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기규제를 못하는 이유
복잡하게 얽혀있는 미국과 총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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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이 총기규제를 못하는 이유
미국에서 총기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19년 기준,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자 수는 무려 15,208명에 다다른다. 이는 경상북도 영양군의 총인구수와 비슷한 숫자이다 (2019년 기준 16,993 명). 미국에서는 시골 한 도시의 전체 인구수에 다다르는 사람들이 매년 총기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이렇게 매번 심각한 문제로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은 총기규제를 하지 못하고 있을까. 그 속에 복잡하게 얽힌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한 줄 요약 : 미국은 총기로 인한 문제가 많지만, 복잡하게 얽힌 상황들로 인해 총기규제를 못하고 있다.
2. 미국의 탄생 과정 (수정헌법 2조)
미국과 총의 관계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건국 과정부터 미국과 총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섣불리 총기규제를 할 수 없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1685년 영국으로 건너가 보자. 그 당시 제임스 2세가 영국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는 '전제주의'를 부활시키고자 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그는 자신이 황제가 되어 독재를 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제임스 2세는 자신에게 반발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고자 상비군을 설치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1688년 국내 귀족들의 반발로 인해 실패하게 된다. 이 사건을 영국의 '명예혁명'이라 한다. 명예혁명의 결과로 1689년 '권리장전'이 탄생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권리장전 7조 내용이다. "신교를 믿는 국민은 상황에 따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기 방어를 위해 무장할 수 있다."라는 내용을 담은 조항은, 일반인의 무장을 합법화하게 된다.
명예혁명 이후 등장한 권리장전 7조 내용으로 인해, 일반인 무장이 합법화된다.
이후 권리장전과 함께 영국인들은 미국이라는 신대륙으로 건너가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간 영국인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땅에서, 인디언들과 야생동물들에 맞서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총은 그들의 삶에 점점 더 필수적인 물건이 되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총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에 대한 영국의 과도한 징세에 반발해 미국은 독립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일반인들이 총을 잡고 영국군에 대항하여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영국군을 몰아내고 독립을 얻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에게 총기는 무기 그 이상에 의미를 지니게 된다. 즉, 총기는 미국인들에게 그저 무기가 아니라 '독립'과 '자유'를 상징하게 되었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미국인에게 있어 총을 빼앗긴 다는 건, '독립'과 '자유'를 빼앗기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미국인에게 총기는 '독립'과 '자유'를 상징한다.
이렇게 영국을 몰아내고 미국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면서 정부는 군대를 갖게 되었다. 여기서 미국 국민들의 걱정이 시작됐다. 과거 명예혁명 이전 영국의 제임스 2세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총사령관이 군대를 이용해 황제가 되려 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민간인들은 무장을 해야만 했고, 여기서 현재 논란이 되는 '수정헌법 2조'가 만들어진다.
수정헌법 2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지금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이 수정헌법 2조로 인해, 미국은 총기규제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총기를 가질 권리를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것 자체가,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립될 때 만들어진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정헌법 2조로 인해 미국인들은 합법적으로 총기를 휴대할 수 있게 되었다.
- 한 줄 요약 : 권리장전 7조부터 수정헌법 2조까지, 미국인에게 있어 총기는 무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3. 미국 남북전쟁과 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 미국총기협회)
이후 미국에서는 노예해방 문제를 두고, 남북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이 전쟁으로 인해, 미국 전역으로 총기가 보급되기 시작한다. 또한, 남북전쟁 이후 NRA(미국총기협회)도 등장하게 된다. 그 당시 미국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총을 겨누고 전쟁을 했다. 미국의 남북전쟁은 결국 북쪽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남과 북으로 국가가 갈라질 뻔했지만, 결국 국가는 다시 하나가 되었다. 여기서 미국 시민들은 폭력과 갈등 해결의 최후 수단이 바로 '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총으로 인해 폭동을 저지할 수 있었고, 국가의 분열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총으로 인한 남북간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은 국가의 분열을 막을 수 있었다.
또한 미국은, 전쟁에 참전한 모든 군인들이 자신이 전쟁 때 쓰던 총을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있게 허락해주었다. 이로 인해, 많은 민간인들이 총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NRA도 탄생하게 된다. NRA은 본래 사람들에게 올바른 사격술을 알려주기 위해 창설되었다. 남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형편없었던 북쪽 사람들의 사격술을 본 후, 탄생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NRA는 현재 총기 소유를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거대한 단체로 변모하게 되었다.
NRA 회원수는 2018년 기준 약 500만 명이고, 1년에 쓰는 돈은 대략 5천억 원이다. 부산 전체 인구수가 341만 명임을 감안할 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NRA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이 자금은 주로 로비와 정치인들의 선거자금으로 쓰인다. 미국 의회의 반 이상이 넘는 의원들이 NRA에서 돈을 후원받았다. 특히, 미국 공화당에서 NRA의 돈을 받지 않은 의원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NRA는 2001년 포춘지에서 미국 내 영향력 있는 로비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북전쟁 이후 탄생한 이 거대한 NRA라는 단체로 인해, 미국 내에서 총기규제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NRA (미국총기협회)라는 거대한 단체로 인해, 총기규제가 쉽지 않다.
- 한 줄 요약 : 남북전쟁 이후 NRA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미국의 총기규제가 힘들어졌다.
4. 주마다 가지고 있는 자치권
마지막으로 미국은 주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자치권이 강하기 때문에 총기규제가 쉽지 않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51개 주의 연합으로 이루어진 국가이다. 국가의 정식 명칭도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아메리카 대륙의 연합된 주들)이다. 각 주들은 자기만의 자치법령을 제정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어떤 주에서는 합법적인 법령이 다른 주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대도시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가 있는 뉴욕 주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총기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한 번 총기사고가 일어나게 되면, 피해 규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생이나 다름없는 환경 때문에 총기가 생존에 필요한 알래스카 주에서는, 총기 소지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 따라서 미국 연방정부 주도로 총기 규제를 하게 된다면, 각 주는 심각한 주권침해라며 반발할 것이다. 알래스카 같은 경우는, 총이 없다면 야생동물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 한 줄 요약 : 각 주마다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자치권으로 인해, 총기규제를 하는 것은 어렵다.
* 참고자료
(1) Why America's gun laws won't change - BBC News
(2) Here’s a Timeline of the Major Gun Control Laws in America - TIME
(3) 3분으로 이해하는 '미국과 총의 관계' - 엠빅뉴스
* 유튜브 : https://bit.ly/2XOPktn
* 팟캐스트 : https://bit.ly/2LOV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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