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놓음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주 1회 글쓰기를 목표로 했었다.
그렇게 하기로 생각하고 마음먹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복잡한 마음과 머리 안에서 수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얽힌 채로 떠돌아다니고 있었고 어떤 생각과 감정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그 속은 뿌옇게 흐려 흐린 안개를 걷어내고 떠다니는 것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함 이였다.
초반에 3개월은 꽤 열심히 글을 써내려갔던 것 같다.
뿌옇게 흐린 틈 사이에서 힐끗힐끗 보이는 것들 생각나는 것들 마음에 반짝이는 것들을 잡아서 글의 주제로 글을 써내려 갔다.
주 1회 글쓰기를 시작 한지, 3개월이 지났을 때쯤 부터 글을 쓰는 주기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2주에 한번, 그러다가 1달에 1번씩.....지금은 심지어 그 1달에 1번씩 쓰는 주기마저 늘어지기 시작하고 있는 와중이다.
그런데 글을 쓰는 주기가 왜 줄어들었는가에 대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가장 흔한 일반적인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생이 또 상대적으로 이전에 비해 바빠져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키고 뿌옇게 흐린 머릿속과 마음속에서 뿌연 먼지들이 많이 사라지고, 얽혀있던 것들이 이전과 비교하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실제 스스로 체감하기에도 이전과 비교하면 머리가 맑고 깔끔해진 느낌이 들고, 마음도 좋은 의미로 가벼워졌다.
그래서 비록 주 1회 글쓰기라는 초심을 잃었고, 글을 열심히 쓰지 못하고 있고, 시작은 거창했으나 끝이 미약해지고 있는 과정에 있고, 여전히 글쓰기는 어색하고 쉽지 않지만, 따지고 보면 글을 쓰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복잡하고 어지러운 머릿속과 마음속을 정리하는 것 이였기 때문에 그렇기에 다른 의미에서는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좋은 신호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인 20대 중후반의 나이에는, 관계 속에서 조직 속에서 감투를 쓰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게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부터 크게는 학과, 동아리와 같은 단체활동에서 소속감을 느낌과 동시에, 어떠한 사소한 작은 역할이라도 부여를 받고 그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짐으로써, 그 조직 내에서의 존재로서의 가치도 느꼈던 것 같고, 더불어 나름 내가 이런 존재라고 자신에게 취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는 특히나 지금은 그런 감투가 있지 않아도 순전히 나로서의 가치와 존재에 대해 생각을 자주 하고 있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혹은 현재 열심히 활동 중인 모임이나 동아리들 내에서 이전의 나라면 보여줬을법한 그 열정과 에너지들을 쏟아내 가면서 온 힘을 다해 활동하지도 않는다.
쉽게 표현하자면 좋은 의미와 안 좋은 의미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가벼움' 이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의미 있게 생각하던 그 '감투'도 지금의 나에겐 단지, 그 관계에 종속되게 만드는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부여된 족쇄일 뿐이다. 되려 그 '감투'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관계에 속해있고, 모임에 그냥 단순한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고 좋다.
그렇다고 이전에 보여줬던 가볍지 않은 온 마음을 다했던 그 열정과 에너지가 사라졌나? 아니다.
순전히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열정이 식고 에너지가 줄어들어서 그런 것인가? 절대 아니다.
진심을 다해도 되는 , 에너지를 쏟아도 되는 곳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언제라도 쏟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
단지, 처음부터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좋은 것들은 무조건 나누고 남들이 얼마만큼 에너지를 쏟고 얼마만큼 진심인지에 상관없이 내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쏟아내던 그 행위들이 스스로 잘못된 행동이라 판단하였을 뿐이다.
어차피 오래 인연을 이어갈 사람들이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만큼의 에너지와 정과 열정과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그들은 어떻게든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또한 나에 대해서 아주 자연스럽고 편하게 말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인연이 애초에 오래 이어질 사람이 아니라면, 더욱이 굳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1초 전의 과거의 나 그리고 1초 후의 미래의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나와는 절대로 100% 같을 수 없는 또 다른 타인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내 열정과 에너지와 힘을 쏟아서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은 가장 오래 나와 함께 인연을 이어 나가는 다름 아닌 '나 자신' 이다.
가장 용감한 행동은 자신을 위해 생각하고 그것을 큰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 가브리엘 코코 샤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