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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럼에도 불구하고 May 01. 2019

[출간] 한 개의 인격으론 안 되겠습니다

에세이 <어쩌다 보니 사중인격> 출간 소식



일 년 전, 딱 오늘 같은 날씨였던 것 같아요. 세상에 겨울이란 게 머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따스해진 그날. 에디터님과 첫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직장인에게 가장 귀하디 귀한 점심시간. 달달한 브런치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일정한 톤을 가진 15개의 글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이후 추가할 원고들은 어떤 내용이면 좋을지 고민하던 그때, 에디터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작가님께서 편하게, 즐겁게 쓰실 수 있는 주제면 좋겠어요."



그 순간, 지난 2년 동안 저를 꽉 붙들고 있던 무언가가 스르륵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가 부담을 준 것도 아닌데, 저 스스로 '그래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게 있었나 봐요. 그날 사무실로 돌아온 저는 몰라보게 가벼워진 어깨를 느낄 수 있었어요. 15개의 글도 과감히 놓아주기로 했지요. '내가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걸 찾아보자' 이것 하나만 가슴에 담은 채, 꼬박 1년을 지냈습니다. 단언컨대 정말 즐겁고도 행복한 나날이었어요.




이번 책의 킬링 포인트는 뒷면! ㅎㅎ




그래서일까요. 신간 제목을 들은 지인들의 반응부터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쓰던 글과 어딘가 다른 점이 있을 거라는 걸 책을 펼쳐보기도 전에 알아차리더라고요. 가까운 사람들은 이제야 본모습을 드러내는 거냐며 농담을 건넸습니다. 실은 그 말이 맞아요. 이번 책에 미화라곤 단 1%도 없으니까요.




책을 본 남편의 첫 마디,  "187개의 인격 중 4개의 인격만 다뤘군."




프롤로그를 보면 어떤 과정을 통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거예요. 아침에는 손대리로 살다가 오후에는 칭얼거리는 아내로 살다가, 또 주말이 되면 걱정 많은 둘째가 되었다가 애교가 많은 집사도 되었다가 생각보다 제가 참 바쁘게 살고 있더라고요. 몸은 한 개인데 그 속엔 뭐 이리 많은 인격이 살고 있는지. 남편 말처럼 4개 이상인 건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때그때의 제 모습을 하나 둘 적어보기 시작했어요. 네 개의 인격으로 구분된 제 삶이 고스란히 종이 위에 새겨졌지요. 똑 부러지는 척하다가도 금세 어설픈 사람이 되기도 하는, 솔직한 제 민낯 그대로 말이에요.




꽤 오랫동안 좋아해 온 '임은영'작가님의 일러스트. 함께 작업하게 돼서 무척 기뻤다지요.
5월 2일. 저의 생일이 하나 더 생겼네요!



사실대로 다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후련해집니다. 이제 읽으실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눈 닿는 곳마다 어여쁜 색감이 차오르는 5월. 서점 곳곳에 이 에메랄드빛 책이 놓여있을 거라고 해요. 어딘가 조금 이상해 보이고 어딘가 조금 엉뚱해 보이지만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게 된다면, 그래서 나 자신을 조금 더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나도 나에게 용기내고 싶다'는 결심이 되어준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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