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하다_10.10

by 소산공원

오늘은 일기 생략.


'근사하다'라는 말은 '근사치에 가깝다'라는 뜻이라는데, 우리는 근사하다는 말을 꽤나 근사한 것들에게 붙여주잖아. 예를 들어서 나무 밑동의 결, 이끼를 노랗게 비춘 불빛이라던가.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 너와 지붕 밑에서 들리는 풍경소리 같은 것에.


'근사하다'는 말이 결국 가장 우아하고 멋진 것을 볼 때의 말이 될 때까지. 사람들은 자신이 만난 아름다운 것들의 근사치를 단어로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더듬거렸을까. 그러다 결국은 적절한 단어를 고르지 못해서, 말할 수 없는 너머의 풍경을 상상한 채로 '근사하다'라고 뱉었을 거야. 그래서 근사하다란 말 앞엔 각자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들이 서있어.


그러니까. 오늘은 근사한 날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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