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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온 Jul 16. 2023

평소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고마운 구독자님들께

 제목을 이렇게 지어 놓으니 누가 보면 제가 어마어마한 구독자를 거느린 인기 작가라도 되는 줄 알겠습니다. 그렇지 못함에도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꾸준히 저의 졸문을 읽어주시는 감사한 구독자님들이 (비록 적은 수일지라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분들께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순전히 저의 노파심 때문일 수도 있지만 워낙 선하신 작가님들이기에, 이렇게 당부하지 않고서는 입맛에 맞지 않는 글도 힘들게 읽어야 한다거나, 라이킷을 눌러야 한다거나 하는 부담을 느끼실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작가님들의 좋은 글에 반응하면 그걸 돌려주셔야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최근 제가 브런치에 올리는 글이 점점 매니악해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누구나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글도 자주 썼는데요. 앞으로는 그런 대중적인 주제보다 저의 덕질 얘기가 훨씬 더 많아질 듯 합니다.      


 원래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갖가지 대중문화 콘텐츠나 예술 작품에 대해 쓰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저 스스로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볍고 일상적인 주제로 써나간 글을 좋게 생각하시고 저와 교류하셨던 작가님들께는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에도 반응해야 한다는 부담을 드릴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지금 몇 가지 새 매거진을 계획 중인데요. 그중 하나는 어떤 분들(아마도 30대 중반 이상의 남성분들)에게는 지극히 대중적일 수 있지만 그 외의 분들께는 그냥 외계어로 쓴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분야입니다. 또 다른 매거진은 아마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생소하게 느끼실 주제이구요.     


 한 가지 확실한 건 각 매거진에서 다룰 대상은 완성도 면에서 거의 의심할 여지 없이 훌륭한 수준의 콘텐츠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있어 감상할 기회가 생긴다면 후회하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브런치에 더 좋은 글, 더 재미있는 글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아무리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댓글을 단다고 하더라도 저의 글을 마음 편히 넘겨버리셨으면 합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일은 제가 쓰고자 하는 대상을 처음 접하는 분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글솜씨를 발휘하는 것이겠지요. 그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필력의 한계로 그 경지에 가 닿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쓰면 쓸수록 글쓰기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느끼거든요.


 그래도 공개된 공간에 글을 올리는 사람으로서 많이 읽어달라고 자기 PR을 하진 못할망정, 읽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을 하려니 스스로도 참 우습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도 브런치 메인에 걸리는 작가님들처럼 무수한 사람들이 제 글을 읽어주신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브런치라는 바다가 너무나 넓고 푸르고 깊네요.     


 마지막으로, 평소 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심에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들 덕분에 저는 공감과 소통이라는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어요. 누군가가 제가 쓴 글을 읽어준다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인지 몰랐습니다.      


 그럼 더 이상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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