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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May 01. 2023

어느 성인 수강생의 피아노 학원 고르는 팁 3가지

근데 이제 우리 학원 선생님 자랑을 곁들인

★ 지난번에 올린 디지털피아노 고르기 글을 시작으로, 새 매거진을 하나 팠습니다. 제가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면서 느끼는 점을 담은 글들을 발행할 예정입니다. 저의 두 번째 연재물이 되겠네요.^^

★ 연재 횟수는 6~7회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초보가 피아노에 대한 글을 쓴다니, 전공자분들이 가소로워하실 것 같아 걱정입니다.

★ 그래도 저처럼 평범한 성인이 피아노를 배우며 겪는 어려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실 듯해서, 용기를 내봅니다. 많이 읽어주세요..^^


나는 왜 동네의 하고많은 피아노 학원 중에서 하필 이곳, ‘다O피아노’를 선택했는가? 이번 글은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1. 헬스장이나 학원이나, 접근성이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일단 멀면 가기 싫어진다. 내 기준으로는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있어야 한다. 만약 차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항시 주차할 곳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도 학원을 정하기 전, 매주 차를 댈 수 있는 곳인지 미리 알아보았다.   

  

2. 직장인 음악학원? 동네 피아노 학원? 방문 레슨?

 어떤 종류의 학원을 선택할지는 내가 어느 정도의 피아노 실력을 목표로 하는지에 따라 갈린다.


 만약 너무나 치고 싶은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면,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인 음악학원이나 프랜차이즈 학원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곳에서 나는 그냥 흔한 수강생 1인으로, 주목받을 일도 없고 따라서 부담도 없다. 또 이런 학원에서는 친목 모임을 여는 경우도 흔하므로, 피아노도 배우고 인맥도 넓히고 싶은 20~30대라면 추천할 만하다.


 반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 피아노 실력 자체를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은 흔한 수강생 취급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이건 내 생각이지만, 이제 막 생겨서 수강생을 모아야 하거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고 인원이 많지 않아 개개인을 챙길 여유가 있는 학원에 가면 내 존재가 기억될 확률이 높은 것 같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나만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레슨을 받는 것이지만, 학원보다 레슨비가 비쌀 터이고 집에 피아노가 없으면 곤란한 방식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 선생님의 집으로 가서 배울 수도 있다)   

  

3. 선생님과의 궁합

 어떤 분야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피아노 역시 레슨을 직접 해주시는 선생님과 내가 얼마나 잘 맞는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은 직접 레슨을 받아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지금 나를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은 아주 소탈하고 꾸밈없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성격이시다. 그리고 연습과 관련해서 절대로 스트레스를 주는 법이 없다. 취미로 배우는 사람한테 그렇게 하는 건 당연하다고? 의외로 그렇지 않다. 옛날에 다녔던 다른 학원의 선생님은 카리스마와 권위가 있는 스타일이어서 조금 무서웠었다.     




그럼 여기서 우리 피아노 선생님에 대한 자랑을 좀 더 하고 넘어갈까 한다.     


우리 선생님은 나의 피아노 실력을 몰라보게 성장시켜주신 장본인으로, 매우 젊고 아리따운 분이시기도 하다.      


 레슨 중 한 번씩 시범을 보여주실 때면, 과연 내가 같은 곡을 쳤던 게 맞나 싶을 만큼 감미롭고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신다. 선생님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음표의 향연은 레슨이고 뭐고 그냥 감상만 하고 싶게 만든다.   

  

선생님이 내게 가르쳐 준 기초적인 연주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가벼우면서 단단한 스타카토
언제나 ‘프레이즈’를 생각하기
‘업’과 ‘다운’을 구별하기
손목을 유연하게 쓰기
마지막 음을 친 후 손을 우아~하게 처리하기(..ㅋㅋ)     

기타 등등. 1년 반 동안 선생님께 이런 것들을 배우면서 내 손끝이 많이 단단해지고 야물어졌다.     


선생님은 아주 온화하고 관대하기도 해서, 내가 연습을 얼마 하지 못했다며 쭈뼛거리며 변명을 늘어놓아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괜찮아요, 라고 하신다. 그래서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선생님은 제가 잘 못 쳐도 화를 안 내시는 게 신기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선생님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취미로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거든요. 피아노도 마찬가지에요.”     


선생님은 수강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린이들에게도 애정이 넘다. 언제나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피아노를 지루하게 느끼지 않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참신한 교수법을 생각해내신다. 그래서 우리 학원 인스타에는 항상 귀여운 아이들의 사진이 넘쳐난다.     





최근 학원에 경사가 있었는데, 개원 후 처음 참가한 콩쿨에서 모든 참가자가 입상을 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심지어 대상자도 나왔다.


내가 대단히 축하드린다고 하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엄청 뿌듯하고 보람차요. 그런데 저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선생님은 고생한 아이들을 위해 한턱 낼 생각이라고 하셨다. 그날 학원 인스타에패밀리레스토랑에서 푸짐한 식사를 하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한가득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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