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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우자 Oct 18. 2023

내가 옥수수 벨트를 차는 이유

참새는 짹짹, 오리는 꽥꽥 울잖아요. 그런데 토끼는 울음소리가 없어요. 그러다 토끼가 딱 한번 목소리를 낼 때가 있는데, 바로 사람들이 산 채로 토끼의 가죽을 벗길 때에요.


저는 대학에서 동물 착취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패션 산업에 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토끼 사례 뿐만 아니라 겨울 점퍼의 모자에 풍성한 털을 달기 위해 라쿤을 죽이는 모습, 부드러운 모피를 얻고자 밍크를 죽이는 모습, 따뜻함을 위해 거위의 털을 마구잡이로 뽑는 모습들도 보았습니다.


그 이후로 최대한 의식적으로 이러한 제품들을 구매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모피를 사려는 엄마와 언니에게 모피 사지 말라며 열심히 설득하기도 했고요. 평범한 직장인이던 제가 작은 패브릭 가방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도 가죽 가방을 대체하며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있는 가방을 취미로 만든 것인데요. 나름 큰 출판사에 입점을 한 어엿한 브랜드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제가 목표로 삼는 것은 사업을 하는 동시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


만약에 제가 동물의 옷을 사용한 가죽 제품을 만들고, 환경이 오염되는 것을 알면서도 제품을 만들었다면 돈을 많이 벌더라도 그리 행복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게 소중한 가치관과 자아실현을 동시에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번에는 가죽 벨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옥수수 벨트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검정 벨트를 메는 것을 좋아하는데, 인조 가죽벨트는 환경 오염이 많이 되기에 소비는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비건레더 벨트를 찾아보았는데 선택지가 매우 적었습니다. 저 같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길 바라며 옥수수 가죽으로 만든 벨트를 제작했습니다.


돈을 좋아하는 저지만, 적게 벌더라도 나에게 의미있는 걸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쪽박을 찰 지, 대박을 칠지, 중박을 칠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그럼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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