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대엔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슝
내가 선택한 길) 술 안 마시기 눈치 대작전
그렇다. 일주일에 5~6일을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다녔더니 간이 안 좋아졌다.
의사 선생님은 남자보다 여자가 술 분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분해하지도 못하게 매일 술을 마셔서 간 수치가 안 좋아졌다고 나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하고 금주령을 내리셨다.
아... 퇴근 후 마시는 술 한잔의 낙이 사라져야 한다니 너무 우울했다.
그래도 아픈 건 싫으니 술을 최대한 마시지 않기로 나와의 약속을 했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질 않는다.
술 잘 먹던 애가 술을 안 먹겠다고 하니 먹으면 면역력이 생긴다며 조금만 먹으라고 등을 떠밀어댔다.
라떼는 잦은 회식 문화에 고분고분하게 따라야 하는 분위기라 뺄 수 도 없었다.
내 나름의 머리를 굴려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마시지 않는 방법을 생각했다.
첫 번째 방법
술을 마시고 물을 마시는 척하면서 컵에 뱉기
이건 누가 그 물컵 잘못 마셔 눈치 없이 큰 소리로
“뭐야, 물이 아니잖아!! 이러면 낭패
두 번째 방법
소주잔에 생수를 따라 놓기
이건 그 잔 비우고 새로 받으라면 낭패
본인 잔 주면서 내 술 한잔 받으라면 낭패
세 번째 방법
건배사를 할 것 같은 분위기면 화장실 가는 척 하기
이건 팀장한테 욕 들어 먹기 좋음
네 번째 방법
여차하면 술잔 엎지르기
이건 칠칠치 못한 사람처럼 보여서 낭패
이 방법 저 방법 써가면서 최대한 안 마시려고 노력을 하던 중 내가 술을 완전히 끊게 된 사건이 하나 발생했으니...
다른 팀과 회식이 잡힌 날 하필 같은 팀 동료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며 여자친구 이름을 불러대며 술을 엄청나게 마셔댔다.
웬만하면 술 먹고 뒷정리하는 스타일이지만 여자친구 이름 불러대며 우는 동료를 버려두고 가고 싶었지만 집이 같은 방향이라 이 친구 뒤처리를 내가 떠맡게 되었다.
거기다 친하지도 않은 다른 팀 과장님과 같이 가게 되었다.
한 명은 여자 친구 이름을 불러대고 있고, 한 명은 너무 어색하고 이 둘과 택시를 타게 되었다.
여자친구 이름을 불러대던 진상 동료
“숙아! “라고 외치더니 기침을 콜록콜록 해대더니 택시 안에서 오바이트를 해버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런 미친놈....’
옆에 앉은 과장님은 하느님을 찾고 있고
나는 택시 기사님 눈치를 보았다.
택시 기사님이 소리치셨다.
“당장 내려!”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