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출간 소식을 전하며
지난여름부터 주말마다 찾는 단골 카페가 생겼어요. 일찍 퇴근한 날에도 이따금 들르는 곳이 되었지요. 거리의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한참 글을 쓰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여름의 얼굴, 가을과 겨울의 얼굴을 보며 꼬박 사계절을 보내고 나니 제 손에 이 책이 들려있네요. 두 번째 경험이지만, 여전히 실감 나지 않는 일입니다.
첫 번째 에세이를 쓸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글을 쓰면서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였어요. 아마 과거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글쓰기에 몸살을 앓아서일 겁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가진 직업의 특성과 닿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네요. 임팩트 있는 한 줄보다 기승전결이 있는 수십 줄을 더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쩌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을까요. 돌이켜보면 그것 또한 신기한 일입니다.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 저의 두 번째 에세이 <지극히 사적인 하루>는 한 개의 꼭지가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짤막짤막한 글들로 묶여있답니다. 어느덧 서른 하나가 된 저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하루하루의 생각들이 모여 총 172편이 되었고, 다시 4부로 나누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첫 책인 <누구에겐 그런 날> 속 글들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때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긴 글을 압축하고 압축하고 또 압축하는 작업을 여러 번 거쳐야 했거든요. 문장의 길이는 줄어들었지만, 흠뻑 사랑에 빠진 순간도, 다신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힘겨운 순간도 고스란히 담으려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최종본을 선공개합니다 :)
가장 먼저 제 원고를 읽어보신 분들이 좋아해 주신 글이에요. 신기하게도, 멈칫했다는 부분이 다들 다르시더라구요. 브런치를 통해 제 소식을 알게 되신 분들은 어떤 글을 가장 좋아해 주실까요? 저는 사실 그게 가장 궁금해요. 부디 제가 느꼈던 어느 날의 감정을 똑같이 느껴주실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다다르도록 말이에요.
5월 26일 토요일인 오늘. 가까운 오프라인 서점에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교보문고와 예스 24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제가 두 번째 책을 쓸 수 있었던 것도, 끈질기게 글을 써나 갈 수 있는 것도 모두 브런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지극히 사적인 하루>에 담은 글 하나하나가 그 감사한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길 바랍니다.
교보문고: https://c11.kr/1x3g
예스 24: https://c11.kr/1x3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