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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을 왜 받으려고 할까?

우리의 사교육 열풍에 대하여 박중희의 생각 

사교육을 왜 받으려고 할까?

 

우리나라의 사교육 열풍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이 시점에서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학원을 보내고, 과외를 받게 하는 부모님은 아마도 그러한 사교육열풍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왜 사교육을 시키고 있고, 안 시키면 왜 불안할까?

 우리 사회에서는 아마도 교육이라는 것이 자녀를 성공시키는 또다른 투자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번호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서 우리의 사교육 열풍을 진단해 본다. 




 다른 나라, 일본에서는

 일본에서는 공부를 시키는 것 자체를 ‘학력경쟁’이라고 인식할 만큼 교육열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일본은 사교육이 일찍부터 발달했고, 그것을 국가의 경쟁력으로 잘 만든 국가이다. 1950년대부터 ‘일본진학교실’이라는 학원이 생긴이래 많은 성장을 이루어 왔다. 현재 2020년 문부과학성 교육정보비전에서는 20년까지 1인 1 테블릿을 지급을 목표로 하고 10년단위로 개정되는 ‘학습지도요령’에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시작했다. 이젠 영어도 듣기, 쓰기, 읽기, 말하기등으로 4개분야를 측정하고 있다. 그에 따른 일본의 학원(주쿠 등)은 ‘에듀테크’라고 이름을 바뀌어 불리고 있으며 이들은 개별화된 수업에 대한 것과 영어교육이 강화됨에 따라서 새로운 교재 등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사람들에게는 학교교육제도란 것이 사회적인 신분상승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능력제로 경쟁을 유도하고 그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에게 사회적인 지위와 보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마치 공정한 것 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높은 임금격차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학의 서열화를 만들게 되고, 높은 서열을 차지하기 위한 사교육이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사교육은 공교육이 못해서 강해진다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공립학교의 교육만을 가지고 대학을 가기 힘들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이러한 공립학교에 대한 불신은 사립학교를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연합뉴스, 2005.12.16). 일본의 명문대는 대체로 부속 초중고등학교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명문대에 가기 위해서는 이곳을 가야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진학이 쉽게 되는 것이다. 도쿄 미나노구, 시부야구 등의 부촌에서는 우리나라의 강남과 비슷한 성향으로 유치원때부터 대입을 준비한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명문대를 보내기 위한 준비에 힘을 기울이고, 초등학생이 되면 주쿠(juku;학원)에 보내어 사립중학교에 진학을 시키고 있다. 


일본은 교육구조 세계화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입시도 복잡한 편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중등학교의 학생들은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따라서 명문대 준비를 위하여 주쿠나 요비코(yobiko; 대학의 입학시험을 지도하는 학교)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과열된 입시준비와 경쟁과열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학입시 사교육이 폭넓게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유치원-> 사립초등학교->사립중학교-> 명문고교-> 일류대학-> 일류기업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성공의 프로세스를 거쳐서 부와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 강하다. 이것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경우는 학교교사들이 사교육을 오히려 권고하기도 한다. 학습부진아들이 많고 개별적인 보충수업을 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에 방과 후에 주쿠에 가서 공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학기중에는 50%이상이 학원을 다니고 방학 중에는 70~80%가 학원을 다닌다(구자억, 1997).

 많은 교육자들은 사교육의 수요자들의 목표가 전인교육이 아니라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목표가 있으므로 교육의 형태가 주입식교육, 암기식의 교육, 점수 따기 훈련 등이 문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Dawson(2010)에 따르면 일본에서 학원(주쿠)에 의존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였다. 학교에서만 공부하는 것이 불안해서(66.5%), 학문적 업적에 치중하는 사회(59.9%), 출산율 감소로 인한 자식에 대한 교육적 투자 증가(38.6%), 사교육 분야의 서비스 다양화(14.5%) 순이다. 

마치 한국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우리는 사교육을 왜 받으려고 하나?

