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VS 고집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는 고집쟁이인가?

by 솔바람 휘

엄마와 함께 시작하는 인문학

영화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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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영화는 사운드오브 뮤직입니다.


영화로 아이와 소통하고 싶다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고민했습니다.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다양한 영화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영화 제목을 써보면서 이렇게 정해보고, 저렇게 정해보았습니다.

계속 순서도 바뀌고, 리스트도 바뀌었지만

항상 그대로 인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첫 번째로 함께 볼 영화였습니다.


영화 출처 - 네이버 영화 포스터


[이 영화를 고른 이유]

'사운드 오브 뮤직'이 제가 아이와 보고 싶은 첫 번째 영화입니다.

"만약 아이들과 영화를 본다면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무의식 중에 정해놓은 영화입니다.


그래도 이유를 더 찾아본다면 첫 번째는 재미있기 때문이죠.

러닝타임이 2시간 52분입니다. 거의 세 시간인데요.

지루한지 모르게 후딱 지나갑니다.


두 번째는 귀에 익은 노래가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도레미송, 마이 페이버릿 띵스, 에델바이스를 종종 들어왔거든요. 익숙한 노래가 나온다면 흥미를 끌 것 같았어요.


세 번째는 저와 아빠가 함께 봤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죠.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사진으로만 알고 있어요. 할아버지를 직접 만나게 할 순 없지만, 할아버지와의 연결고리가 생길 것 같았습니다.




[함께 머무는 장면 ]


영화를 함께 본 아이들의 반응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영화 진짜 재미있어요~~" "또 보고 싶어요~~" "진짜 웃기다~~"

"감동적이기도 해요."




첫 장면부터 감탄하며 봤습니다.

"이야 경치가 정말 좋다~"

"이런 곳에 오두막 짓고 살면 좋을 것 같아요!"


드론이 있던 시대도 아닌데 장엄한 자연을 담아 보여준 시작이 지금 봐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이들은 노래가 많이 나와서 이 영화가 좋았다고 합니다.


도레미송은 말할 것도 없고요.

i'm 16 going on 17, 그리고 요들송도 무척 재미있어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노래는 마이 페이버릿 띵스 My favorite things입니다.

지금도 옆에서 흥얼거리고 있네요.




아이들이 고른 장면 중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은 가로수 장면인데요.

가로수에 매달려있는 아이들을 보고 아빠가 남얘기 하듯 이야기하는 모습입니다.


"세상에, 저건 뭐죠?"

" 동네 부랑아들인가 봐요"라고 답하는 아빠의 모습이죠.


동네 부랑아들인가 봐요.


가로수를 지나치며 '뭐지 이 느낌?' 하는 표정이 너무 웃겼다고 하네요.


이 집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엔 노래도, 놀이도 잊힌 집이었는데요.

주인공 마리아로 인해 다시 웃음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마리아가 가르쳐준 노래로 아이들은 음악의 기쁨을 알게 되었죠.


슬픔의 상처로 얼어붙었던 폰트랍 대령의 마음이 녹아내리게 했던 것도 바로 아이들이 부르는 노랫소리였습니다.


수녀원에서는 말썽꾸러기 골칫덩어리였던 마리아는

이 집에서는 '숨'을 불어넣는 사람입니다.


마리아는 그냥 마리아인데 말이죠.



[함께 나눈 대화]


나랑 똑같다


영화 앞부분에 나온 ost - Maria를 들은 아이들이 한 말이에요.



휘파람도 불고, 놀이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하고요.

어쩔 때는 무릎이 까지기도 하고, 피가 난 적도 있고 말이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하늘도 좋아하고, 나무도 좋아하는 모습이 자기랑 똑같다고 말합니다.


마리아는 노래하고 싶어하고 춤추고 싶어하고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데요.

수녀원은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죠.


이런 마리아를 보고 여러 수녀님들이 고민하며 한 말입니다.


How do you solve a problem like Maria?
마리아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 문제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말이겠죠.


마리아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많은 수녀님들입니다. 마리아가 그 말을 듣고 수긍하길 바라겠죠. 그 마음이 담긴 가사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Many a thing you know you’d like to tell her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을 거예요
Many a thing she ought to understand
그녀가 이해해야 할 것이 많을 거예요
But how do you make her stay And listen to all you say?
어떻게 그녀가 차분하게 앉아서 당신이 하는 말을 모두 듣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원장수녀님은 불교의 선문답 같은 말만 합니다.



How do you keep a wave upon the sand?
어떻게 모래 위에 파도가 계속 치게 할 수 있을까요?

How do you hold a moonbeam in your hand?
어떻게 달빛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까요?

How do you catch a cloud and pin it down?
어떻게 구름을 잡아서 멈출 수 있을까요?




해결책이 나오길 바라며 들었는데요. 질문으로 끝난 노래에 허탈한 저였습니다. 사실 그대로 내버려두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겠지요. 하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이 노래가 인상 깊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현재의 저에게는 마음에 오래 남는 노래였습니다.


아이의 말도 기억에 남습니다.



원장 수녀님이 현명하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들이 해서는 안 되는 곳에 있으면서
할 때마다 죄책감 갖기보다는
잠시 다른 곳에 가보는 것도 좋을 거라며 떠나게 했잖아요.



마리아가 하고 싶은 것들은 '트랩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트랩'가족의 규칙을 깨는 행동이기도 했지만 말이죠.


