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 2호점을 오픈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투자비용을 줄이기 하여 웬만한 거는 기사를 부르지 않고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내가 직접 세탁기와 커튼을 설치하고, 커튼과 배게 및 쿠션 커버를 만들고 행거를 조립했다.
커튼
커튼을 달 때, 설치를 해주시는 기사님을 요청하면 비용이 추가로 들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창문과 레일 치수를 잰 후에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커튼이 배송되면 이케아에서 산 전동 드릴을 가져가 커튼 박스에 직접 설치를 했다. 설치하다보면 자꾸 못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천장을 계속 바라보니 목이 아파온다. 천지창조를 그린 미켈란젤로가 증말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거실에는 샤르르한 쉬폰 커튼을 설치하고, 큰 창이 있는 방 두개는 광목 커튼을 설치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방은 창이 작은 편이라 어떤 커튼을 살까 하다가 노란색 체크무늬 커튼을 사려고 봤더니, 약 5만원이었다. 마침 재봉틀이 취미기에, 재봉틀로 커튼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노란색 체크 커튼 원단을 '천가게'라는 내가 몇번 이용한 적 있는 원단 가게에서 구매했다. 치수를 재고, 다리미로 시접을 접고, 드르륵 재봉을 했다.
전동 드릴로 커튼봉을 벽에 박고 커튼을 봉에 끼워넣었다. 평평하게 쫙 폈을 때를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직접 보니 주름이 주름이 접혔을 때가 더 예쁘다.
2. 배게 커버 + 소파 쿠션 커버
노란색 체크 커튼을 만들고 남은 원단으로는 배게 커버를 만들었다. 운 좋게 남은 원단으로 배게 커버까지 만들고 나니 버려지는 원단 없이 깔끔하게 모두 사용했다. 기분이 좋다!
'천가게'에서 구입했던 또 다른 플로럴 원단으로는 소파에서 끌어안고 편하게 앉을 수 있는 50*50cm의 소파 쿠션 커버를 만들었다. 나머지 원단으로는 내 배게 커버를 만들었다.
가구 조립하기
방마다 매트리스 옆에 둘 협탁 그리고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스탠드 조명을 주문했다. 완제품을 주문하면 조립하지 않아도 되어 편하지만 대신 비용이 더 들기에 조립할 수 있는 것으로 주문했다.
총 4개의 협탁과 4개의 스탠드 조명 그리고 대형 원목 행거를 조립해야 했는데, 하필 이 날 전동 드릴을 두고 와서 업체에서 제공해주는 작은 육각 렌치로만 조립을 해야했다. 협탁까지는 그러려니 할만 했지만 대형 원목 행거를 육각 렌치로만 조립하려니 손이 엄청 아팠다. 집에서 전동 드릴을 찾기가 귀찮아서 '아 그냥 직접 손으로 하면서 조금 힘들고 말지~'하고 안일하게 군 것이 매우 후회되었다!
세탁기 운반하고 설치하기
쉐어하우스에 둘 세탁기를 구매해야 했다. 중고 매장에서 구매를 할 수도 있었지만, 싸게 구매한 다음에 비싸게 파는 것 같아 내가 직접 구매하고 싶었다. 당근마켓에서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깨끗한 드럼 세탁기를 열심히 검색했다. 기존에 올라온 물건들도 확인하고, '드럼 세탁기'라고 검색 키워드를 설정해두어 새로 올라오는 매물들을 놓치지 않도록 했다. 다행히도 당근마켓에서 몇 년 되지 않고, 깨끗하고, 용량도 적당한 LG 트롬 세탁기를 발견했다. 다만 가격이 조금 부담이 되었다. 중고매장이 아닌 당근마켓에서 사게 되니 용달을 불러야 했다. 용달비는 십만원을 훌쩍 넘어갔다. 세탁기 판매자분께 용달비까지 포함되어 비용이 부담된다는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감사하게도 5만원을 깍아주셨다!
다음 과제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계단을 운반할 수 있고 적정한 비용을 요구하는 업체를 찾고, 판매자분과 나와 모두에게 적당한 일정을 협의하는 것이었다. 이에 다 걸맞는 업체를 찾았다. 드디어 세탁기를 옮기는 날에 남자친구와 함께 수원으로 갔다. 그런데 기사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1톤 트럭이 왔어야 하는데 라보 트럭을 가지고 온 것이었다. 기사님은 업체 사장으로부터 제대로 전달을 받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다시 1톤 트럭을 모는 기사님을 찾아야 했고 나랑 남자친구는 주변에 갈 마땅한 카페가 없어 차에서 기사님을 기다렸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차의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이상하게도 그 날은 일의 진행이 매끄럽지 않은 것 같았다. 약 2시간이 지나고 기사님이 도착했다.
세탁기를 가지러 3층으로 올라갔고, 세탁기는 정말 정말 무거웠다. 세탁기를 들고 3층 계단을 내려와야 했기에 기사님과 나의 남자친구는 많은 고생을 했다. 옆에서 어떻게든 돕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나중에 일이 다 끝나고 나서 남자친구는 도움도 안되는데 옆에서 자꾸 알짱거렸냐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집에 세탁기를 무사히 내려다 놓고나서는 세탁기를 잘 설치해야 했다. 어떻게 설치해야하는지 전혀 몰랐으나 유튜브로 검색을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생각을 했기에 따로 설치 기사님을 부르지 않았다. 검색을 해보니 설치하는 건 정말 별로 어렵지 않았다. 따뜻한 물, 차가운 물 급수 호스를 세탁기와 연결하면 되고, 어떤 게 뜨거운 물인지 차가운 물인지 세탁기에 적혀있고, 호스에도 색상이 다르게 되어있어 구분이 쉬웠다. 심지어 내가 산 세탁기 호스는 원터치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설치하기가 더 쉬웠다. 캡 밑을 아래로 내린 후에 수전에 쑥 끼우면 끝이다! 잘 설치되었는지 확인하려면 물을 살짝 틀어보고 물이 새지 않으면 잘 설치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배관 호스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배관 호스가 짧은 편이었는데 이건 다른 호스를 가져다가 연결을 하면 된다. 물이 새지 않도록 배관 호스용 테이프를 붙이거나 철사 같은 거로 잘 쪼이면 된다. 물이 잘 나오는지 세탁기를 실제로 작동시켜보면 된다. 그렇게 세탁기 설치까지 완료했다.
이제 좋은 하우스메이트를 구하는 것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