 년이 지나 실제로 피아노를 받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런데 내가 방문한 매장에서는 이 모델이 마침 재고가 있어서 당장 이틀 내로 배송과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였다. 나는 사장님께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두말하지 않고 계약서를 썼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피아노를 배우겠다는 열망이 끓어오를 때 손에 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4. 디자인도 중요하다.     


다 비슷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피아노도 세부적인 디자인은 다 다르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색상’이다. 어떤 사람은 거실의 화이트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흰색 피아노를 고르고, 어떤 사람은 피아노는 역시 검정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 ‘유광’이냐 ‘무광’이냐도 중요한 선택 요소라서, 어린 시절 피아노 학원에 즐비했던 유광 업라이트가 그리운 고객이라면 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나의 경우에는 이왕이면 검은색 제품을 가지고 싶었고, 광택은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구할 수 있는 무광 피아노를 선택했다.


5. 피아노의 음색은 브랜드마다 다르다


이 고려사항은 내가 어쩔 수 없이 포기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음색의 피아노는 빠른 시일 내에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피아노의 음색 차이를 비교할 때는 야마하와 가와이, 두 브랜드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그만큼 두 피아노는 음색 차이가 극명하다.     


야마하는 맑고 영롱하고 예쁜 소리가 나고, 가와이는 깊고 그윽하며 부드러운 소리가 난다. 90년대 국산 피아노의 양대산맥으로 말하자면 영창피아노가 전자, 삼익피아노가 후자에 가깝다.  

   

디지털피아노의 음색 비교. 맨 처음이 롤랜드, 20초부터 야마하, 36초부터 가와이.


나는 가와이 스타일의 깊고 웅장한 소리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피아노의 음색은 가수의 그것처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순전한 취향의 영역이므로, 본인이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정보성 글을 써보았다. 비전공자 서민이 디지털피아노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전문가도 아니면서 감히 글을 발행해본다. 내가 모으고 정리한 이 정보가 어느 학부모님이나 성인 취미반 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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