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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산공원 May 28. 2024

만화구름 뜬 날

오늘 하늘 사진을 몇 번을 찍었는지 모른다. 보는 곳마다 만화 구름이라서 훌쩍 바다에 가고 싶어지던 날.


어젯밤엔 잠에 잘 못 들었다. 커피를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카페인에 취한 것처럼 심장이 뛰고 몽롱한 상태가 지속됐다. 피곤한 채로 점심까지 먹으니 소파에 누워도 온 몸에 피로가 돌았다. 어느 클라이언트가 수정 전화를 했는데 발끈 짜증이 치밀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마음이 곱게 안 쓰인다.

기분 전환할 겸 10분정도 걸어가서 레인보우샤베트를 사먹었다. 며칠 전부터 신 게 먹고 싶었는데 왜 이걸 이제야 사먹었을까. 그것도 그냥 싱글이 아니라 싱글킹을 골랐다. 돈 벌기 잘했지. 혼자 커다란 아이스크림 덩어리를 핥으면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한참 개미도 구경했다. 자기 몸뚱이에 5배는 커보이는 애벌레를 으쌰으쌰 옮기는 개미 팀.

그렇게 돌아와 한 시간 정도는 버텼는데 계속 나른한 짜증이 몰려왔다. 안되겠다 싶어 한 시간만 하고 올 요량으로 수영장에 갔다. 차에 수영복을 넣어둔 것이 신의 한 수. 물에 들어가는 순간 상쾌했다. 수영장에서 보는 하늘도 무지 이쁘고 레일에 비추는 물빛도 아름다웠다. 몇 시간이고 있어도 좋을 순간. 수영을 마치고 나오니 몸이 어느 정도 풀려 남은 마감을 좀 할 수 있었다나.


일거리가 적지 않은데 손에 잘 잡히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오늘의 몫을 조금만 처리하고 집에 왔다. 옥상에서 가지순을 질러주고, 물을 좀 주고 테라스에 화분이랑 놀다가 저녁 준비를 했다. 어제 빈이가 만들어준 치아바타 빵에 멀리 다운샘 짝궁이 직접 키워 보내주신 양상추랑 이런저런 채소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고, 어제 남은 톳밥을 양파랑 냉장고에 남은 스팸이랑 볶았다. 살림을 하는 시간엔 기운이 난다. 그래도 오늘은 걷고 싶을만큼의 힘은 없다. 일찍 자고 낼 아침 수영가야지.


요새 일이 너무 재미없어서 약간 큰일이다 싶다. 뭔가 잘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야할텐데 왜 이렇게 의욕이 바사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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