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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짧지식 Jun 28. 2020

우리는 세뇌당하고 있다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동영상으로도 보러오세요 ^0^

https://youtu.be/YBLmR07Ak_I


1. 우리는 세뇌당하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이 무엇일까? 우리가 믿는 정의와 선은 옳은 것일까? 과연 그것들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도 모른 사이에, 우리는 세뇌당하고 있는 것일까? 히틀러 시대 독일 사람들은 끔찍한 학살을 저지르면서도,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한다고 굳게 믿었다. 우리는 초록색 종이에 가치를 부여해 화폐라 하고, 돌과 나무를 모아놓고 경복궁이다 하며, 그 돌과 나무를 귀중히 여긴다. 또한, 지구 표면에 선을 그어놓고 국가다 하며 애국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진짜일까? 아니면 단지 우리가 믿고 있는 허구에 불과한 것일까?


- 한 줄 요약 :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정의라고 믿는 것들은 허구일지도 모른다.



2. 정의와 도덕적 관념은 변한다

1900년대 초, 전 세계 아이들은 모두 일을 하며 자라났다. 그 당시 아이가 일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 오히려 아이에게 일을 시키지 않는 부모가 이상한 부모였다. 그 당시에는, 아이들은 일을 하며 세상에 대해 배우고 크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아주 큰 죄로 여겨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아동학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아무리 중요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 혹은 도덕적 관념도,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면 바로 변해버린다. 결국 이 또한, 우리 머릿속에 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이가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가, 안 좋은 것으로 변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몇 년 사이, 대한민국에 엄청난 금연 열풍이 불고 있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혹은 입에서 담배 냄새만 나도 매너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심지어 흡연자들은 자기 절제가 부족한 사람으로까지 여겨진다. 하지만 담배가 원래 이렇게 안 좋은 인식으로 자리 잡았을까?


과거에는 담배의 유해성을 몰랐다. 조선시대의 훌륭한 성왕중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는 정조대왕은 이렇게 말했다. "온 백성이 담배를 피우도록 해서, 그 효과를 확산시켜 담배를 베풀어 준 천지의 마음에 보답하자." 그는 담배만큼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는 식물은 없다고 믿었다.


더 근래로 와보자. 몇십 년 전만 해도 담배는 어른만이 할 수 있는, 그중에서도 남성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창가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일도 있었다. 그 당시, 담배는 몸에 해롭다는 이미지보다, 스트레스를 풀어준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담배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바뀌게 되었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니, 사람들의 인식도 금세 변해버렸다.


- 한 줄 요약 : 우리가 믿는 정의나 도덕적 관념은, 시대와 환경이 변하며 바뀐다.



3.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오찬호 사회학 박사가 쓴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책에 내온 내용을 들려드리고자 한다. 박정희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이순신 재조명을 정부 차원에서 추진했다. 이순신 장군은 이전에도 존경받았지만, 박정희 정부에 들어서 그 격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순신은 국가적 영웅이 되었다. 과연 박정희 정권은 순수하게 이순신이라는 위인을 존경해서 이런 작업을 진행했을까? 혹은 이순신의 자기희생과 무조건적인 애국심을 이용해, 국민들을 알게 모르게 세뇌시켰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국가를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바쳐도 아쉬울 것 없다"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부단히 강조했다. 이는 국민들에게 충(忠), 즉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오찬호 박사는 주장한다. 이유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희생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대중들에게 퍼지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힘든 노동환경 속에서도, 수출 전사가 되어 군소리 않고 열심히 일했다.


박정희 정권 당시 국민들은,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을 이어받아 열심히 일했다.


오해하지 말자. 이 말은 절대, 이순신 장군이 사실 영웅이 아니었다는 말이 아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를 당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사회에서, 무엇인가를 정의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갈 수도 있다.


그 당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쓰러져가며 일하던 사람들을 현시점에서 본다면, "미련하다. 너는 착취당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사람들은, 이 모든 게 국가를 위해, 더 큰 정의와 선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 것이다.


- 한 줄 요약 :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정신을, 알게 모르게 세뇌당했을지도 모른다.



4. 아기돼지 삼형제와 현대 미술

아기돼지 삼형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이다. 우리는 이 동화를 통해서도, 이럴 적부터 세뇌당했을지도 모른다. 동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돼지 삼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첫째 돼지는 벼를 이용해 대강대강 집을 짓는다. 둘째 돼지는 나무를 이용해 꼼꼼하지 않게 집을 짓는다, 셋째 돼지는 벽돌을 이용해 튼튼하게 집을 짓는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는 허술하게 집을 지은 탓에,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세뇌당한다. "열심히 살아야만 한다. 게으르면 잡아먹힌다." 우리는 동화를 읽으며, 늑대에게 잡아먹힌 첫째와 둘째 돼지에게 동정심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통쾌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열심히 집을 짓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펴보면 그렇다. 내가 못 사는 이유는 내가 열심히 살지 않아서다. 친구가 못 사는 이유는 친구가 게을러서이다. 우리는 못 사는 사람에게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게으르다고 비판하곤 한다.


빨리빨리 이동해야 하는 유목민들에게는 첫째가 만든 볏집이 효과적이다. 이동시에 빨리 해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위에 집을 지어야만 한다면, 둘째가 지은 나무집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세상에는 다양한 상황과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못살고 잡아먹히는 이유는, 열심히 벽돌집을 짓지 않아서이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자본주의 정신을 가르친다.


잭슨 폴록은 미국의 유명한 추상표현주의 화가이다. 그는 캔버스에 물감을 떨어뜨리거나, 흩뿌리는 방식으로 예술품을 만들어낸다. 이 뒤에는 CIA의 비밀스러운 지원이 있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냉전이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였지만, 예술만큼은 유럽에 한참 못 미쳤다. 이때 CIA는 추상표현주의라는 새로운 예술분야를 주목했다.


추상표현주의는 기존 미술계의 한계, 즉 유럽 예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었다. 자유로운 생각이 없다면 추상적 표현물을 이해할 수 없었다. CIA는 미국에서 무엇이든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점을, 이 예술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추상표현주의가 개인적 자유를 나타낸다, 이는 소련의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이 틀에 박혀있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이렇게 CIA는 간접적으로 잭슨 폴록을 비롯한 여러 추상주의 표현 화가들을 지원한다. 그렇게 현대 미술이 등장하게 된다.


현대 미술 또한, 우리가 우리도 모른 사이에 세뇌당한 무언가 일지도 모른다.


- 한 줄 요약 :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러 방면에서 세뇌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참고자료

(1) 오찬호 -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2) 프랜시스 스토너 손더스 - 문화적 냉전: CIA와 지식인들

(3) 유발 하라리 - 사피엔스

(4) 1분과학 - 무엇이 진짜일까?


* 유튜브 : https://bit.ly/2XOPktn

* 팟캐스트 : https://bit.ly/2LOVuTE

* 밴드 : https://band.us/@knowledge

* 이메일 : marksknowledg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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