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줄이는 방법 (3)

신체조절의 힘. 제임스-랑게 이론(James-Lange Theory)

by 성민기
"몸의 긴장이 풀리면,
마음도 가라앉는다."


긴장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사실 마음 보다 에서 먼저 감지되는 경우가 많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에 땀이 나고, 숨이 가빠온다. 머리로는 “괜찮아”라고 하지만 몸은 이미 “위험해!”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마음을 억누르기보단 몸을 먼저 다독이는 게 더 빠른 해결법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신체 조절(Somatic Regulation)의 원리다.


이론적 배경: 마음은 몸을 따른다

심리학자들이 오래전부터 강조한 사실이 있다.
바로, “신체 상태를 바꾸면 심리 상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론이 제임스-랑게 이론(James-Lange Theory)이다.
이는 감정이 뇌에서 먼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반응이 먼저 일어나고 그 신호를 해석하면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제임스-랑게 이론(James-Lange Theory,1884)

예컨대, 산에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우연히 산행 중 곰을 만났을 때 우리는 곰이 무서워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기 때문에 무서움을 느낀다는 역설이 이 이론의 배경이다.

① 전통적 감정 이론

곰을 본다 → 무섭다 → 도망친다
(see → fear → run)

② 제임스-랑게 이론

곰을 본다 → 도망친다 → 무섭다
(see → run → fear)

신체가 먼저 반응하고, 감정은 그 뒤에 따라온다.

따라서 신체적 반응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면 불안과 긴장을 반대로 끌고 갈 수 있다.


스타들도 믿는 몸의 힘
아델과 비욘세 그리고 조코비치

비욘세(Beyoncé)

"무대에 서기 전, 거울 앞에서 강렬한 포즈를 취하고, 큰 숨을 들이쉬며 나 자신을 믿는다."

비욘세는 무대 전 자신만의 루틴을 철저히 지킨다. 복식호흡, 파워포즈로 무대를 준비한다. 몸의 자세가 감정과 태도를 바꾼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아델(Adele)

"무대에 오르기 전 숨이 가빠지면, 일부러 천천히 걷고, 어깨를 털어내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아델은 무대 공포증을 안고도 세계적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녀는 매번 호흡과 몸의 루틴으로 긴장을 다스리며 관객 앞에 선다.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

"경기력의 절반은 경기 전에 만들어진다."

조코비치는 매 경기 전 복식호흡, 명상, 스트레칭을 반복한다. 신체 루틴이 곧 심리 조절이라는 걸 실전에서 증명한 대표 선수다.


실전 적용

3-3-3 복식호흡법

3초간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3초간 숨을 멈춘다.

3초간 천천히 내쉰다.

이 과정을 3세트 반복하면 가슴이 뜨거워지던 긴장이 차분함으로 바뀐다.


②파워포즈 취하기

가슴을 펴고 당당한 자세로 서본다.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Amy Cuddy)의 연구에 따르면 단 2분간의 파워포즈만으로도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은 줄고 테스토스테론(자신감 호르몬)은 증가한다고 말한다.


③스트레칭, 손 털기, 어깨 풀기

긴장을 손끝, 어깨, 무릎으로 내보내는 이미지로 움직인다.

“몸을 흔든다 = 긴장을 턴다”는 느낌으로 스스로를 리셋한다.


‘아무리 준비해도 떨릴 땐 몸을 먼저 움직여라.’
이 말은 단순하지만 실전에서 가장 강력하게 먹히는 조언 중 하나다.


경험에서 온 확신 : 『운동화를 신은 뇌』를 읽고

10년 전 번아웃(Burn-out)이 왔던 시기가 있었다.

몸이 무거웠고, 종종 현기증까지…

그래서 마음은 더 무거웠다.

약간의 폐쇄공포 같은 증상도 그때 처음 느꼈다.

방송 제안을 거절하고, 나는 처음으로 쉼을 선택했다.

번아웃의 3가지 주요 특징
① 에너지 고갈 또는 탈진
② 업무에 대한 거리감 또는 냉소적인 태도
③ 직무 효능감의 감소

병원에 가서 뇌 CT를 찍어봤지만 아무 증상도 없었다.

그렇다면 이 무거움은 어디서 온 걸까?

운동이라도 해보자 싶어 처음으로 PT를 등록했다.
트레이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가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운동화를 신은 뇌(Spark)』였다

책의 저자 존 레이티(John J. Ratey) 박사는 이 책에서 그렇게 말한다.

"운동은 뇌를 위한 최고의 약이다."


처음엔 반신반의였다. 그러나 책을 덮고 바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숨은 가빠왔다. 하지만 쓰러질 것 같진 않았다.

존 레이티, SPARK

“그렇다면 이 정도의 스트레스로 무너지진 않을 거야.”라는 단순한 생각 전환이 내게 커다란 회복력을 주었고 뇌에 각인되었다.


몸이 강하다는 자각은, 마음에도 힘을 준다.


요약

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쓴다.
그러나 때로는 마음보다 몸이 더 빠른 해답을 알고 있다.


몸을 움직이면 감정이 바뀌고

자세를 바꾸면 생각도 바뀐다.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무대가 있다.

만약, 무대를 앞두고 떨린다면 마음보다 몸을 먼저 다독여 보자. 그리고 당장 운동화를 신고 나가자!


몸이 풀려야, 비소로 마음도 숨을 쉰다.


참고문헌

James, W. (1884). What is an Emotion? Mind, 9(34), 188–205.

Cuddy, A. J. C., Wilmuth, C. A., & Carney, D. R. (2012). The Benefit of Power Posing Before a High-Stakes Social Evaluation. Harvard Business School Working Paper.

Gross, J. J. (1998). The Emerging Field of Emotion Regulation: An Integrative Review.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2(3), 271–299.

Ratey, J. J., & Hagerman, E. (2008). Spark: The Revolutionary New Science of Exercise and the Brain. Little, Brown Spark.

Salmon, P. (2001). Effects of physical exercise on anxiety, depression, and sensitivity to stress: A unifying theory. Clinical Psychology Review, 21(1), 33–61.

Dishman, R. K., et al. (2006). Neurobiology of exercise. Obesity, 14(3), 34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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