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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짧지식 Jun 23. 2020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자유하지 않는다

동영상으로도 보러오세요 ^0^

https://youtu.be/RbBHBt5Aw78


1.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

영화 매트릭스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숟가락을 휘게 하려고 생각하지 마요. 그건 불가능해요. 그 대신에 진실만을 인식해요. 숟가락이 없다는 진실이요. 그러면 숟가락이 아닌 나 자신이 휘는 거죠." 내 앞에 숟가락이 있는데, 숟가락이 없다는 진실을 깨달으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하지만, 사실 숟가락의 실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숟가락이 아니다. 더 나아가, 우리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가 아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정해져 있다.


- 한 줄 요약 :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2. 숟가락의 실체는 다르다

우리가 보는 숟가락이 사실 다른 모습이라니.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양자역학적 개념을 조금 알아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원자핵이 가운데 있고, 전자가 원자핵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마치 지구를 중심으로 달이 도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다. 우리는 이를 원자라고 부른다.


세상 모든 물질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가 사실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원자핵 바로 주변을 전자가 도는 것이 아니라, 원자핵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자가 돌고 있다. 즉, 원자핵과 전자 사이는 텅 비어있다.


원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간격은 넓고 텅 비어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이 세상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사과, 핸드폰, 숟가락도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나'라는 인간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 둘의 간격은 엄청 넓다. 즉, 원자와 전자 사이는 텅 비어있다. 이 말은, 우리 또한 사실 대부분이 텅 비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나도 사실 대부분 텅 비어있고, 숟가락도 텅 비어있는데, 도대체 실재하는 것은 무엇일까?


원자로 구성되어있는 모든 물체는 대부분이 텅 비어있다.


숟가락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숟가락을 볼 때, 텅 비어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숟가락이라는 하나의 꽉 찬 물체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뇌에서 재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빛이 숟가락을 때리고, 우리 눈에 반사되어 들어온다. 그리고 우리는 그 빛을 뇌에서 형상화하고, 숟가락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여기서 '빛이 숟가락을 때린다는 게 뭐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빛이 숟가락을 때려서 우리 눈에 들어온다는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캄캄하게 어두운 방에 나와 숟가락이 있다면, 우리는 숟가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숟가락을 볼 수 없다.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떤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빛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물체를 본다는 것은, 그 빛이 우리 망막으로 들어와서, 뇌에서 형상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감으로 보고 느끼는 것은 모두 단지 뇌에서 형상화한 것에 불과하다.


즉, 이 말을 쉽게 하자면, 우리가 보는 것, 우리가 만지는 것, 우리가 듣는 것 등, 우리가 오감으로 느끼는 것은 단순히 뇌가 해석하는 전자 신호에 불과하다. 진짜라는 것은 단순히 뇌가 해석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가 진짜라고 믿고, 보고, 만지는 것들의 실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굉장히 다를 수 있다. 오감을 통해 뇌가 숟가락이라 믿는 것의 실제 모습은 어떤지,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 한 줄 요약 : 우리는 모든 물체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없다.



3. 나는 생각하지도,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일까? 나라는 사람은 진짜일까? 인간의 몸은 대략 4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포들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쭉 같은 세포로 존재하지 않는다. 세포들은 낡으면 계속해서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예를 들어, 위산 공격을 받는 위벽 세포는 2, 3일에 한 번, 몸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피부 세포는 2~3주에 한 번씩 교체된다. 이렇게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가 다 교체되기까지 약 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즉, 우리는 7년마다 완전히 다른 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7년 전 나의 몸과, 지금의 몸 중에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의 몸은 7년 주기로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고 있는 생각, 이 생각은 진짜일까? 우리는 뇌를 통해 생각한다. 수많은 신경세포들로 이루어진 뇌는, 신경전달물질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소통한다. 이는 원자들이 원자들을 보내며, 원자들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즉, 생각을 한다는 것은 뇌에서 원자들이 서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뇌에서 생각을 만들어 내는 그 원자들의 움직임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을까? 내가 생각을 한다는 것은, 내가 그 원자들을 자의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우리가 통제한다면, 우리가 직접 생각하는 것이고, 반대로 우리가 통제하지 않는데 그 원자들이 스스로 움직인다면, 우리는 그냥 생각되는 것이다.


생각이란 원자들이 움직이며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원자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


1979년 미국의 심리학자 벤자민 리벳은 아주 유명한 실험을 한다. 연구원들은 실험대상자의 머리에 전극을 연결하고, 실험대상자에게 자신이 손목을 굽히고 싶을 때 손목을 굽혀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손목을 굽히기로 결정한 순간과, 실제로 손목 근육이 움직인 순간을 측정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손목을 움직이기로 결정 내려, 근육이 움직이기까지 약 0.15초의 시간이 걸렸다. 손목을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면, 0.15초 후에 손목이 움직이게 된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그들의 뇌에서는 실제로 손목을 움직이기 0.55초 전에 이미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즉, 생각을 하기 이전에 이미 뇌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생각 또한, 뇌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각 또한, 뇌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특이한 실험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에서 진행한 실험이다. 두 가지 버튼을 놓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둘 중 누르고 싶은 버튼을 마음대로 눌러보라고 지시했다. 머리에 전극을 연결하고 결과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실험 참가자들이 버튼을 누르기 7초에서 10초 전에, 어떤 버튼을 누를지 미리 알 수 있었다. 이는 논문으로 작성되어, 2008년 네이처지에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는 정말 생각이란 걸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심장이 뛰는 것처럼, 우리 뇌도 자동으로 움직이고 있는 걸까?


우리 몸은 뇌의 전기 신호를 받아 움직인다. 그래서 왼손을 들어 올리는 동작과 관련된 뇌 부위를 자극하면, 그 사람의 왼손을 들어 올리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벤자민 리벳은 한 실험을 진행한다. 실험 참가자들의 뇌 부위를 몰래 자극해 왼손을 들어 올리게 한 후, 모르는 척하며 그들에게 왜 왼손을 들어 올렸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들고 싶어서 들었어요. 가려워서 들었어요. 무슨 생각이 나서 들었어요." 이처럼 그들은 이미 일어난 일에 이유를 갖다 붙였다. 연구를 마친 리벳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느끼는 자유는 뇌에서 이미 일어난 일인 것 같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정해진 생각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라면, 우리 인생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


- 한 줄 요약 : 우리는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생각 된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게 아닐까?


* 참고자료

(1) 김상욱 교수 - 우주는 매트릭스인가

(2) 1분과학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 유튜브 : https://bit.ly/2XOPktn

* 팟캐스트 : https://bit.ly/2LOVuTE

* 밴드 : https://band.us/@knowledge

* 이메일 : marksknowledg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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