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나는 요즘)
식구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됐다.
백만 년 만에 번 돈이 들어왔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좋다~ 좋다.
백수기간 동안 써야 할 종잣돈이라 만져보지도 못하고 금액만 보고 넣어 두어야 한다.
...
그래도, 오랜만에 번 돈인데 좀 쓸까 봐?
돈도 생겼을 때 조금이라도 써야 사는 맛이 나지~
허허허허허허허
오랜만에 식구들 선물을 샀다.
언니들은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깝고 남이 사주면 좋은 선물을 몇 개 고른 뒤 고르라고 했다.
첫째 언니는 “너나 써, 넣어둬”
이러더니 “난 1번 ” 이란다. ㅋㅋㅋㅋㅋ
둘째 언니는 “넣어둬 1번” 이란다. ㅋㅋㅋㅋ
안 고른다더니 잘 고르네~ 그런 반응 좋아 좋아~
엄마는 직접 보고 사는 스타일이라 매장에 가서 직접 고르고 착용해 보고 샀다.
“살 것도 없는데 뭘 자꾸 사라고 해 “
용돈으로 주면 본인 거 말고 식구들을 위해 쓰실 게 분명해 나는 뭔가를 사주고 싶어 엄마를 끌고 이 매장 저 매장 돌아다녔다.
“없어, 없어”
“엄마, 저거 어때 예쁘다!! “
“으응... 그러네... 가볼까? ”
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좋다. 예쁘다.” 라며 활짝 웃으신다.
9살 조카 3호 슈뚱은 본인이 천 원, 이천 원 모은 소중한 용돈을 받쬬라 이모에게 과자 사 먹으라고 용돈으로 쥐여 주었다.
크면 이모 먹여 살린다더니 9살이 벌써부터 이모 먹여 살린다.
이런 사랑스러운 조카를 위해 나는, 내가 사고 싶은 거 포기하고 산리오 캐릭터 학용품으로 플렉스 했다.
보따리장수처럼 큰 가방에 넣어서 조카에게 선물로 주고 왔다.
“이모, 나 너무 좋아!!!!!”
세상 해맑게 웃는 조카를 보니 좋다.
조카 1, 2,4호와 아빠에게도 평소 좋아하는 걸로 선물을 했다.
이모 쵝오라고 안아주는 조카들이다.
돈도 없는데 뭘 사냐고 만류하지만 그래도 고르라니 고르는 식구들도 귀엽고,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얼굴을 보니 행복하다.
내가 사고 싶은 건 못 샀지만 그래도 식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