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퇴근은 윤택해_0103

by 소산공원


4시에 퇴근하면 일상이 윤택해진다. 퇴근하고 걸어서 중앙시장에 갔다.

엄마가 김치랑 김을 보내주어서 대충 밥을 챙겨 먹을 수 있다. 냉장고는 없지만 베란다에 두면 자연냉장이 되니 반찬을 몇 개 사오고, 세탁기 수도관 보온재를 사왔다. 집에 똘랑똘랑 걸어오는 길에 주변 가게들을 살폈다. 별로 크지 않은 상가에 투다리도 있고(중요), 김밥나라도 있고, 빵집도 있다. 약국과 병원, 국수집, 포장마차, 편의점도 가까이. 기껏 도시에 와놓고 이런게 신기한 일이라니!

그나저나 오래된 집에 몇 번 살아봤지만 최고로 손이 많이 가는 집이 될 것만 같다. 살림의 기술을 늘리는 좋은 기회가 되려나. 손 볼 것이 투성이인 내 것이 아닌 집. 애정을 가지고 돌봐야지. 지긋지긋구질구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점심엔 시내랑 호화로운 초밥을 먹으면서 우리가 처음 나누는 장르의 대화를 나누었다. 허허 참. 오후에는 무려 사과나무의 결산을 돌아보았다. 대충 세운 예산 계획이 잘 맞아떨어졌다. 돈도 계획했던 것보다는 쬐끔 더 벌었다. 아무튼 신기한 일이다.


이사를 준비하는 몇 주 동안 기운을 많이 썼는지 일도 잘 안되고 일기도 잘 써지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 기운이 난달까. 그냥 일과를 기록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보아야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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