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럼에도 불구하고 Oct 24. 2016

[출간] 누구에게나 그런 날

선명해진 공기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은 날




한동안 글을 쓰는 게 두려웠습니다. 겨우 쓴 한 줄조차도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지워버리기 일쑤였지요. 온종일 글을 써야 하는 직업을 가진 제겐 참 당혹스럽고 가혹한 일이었답니다. 아마도 있는 듯 없는 듯 평범하게 살아온 내 이야기를 과연 궁금해할까, 라는 의문. 그리고, 내 마음에 살포시 스며들었던 책들처럼 내가 과연 그런 걸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이죠. 막막한 심경을 가진 채 안절부절못하다가도 집으로 돌아와 노트북 앞에 앉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밤늦게 집에 오는 날도 어김없이 그랬어요. 그 무렵, 누군가로부터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단언컨대 책을 낸다는 건 진정 축복받은 일인 것 같다고요. 매일을 뜨거운 응원과 격려 속에 살았고, 그때 들은 과분한 말들은 남은 생애 다 쓰고도 남을 만큼 넘쳐서 어떻게든 이 날들을 꼭 붙들고 싶었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가졌던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그 마음만 생각하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십 번 원고를 들여다보고, 여러 번 문구를 다듬는 동안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필명은 본명으로, '선명한 나날'이라는 매거진은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게 되었어요. 이름 세 글자가 붙는다는 게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제 이야기를 털어놓는 데 솔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야깃거리를 찾으며, 아주 어릴 적 기억까지 속속들이 꺼내볼 수 있었거든요. 먼지가 뽀얗게 쌓인 사진첩을 찬찬히 들여다보듯 말이에요.



그러는 동안 누구보다 제가 가장 큰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이렇게나 좋은 추억들을 내가 까맣게 잊고 살았구나, 그 좋은 날들을 그냥 흘려보내버렸구나, 라는 생각에 오롯이 그 시간들에 집중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원고를 마주한 날, 오래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것도 모두 그 이유 때문이겠지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나날이었습니다.







2015년 10월, 처음 만나게 된 브런치. 그리고 딱 1년째 되는 올해 10월, 제 이름이 적힌 책을 손에 들게 되었습니다. 공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의 감사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채운 마흔여섯 편의 글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른다면 좋겠어요. 저의 기억들이 당신이 잊고 지내던 예쁜 기억을 되살려준다면 좋겠고, 그 기억이 이끄는 곳으로 천천히 따라가 볼 시간을 갖고 산다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태어나기까지

예쁜 마음을 한 없이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https://brunch.co.kr/publish/book/95

*링크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덧붙이며


브런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어 작은 이벤트를 하나 하려고 합니다 :) 그동안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며, 한 자 한 자 남겨주시는 댓글들이 무척이나 큰 힘이 되었거든요.

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 중 다섯 분께 직접 책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10월 26일(수) 밤 11시까지 받고 싶으신 이유와 함께 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축하해주시고,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당첨된 분께는 10/31(월)까지 개인적으로 메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출간] 인생을 바꿀 100개의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