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하는 친구들이랑 퀴퍼갈라고 금요일 아침부터 서울행!
서촌에서 태국 음식, 아이스크림 먹구 삼청동에서 무순 톰삭스 전시를 봤다.
나눈 사실 전시보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작가나 작품의 이야기들을 잘 모르면 너무 평면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고...
뭔가 봐야하는 것들이 많으면 조바심이 생겨서 충분히 즐겁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좋아하는 작가가 생긴다면 혼자 전시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은 무지 재밌었다.
예쁜 순라길도 따라 걷고 OB베어 집회에 갔다. 을지로를 저녁에 간 것은 처음이었는데
너무 사람이 말도 안되게 많아서 압도 당했다. 이렇게 많은 무관심 속에서 집회를 이어나간다니 정말 힘든 일....ㅠㅠㅠㅠ 40년 전통의 가게도 이렇게 터를 빼앗기는데 어딘들 멀쩡할까. 왜 OB베어를 지키는 것이 상인들을 자영업자들을, 우리들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모를까. 공연자 곽주나님은 블루스를 매우 잘 부르는 분이었다. 여울목을 부르셨는데 앞에 계신 중년의 여성분이 가사까지 검색해서 따라 부르시는데 괜히 뭉클.
버섯친구 집에서 하루 묵었는데 완전 서울서울한 동네였다. 언덕을 따라 만들어진 동네. 길을 잃어버리기 딱 좋은 골목들. 오래된 나무들. 서울의 좋은 기억은 이런 곳에 있는데 나중엔 이런 것도 사라지겠지. 어렸을 때 살았던 상도동은 이것보다 더 엉망진창 가난한 동네였다. 건영아파트로 이사가고 난 이후에 동네가 재개발이 되었다는데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다. 그렇지만 살았던 동네, 내가 사랑했던 상도동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내 인생 전반에 중요한 흔적이 되었다. 가난해서 밀려나가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에 항상 마음이 쓰이는 이유가 그것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또 술과 노래와 연애얘기로 밤을 보내고. 퀴퍼에 갔다. 옷을 잘못 선택해서 티셔츠를 한 장 샀는데 정말 요긴하게 쓰였다. 없었으면 큰일날 뻔!
퀴퍼는 정말..........정말..정말 재밌었다. 시간을 물러서 어제 밤으로 돌아가서 다시 퀴퍼에 가고 싶다. 반가운 친구들도 만나고 비를 흠뻑 맞았다! 아 다시 생각해도 즐거워. 호레이 공연을 놓친 것만 너무너무 아쉽고, 모든 순간이 좋았다. 지하철에서 내릴 때 누가 봐도 퀴퍼에 가는 커플이 있었는데, 괜히 연인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주책맞게 뭉클해져서 혼났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대체... 난 요새 정말 엄정화만큼.. 운다. 아무튼 사랑을, 마음껏 사랑을 할 수 있는 날이어서. 아무 것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어서 좋았다. 해방감이 마구마구. 춤과 노래들이 조금 더 필요했다.(호레이ㅠㅠㅠㅠㅠ) 내년에도 꼭 다시 꼭 가야지!
비를 쫄딱 맞은 채로 기차를 탈 수 없어서 남대문 시장에서 만원으로 위 아래 옷을 사서, 목욕탕에 갔다. 사장님이 워터밤 갔다왔냐고 하셨다. 목욕탕에서 사장님이 내 팔을 잡고 때밀이 안하시나요? 라고 물어봐서 안한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보니 내 팔에 녹색당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이것 때문에 다들 쳐다보셨구나...
아무튼 개운하고 뽀송뽀송하게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다른 건 다 괜찮은데 괜히 챙겨본 책이 홀딱 젖어있다. 레베카솔닛책을 이렇게 적신 게 두번째이다. 멀고도 가까운도 너덜너덜한데 이 것 역시... 여름 휴가 때 바다에 챙겨가야지. 또 적시고 읽어야겠다.
이제는 누울 수 있다 신난다!
내일은 조카들이랑 계곡간다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