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근황.
다이빙 일기 말고 제대로 적어둔 것이 없으니 한꺼번에 밀려둔 것을 해치워버리는 포스팅.
1년 중 가장 좋아하는 노동절로 시작하는 오월. 날이 좋아서 근처 호수에 갔다가 좋아하는 나무를 보고 왔다.
5월엔 동네 뒷 산을 자주 올라갔는데 갈 때마다 항상 고라니를 본다. 아까시가 활짝 필 무렵엔 꿀단지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자주 산에 올랐다. 집채만한 멧돼지도 봐 조금 무서웠는데 참을 수가 없었지. 배 밭에 가면 새끼 고라니들이 항상 풀 뜯고 있다. 아까시를 꺾어 화병에 3일 넣어두었다. 항상 크레파스 생각이 난다.
5월은 가정의 날이니까 엄마 집도 방문. 한창 화려했던 정원이 저물어서 엄마가 아쉬워했다. 길에 핀 할미꽃 보러가려고 걷는데 비 맞으면서 쫓아오는 더미. 우리집에서 오래 사랑받는 유일한 개. 더미는 시장에서 덤으로 받아온(?)강아지라서 더미고, 더미를 꼭 닮은 새끼 강아지 이름은 더미가 아니라고 해서 안더미.
5월에 먹은 것. 치즈를 사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한동안 피자를 해먹었다. 밥도 깔고, 빵도 깔고, 떡도 깔아서. 치즈만 사두었는데도 풍요로운 식탁. 5월엔 사무실에 혼자 있어서 종종 도시락도 싸갔다. 도시락를 싸면 기분이 좋다. 채소가 싸고 맛있어질 때라 오이, 버섯, 토마토, 브로콜리, 가지를 돌아가면서 먹었다.
5월의 술. 우연히 편의점에서 발견하고 있는대로 집어온 것. 레어템이라던데 우리 동네 편의점은 구석져서 몇 번이고 구할 수 있었다. 다른 하이볼보다 덜 달고 생레몬의 쓴 맛과 신 맛을 잘 살렸다. 도수도 높아서 조금만 먹어도 금방 취한다. 다만 숙취가 좀 있음.
그리고 애인과 수영장 함께가기. 끝나고 같이 닭개장 먹고 막걸리 마셨는데, 내 스윔푸드는 이제 막걸리로 하겠어. 등산하고 산 꼭대기에서 먹은 막걸리만큼 맛있었다.
5월의 카페. 동네에 아침 일찍 여는 카페가 있는 건 진짜 감사하고 행복한 일. 아침 수영을 마치면 종종 디넌에 가서 오전 시간을 보낸다. 얼마 전엔 아침이 먹고 싶어 오랜만에 뚜주루에 들렀는데, 세상 내가 이 카페를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이 날은 2층에서 숲을 보면서 상쾌하게 아침먹고 또 디넌에 갔음. 평일엔 거의 디넌에 가고 안 여는 날엔 다른 카페를 간다. 집에서 조금 먼 카페는 테이블과 의자 높이가 알맞아서 책 읽거나 작업하기 정말 좋다.
5월의 운동. 왜인지 여러가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기록을 보니 주에 이틀은 수영, 이틀은 헬스, 이틀은 달리기를 했다.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면 좋겠지만.,,., 지금으로선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헬스는 재미를 붙이기가 어려워서 등록한 기간까지만 할 것 같고, 달리기는 밖에서 달릴 수 있는 계절까진 계속 하게 될 것 같다. 곧 여름이니까 물놀이 실컷해야지. 6월에도 다이빙 세 번 하고 싶은데.....
동네 하천 따라 달리기 하다가 달빛 건강 운동하는 걸 발견. 잠깐 따라하고 왔는데 되게 신났다.
애인이랑 백화점에 가면 꼭 오락실에 들러서 농부 게임을 3-4판 하고 온다. 사실 오락실에 갈라고 백화점에 가는 일이 더 많다. 이 돈이었으면 농구공을 샀을텐데 하면서. 요즘엔 거의 4라운드까지 가고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중. 온 몸에 땀이 돌 때까지 하고 적당히를 잘 모르는 편...
5월의 고양이. 호옹이 침 알러지가 있어서 닿으면 저렇게 부풀어오름... 간지럽다. 오랜만에 니나를 데리고 옥상에 잠깐. 신나보였다. 요새 바로 현관 앞으로 검은 고양이가 자러 온다. 자전거 닦는 수건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있었는데 거기에 몸을 포개고 잔다.
마지막으로 5월에 기른 거. 이제 집에 따뜻해져서 식물들 생기가 돋는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옥상에 올라가고 화분 들여다보는 게 조금 재밌어졌다.
적고 나니까 엄청 뭘 많이 했네.. 대체로 푸릇푸릇한 사진이라 기분이 좋다. 이러고 노느라 책도 별로 못 읽고 일도 소홀히 했다. 어쩔 수 없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