나중에 남편도 이런 말을 합니다.

"가사가 인상적이네. '어떻게 달빛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까?

달빛이 빛나려면 저녁시간, 어두울 때 그 빛이 보이잖아. 내가 빛날 수 있는 때와 장소가 있다는 말로 들리네. 내 아이가 있는 곳에서 빛나지 않는 곳이 아니라, 그 곳이 이 아이와 아직 때가 아닐 수도 있고, 맞는 장소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 같아."

그 말을 듣는 저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규칙을 깬다는 것?


ost 'Maria'에서 수녀님들이 말합니다.


How do you find a word that means Maria?
마리아를 뜻하는 단어를 찾아본다면?


마리아를 수다쟁이, 도깨비불, 광대 등으로 표현합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이 Maria를 표현한다면 뭐라고 할 것 같아?"


아이들 : 규칙을 깨는 사람이요!"

엄마 : 왜?"

아이들 : 마리아는 규칙을 깨요.


커튼으로 옷을 만들어요~~!

커튼으로 옷을 만들다니~ 생각도 못해봤어요!

놀이복 입히지 말라고 했는데 놀이복을 만들고,

아이들을 놀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함께 놀아요.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고 했는데 아이들이랑 노래를 불러요."


나: 그런 걸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아이들 : 고집이 센 것 같아요.


나 : 그렇네. 그런데 왜 마리아는 고집을 부렸어?

아이들 :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나 : 아이들이 놀아야 한다는 생각을 밀어붙인 마리아가 나쁘게 보였어?

아이들 : 아니요. 좋아 보였어요.

나 : 그런데 마리아가 고집세다라고 하니까 부정적 표현 같은데 다른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아이들 : 자기 생각이 강하다? 세계관이 뚜렷하다?

나: 엄마는 신념이 강하다로 하고 싶다.

아이들 : 신념이 좋은 것 같아요.




나 :

그런데 폰트랩 대령도 마리아를 고집센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


아이들: 마리아도 폰트랩대령이 고집쟁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나: 그 사람은 그대로인데 왜 누군가는 고집이 세다고 하고, 누군가는 신념이 강하다고 할까?


아이들 : 피해를 입는 사람은 고집이 세다고 느낄 것 같아요.


우선 폰트랩대령입장에서는 마리아가 이 집의 규칙을 깼을 때 어이가 없었을 것 같아요. 현실이었으면 해고됐을 거예요. 남의 집 규칙을 깨는 건 예의가 없어보이기도 해요. 관계가 좀 더 가까워지고 조심스럽게 조언하면 괜찮았겠지만요. 저 사람 때문에 내 규칙이 깨진다고 생각하면 고집이 센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마리아 덕분에 행복해진 아이들입장에서는 괜찮을 것 같아요.


마리아가 커튼을 떼서 놀이복을 만들었을 때 저는 정말 좋았어요. 잘 만들어서 좋았고, 아이들이 입고 있는 모습도 좋았어요. 행복해보였어요. 편하니까 나무 타기도 할 수 있었겠죠.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저도 마리아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노래 부를 때도 좋았어요. 아이들이 노래 부를 때 아빠가 아이들을 안아주는 장면에서 엄마가 계속 눈물을 흘려서 놀라긴 했지만요. 행복한 장면인데 엄마가 너무 슬프게 울어서요.


나 : ㅎㅎㅎ 맞아. 눈물 닦아 줘서 고마요. 엄마도 딱 한 가지로 설명하긴 힘든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어. 마리아의 신념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었네.


신념과 고집의 차이가 뭘까?


신념 信念 굳게 믿는 마음.


고집 固執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팀.

또는 그렇게 버티는 성미.



아이: 신념이 있어야 고집도 있는 거 아니에요? 신념과 고집의 차이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행복과 슬픔의 차이처럼 딱 구분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마리아도 고집을 부리고, 트랩대령도 고집을 부린 거로 보여요. 누구의 고집이 맞냐 틀리냐의 차이 같아요.


나: 우리가 지내면서 고집과 신념의 차이를 알아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겠다.



"신념이 있어야 고집도 있는 것 아니냐"며 질문하는 아이표정에 진지함이 묻어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없는 삶의 수많은 질문 앞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수없이 부딪히고 또 대화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어떤 질문이 맴돌고 있나요?



[미션]

내가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나요?

나의 신념이 고집이 된 적이 있나요?



[함께 찾아본 질문]


아이와 대화를 나눈 후 '신념'과 '고집'의 차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무언가에 대한 생각, 믿음이라는 것은 같았지만

변화와 수용의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이해했습니다.


요약하자면

고집(固): 객관적 근거 없이 '나'를 내세우며 변화를 거부하는 것.

소신(信/毅): 보편적 가치(道)에 근거하여 '옳음'을 지키되, 학문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는 것.



image.png 제미나이
제미나이



[영화 볼 때 알아두면 좋은 배경지식]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관련 정보 - 네이버 영화 정보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sm=tab_etc&mra=bkEw&pkid=68&os=1748091&qvt=0&query=%EC%98%81%ED%99%94%20%EC%82%AC%EC%9A%B4%EB%93%9C%20%EC%98%A4%EB%B8%8C%20%EB%AE%A4%EC%A7%81%20%EC%A0%95%EB%B3%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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