 

실제로 부모님들이 사교육에 대한 투자를 자녀에 대한 투자로 100% 일치하는 생각을 가지면 무비판적으로 사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다. 모든 공부는 아이가 하고자 할 때 잘 될 것임을 알고 있으나 대체로 부모의 의지에 의해서 시작하고 있다. 그전에 잠재적인 요인은 학원에서 설명회를 들으면서 나만 몰랐다는 불안감이 작용하여 사교육에 집중하는 케이스가 많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선행수업’이다. 

 대체로 우리 세대의 부모님들은 앞서가는 것, 선두로 뭔가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결과와 상관없이 ‘최초로 ~를 하다’라는 프레임에 갖혀 있는 것이다. 학습의 결과보다 먼저하는게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먼저 하는 것에 대한 결과에 대한 증거는 댈 수 가 없다. 이것은 대학을 보내는 방법도 아니고, 아이의 실력을 올려주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학원을 보습학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이유는 학교 수업에 대하 개인의 능력을 수련하는 학습으로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원에서의 수업을 ‘교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한 부분에서는 유용성이 있다. 

 우리 사회도 학벌사회이다. 예전에 소나기라는 소설을 보면 소녀를 부를 때 썼던 말이 ‘윤초시네 딸’이었다. 초시라는 것이 과거시험에 1차로 합격했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하면 서울대학교 입시에 1차합격했다 등으로 빗대어 이해해보면 웃기는 말이기도 하다. 최종합격이 아니라 1차합격을 그렇게 불렀던 것이다. 많은 부모님들이 가진 생각은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는 것과 그것이 성공이다” 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과연 그게 성공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사교육은 사교육 나름대로의 유용성과 효과성이 있다. 학습이 부진할 경우나 혹은 너무 앞서 가는 경우 교육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개별적인 관리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사교육이 주는 효과성보다는 사교육으로 인한 유해성을 목적으로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비용과 무리한 선행수업, 불법적 수업까지 참여하면서 스스로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이다. 

특히 상위권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여 교육정보를 주변에 공유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리고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관심을 받는 것을 피하고 있으며 자신의 친구들보다 사교육을 통해 불공평한 이익을 얻는다는 인식 혹은 학교교사를 불신하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는다는 것으로 인식될까봐 두려워서 사교육을 받는 것을 감추려고 한다(백일우)



 공교육을 정상화하면 사교육이 줄어들까?


 많은 사람들은 학교교육, 즉 공교육이 정상화되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학교선생이 정말 잘 가르치면 학생과 학부모가 사교육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임을 밝힌다. 사교육을 받는 궁극적인 이유가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학교에서 좋은 교육이라도 똑같이 받는다면 앞 설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교육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사교육비가 문제이고, 사교육이 문제라면 ‘시험’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시험은 사교육을 유발한다. 대입에서는 논술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학교교육에서는 이렇다할 만한 논술과목이 정규과목이 아니다. 그리고 방과후도 없는 학교가 정말 많다. 시험은 있는데 배우는 것은 없다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따라서 사교육은 시험을 보고 경쟁을 하고 서열을 따지기 때문에 더 받으려고 하는 성향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불필요한 시험을 줄이는 것이 바로 사교육을 줄이는 요소가 된다. 

간혹 자유학기제에는 더 많은 사교육을 한다고 비판하는 분들에게도 그 자유학기제를 마치면 뭐하는지 묻고 싶다. 결국은 시험을 본다. 그동안 뭐했는지를 시험보는 것이다. 이것은 제도적인 문제이다. 필자가 학교선생이라면 정말 짜증날듯 하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할 듯 하다. 

사교육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잘 활용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한 면에서 높은 인식을 가지고 사교육을 바라보아야 한다. 불안감으로 사교육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학원에 일하는 분들은 ‘사교육’이란 단어는 옳지 않다. 학원교육이다. 민간교육이다. 학습지이다 등의 말을 하신다. 하지만 통계청에서는 사교육아래에 학교교과 교습학원과 평생직업 교육학원으로 분류하고 있고 그안에 다양한 학원과 과외, 학습지 등도 넣고 있다. ‘사’라는 단어는 개인을 표현할 뿐 나쁜 단어는 아니다.

식탁의 칼도 강도가 쥐면 무기이고, 요리사가 쥐면 음식 만드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는 사교육이란 칼을 강도에게 줄 것인지 요리사에게 줄것인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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