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줄이는 방법 (1)

반복의 힘. 노출이론(Exposure Theory)

by 성민기
“준비하지 않으면 긴장하고,
준비하면 기대하게 된다.”
-Lou Holtz- (루 홀츠. 미식축구 코치)


실수는 긴장 속에서 태어난다.

이 시리즈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말이다.

실수를 줄이려면 긴장을 줄여야 하고 긴장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수년 동안 현장에서 답을 찾아왔다.

그 첫 번째 답은 바로 ‘익숙함의 힘’이다.

보통은 처음 마주하는 낯선 상황이 긴장을 만든다.

처음 하는 소개팅, 면접, 발표, 처음 가보는 장소, 처음 소개하는 상품, 처음 겪는 일 등


모든 게 처음일 때

이렇게 ‘처음’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심장이 빨라진다.

인간의 뇌는 낯선 상황 앞에서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 예측 불가능성 = 긴장.

사실 긴장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적당한 긴장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에너지를 끌어올려준다. 문제는 그 긴장이 과도해질 때다.


과도한 긴장은 입을 마르게 하고, 손끝을 떨리게 하고,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든다.

그리곤 결국, 실수를 유발한다.


반복은 긴장의 해독제다

긴장은 낯섦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반복은 낯섦을 익숙함으로 바꾼다.


예를 들어, 신입 시절의 나는 이렇게 준비했다.

• 멘트를 수십 번 소리 내어 읽어보고

• 예상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 거울을 보며 상품을 들어보고 손짓, 표정, 타이밍까지 스스로 리허설했다. (지금 신입 후배들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다시 반복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낯설었던 멘트가 어느 순간 ‘익숙한 패턴’이 되어 몸에 스며든다.

그리고 한번 입 밖으로 내뱉은 한 문장이 만족되면 다음 문장으로 또 다음으로 연결된다.


긴장은 낯섦을 두려워한다.
익숙함이 쌓일수록 긴장은 점점 사라진다.


심리학적 배경

심리학에서는 이걸 ‘노출이론(Exposure Theory)’이라 부른다. 행동치료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조셉 울프(Joseph Wolpe)는 1950~60년대에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라는 기법을 제시했다.

노출 → 점진적 익숙함 → 공포 감소

라는 기본 골격을 만든 인물이다.

처음엔 두렵고 긴장되지만 반복해서 노출될수록 두려움이 줄어든다는 원리다.(이후 이 개념은 발전되고 있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낯선 대상이 반복될수록 우리 뇌는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라고 학습한다. 결국 익숙함이 긴장을 잠재운다.

tempImagenpvQF6.heic 노출이론

프레젠테이션의 끝판왕, 스티브 잡스는 키노트 발표 전에 수십 시간 동안 리허설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의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발표 뒤에는 수백 번의 반복이 있었다.


TED 발표자들도 마찬가지다. 수차례 리허설을 통해 발표장에 익숙해지고, 긴장보다 익숙함이 앞서도록 만든다. 그 밖에 스포츠 스타들을 생각해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나는 신이 아니지만,
매일 훈련을 반복하는 것은
나를 더 완벽하게 만든다.”
-Cristiano Ronaldo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축구선수)-


긴장은 언제나 찾아온다.

하지만 ‘낯섦’을 ‘익숙함’으로 바꾸는 반복의 힘은

그 긴장을 부드럽게 덜어낼 수 있다.


“준비하지 않으면 긴장하고 준비하면 기대하게 된다.”


이 말처럼, 반복을 통해 익숙함을 쌓을수록

긴장 대신 설렘으로 당신만의 무대를 맞이할 수 있다.

이제 아주 사소한 루틴을 만들고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보자.


그것이 긴장의 덫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참고문헌

Wolpe, J. (1958). Psychotherapy by Reciprocal Inhibition. Stanford University Press.

루 홀츠, 스티브 잡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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