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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휘 Dec 11. 2023

꼬물꼬물 용돈 관리부터 꿈을 꾸는 투자까지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이 꿈을 이루는 아이를 만든다

들어가는 말 - 용돈기입장에서 시작된 경제 수다  



요즘 아이에게 용돈이 필요한 상황이 늘어가고 있어요.  친구들과 외출을 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사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하교 후 배가 고플 땐 간식을 먹고 싶어 했고요.


필요한 것들은 제가 사주지만 이런 경우는 자기 용돈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과 상의를 했고 둘의 결론은 용돈을 주되 용돈 기입장을 쓰도록 하자였습니다. 용돈을 스스로 관리하길 바라서입니다.


저는 어릴 때 용돈을 따로 받지 않았어요. 필요할 때만 조금씩 받아서 썼어요. 심부름 갔다 남은 동전이 그나마 용돈이라면 용돈이었습니다. 필요한 만큼  받아서 쓰다 보니 돈은 나를 스쳐 지나가버리는 존재였. 평소 지니고 있던 돈은 간식 사 먹을 정도가 다 였습니다. 돈을 관리할 기회도 없었고, 주체적으로 운영할 생각도 못했어요. 친구들과 뭘 하려면  당연히 부모님께 부탁했죠. 그런 상태로 독립을 했고 독립을 한 초기에 돈관리를 잘못해서 곤란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 기억이 떠올라 아이에게는 돈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경제관념을 키워주고 싶었습니다.  '용돈'이 필요한 시기-원하는 걸 직접 살 일이 많아지는 시기인 지금이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용돈  
개인이 자질구레하게 쓰는 돈.
또는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

표준국어대사전


용돈을 받고 쓰면서 그 기록을 남기면 자연스럽게 경제에도 관심이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돈 기입장 쓰기를 권유했습니다.


아이 마음에 드는 용돈기입장도 구매했죠.  새 노트에 기분이 좋아진 아이는 이곳저곳을 살펴보더니 물었습니다.


엄마 지출은 무슨 뜻이야?

잔고는 뭐야?


아이의 질문에서 시작되어 함께 뜻을 찾아봤습니다.  평소에도 질문을 잘하는 편이었지만 용돈을 받기 시작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왜 같은 제품인데 이 편의점 우유랑 저 편의점 우유는 가격이 달라?"



함께 장을 보거나, 그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아이는 종종 질문을 했습니다. 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다로 이어졌습니다.


구매했던 물건부터 시작해서 상표,  포장지, 유통, 광고, 마케팅, 한자 뜻, 재료 성분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전부 경제활동과 이어져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경제는 꼭 돈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 과학, 예술, 역사 등등 모든 것과 연결이 되어 있었습니다.  


경제 용어가 어려운 게 많다 보니 어른인 저 조차도 경제는 내 삶과 멀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의 질문에서 시작되어 검색도 하고 기사도 읽어보며 경제가 그 어떤 것 보다 우리 삶에 가까이 있었고, 이해하면 재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뭐든 그렇죠. 경제용어를 외우기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관심도 없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현상을 궁금해하고 답을 찾기 위해 검색하고 이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를 알게 됩니다.  발견한 이 현상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 흐름을 보게 되면 남일이 아닌 내일이 되어 더 관심이 생기고 재미도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통찰력도 생기겠죠.


아이의 관심사에서 질문이 시작되다 보니 아이는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했고, 이유를 궁금해했고, 답을 찾았을 때 정말 즐거워했습니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됩니다. 인위적으로 소재를 준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화의 소재가 생깁니다.


아이가 질문을 했을 때 바로 답하기 보단 함께 검색을 하며 찾아봤어요. 제가 아는 것도 있지만 정확하지 않을 수 있기에 검색을 했어요. 제가 모르는 것도 많았죠. 함께 검색을 하며 내용을  알아가는 시간이 점점 늘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는 모르는 것이 나오면 스스로 검색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저는 아이 덕분에 경제 상식 쌓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아빠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인 이 사람의 관심사가 재테크이다 보니 평소보다 적극성이 남달랐습니다. 경제는 가족의 공통 관심사가 되었고 이는 어디서든 대화가 이어지게 했습니다. 아이들도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어했습니다. 




아직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의 용돈 운영능력이 어느 정도다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꾸준히 한다면 독립을 할 시기에는 돈에 대한 관리 능력이 늘어 있길 기대합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편에서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는 아이가 금융이해력이 높다는 결론을 낸 적이 있는데 이 시간들이 쌓이면 우리 아이도 언젠간 금융이해력과 용돈운영능력이 늘어있겠죠?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이 스스로 자기 용돈을 운영하길 기대합니다. 


용돈을 정기적으로 받아 용돈 관리를 하는 아이들은 금융 이해력이 굉장히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돈에 대해서 스스로 접촉하다 보니 돈에 대한 관리능력도 생기게 된 것이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中


이 기록은 아이의 금융이해력을 높이고 자기의 자산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많은 걸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가족 간의 대화가 늘고 어디서든 대화 소재를 찾는 현재 모습만으로도 만족도가 높습니다.  


공통관심사가 늘어 가족 간의 대화도 늘고 아이와 아빠가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리고 항상 숙제처럼 느껴졌던 공부를 하는 이유를 아이에게 알려줘야 하는 엄마의 책임감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영어를 알았을 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더 잘 이해할 경우를 알게 되기도 하고, 수학을 알 때도, 한자를 알았을 때도 이해도가 높아지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바로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던 아이가 질문과 대답을 통해 공부의 필요성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공부가 따분하고 지루한 것이 아닌 앎의 즐거움을 찾는데 필요한 아이템처럼 생각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자공부도 시작하는 아이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가 공부할 걸 정해서 시작하는 모습은 이상적인 모습으로만 생각했는데 그 모습을 제가 직접 보게 되고 우리 집에서 일어나다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번을 계기로 아이뿐 아니라 저희 가족이 함께 공부하는 가족이 되었고, 공통 관심사가 늘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작은 꿈도 점점 쌓아가고 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서 시작된 검색과 대화의 기록들을 하나씩 공유하려고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의 글이 쉽게 시작하는 경제공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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