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의 방송사가 될 수 있는 기회 ?
이제 새롭게 출시되는 텔레비전은 거의 대부분이 스마트 TV 입니다. 얼마 전에 기사를 보니, 전 세계 TV 10 대가 팔리면 그 중 9대는 스마트TV 라고 하던데요. 스마트TV가 대중화가 된 세상이 됐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스마트TV혁명> 이라는 책을 출간한 것이 2011년인데 벌써 10년이 더 지났네요. 그때 제가 여러가지 예상을 하고 앞으로 이렇게 될 거다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제 예상대로 된 부분도 일부 있긴 했었지만 제 예상대로 되지않는 부분이 사실 많았습니다. 이렇게 10년도 더 지난 저의 졸저 이야기를 다시 하게 된 것은 사실 요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새로운 방송 트렌드 FAST 얘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패스트(FAST) 채널이 최근 굉장히 각광을 받으면서 스마트TV가 다시 한번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 영역쪽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fast 그러면 영어 단어로 빠른 이라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방송 트렌드 얘기를 하면서 fast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갑자기 웬 fast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패스트라는 말은 F A S T (Free Advertising Streaming TV), 광고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TV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럼 광고 기반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특히 한국의 TV 시청자들은 TV 광고에 아주 익숙합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OTT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매 달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내고 영상 콘텐츠를 보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죠. 그런데 보고 싶지 않은 광고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OTT 서비스가 점점 가격이 올라가고 봐야할 유료 채널들은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구독료로 힘들어하는 환경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 주요 OTT를 모두 보려면 한달에 내야하는 구독료가 만만치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은 구독을 기반으로 한 영상 서비스가 대세인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OTT 전성시대 라고 다들 얘기를 하고 있고요 여러분들도 OTT 채널 몇 개 가입해서 보고 계신 분들이 많잖아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OTT가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고 넷플릭스 같은 경우 전세계 가입자만 해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제작비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제작하는 다른 컨텐츠에 비해서 몇 배나 많은 제작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넷플릭스에서 제작비를 많이 주는 거죠 그게 가능한게 전세계 가입자들에게서 받는 구독료가 어마어마한 겁니다. 물론 이제 구독료받는 만큼 콘텐츠 제작비로 그 돈을 거의 다 쓰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여전히 흑자를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라고 넷플릭스의 미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거는 맞습니다만 넷플릭스가 전 세계 영상 미디어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전세계 미디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그런 서비스라고 하는 거는 저희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구독을 하는 OTT가 점점 늘어나면서 넷플릭스에서 모든 콘텐츠를 다 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경쟁 OTT들이 또 있다는 거죠. 디즈니도 있고 뭐 워너도 있고 내가 보고 싶은 게 여기저기 있으면 구독을 여러 개를 해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구독 피로' 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주고 어쨌든 구독을 해야만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세상이 됐으니까 말이죠.
원래는 이 구독료를 내는 것이 광고를 보는 것 보다 훨씬 좋다 라고 해서 이런 OTT 서비스들이 그동안 활성화된거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구독료 내는 게 부담스러운 분들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피로도를 해결하는 새로운 서비스인 FAST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거는 금전적으로 내가 구독료를 내기보다는 차라리 나는 다시 광고를 보겠다 라고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거고요. 그리고 그 시장 중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광고 단가가 높은 나라들에서 이 패스트 채널의 수익구조가 괜찮게 작동을 한다는 등
뭐 이런 점 때문에 미디어 업계 관련된 뉴스에 FAST 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패스트채널을 운영하지 않았던 회사들도 패스채널을 운영하면서 패스트 채널이 눈에 많이 뛰게 된 거죠.
패스트 채널은 스마트TV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삼성하고 LG가 전 세계 스마트TV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적극적으로 삼성하고 LG가 자신들의 스마트TV에 패스트 채널을 볼 수 있게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구요. 삼성의 경우는 '삼성TV 플러스' 라는 이름으로 패스트 채널을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0 여 개국이 넘는 국가에 패스트 채널을 공급하고 있고, 국내에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는지 국내 콘텐츠도 수급을 많이 해서 국내 소비자들 중 삼성 스마트TV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이걸 볼 수 있게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앱을 만들어서 스마트폰에서도 패스트 채널을 볼 수 있게끔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LG는 'LG채널'이라는 이름으로 패스트채널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삼성에 비해 소극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빠르게 변하자 아주 적극적으로 콘텐츠 수급에 나서면서 가입자 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패스트 서비스에 스마트TV 제조사인 삼성과 LG가 이렇게 적극적인 이유는 IPTV라든지 케이블TV라는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세력을 잃고 없어지면서 삼성이나 엘지가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어서 입니다. 삼성이나 엘지가 가장 큰 방송사 역할을 하는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렇게 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삼성하고 LG도 이 부분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굉장히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삼성이나 엘지가 대상으로 하고 있는 시장은 국내 시장만이 아니거든요.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방송이 탄생하는 거고 그 주인공으로 삼성과 엘지가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는 그런 기회의 시간이 왔다 라는 겁니다. 삼성하고 LG 입장에서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겠죠. 아까 얘기드린대로 전 세계 TV의 10대 중 9대가 스마트TV로 이제 판매가 되고 있는데 몇 년이 더 흐르고 나면 일부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TV로 방송을 보게 됩니다. 그때도 여전히 구독료를 내고 넷플릭스라든지 티빙이라든지 웨이브라든지 디즈니라든지 이런 회사의 콘텐츠를 보는 분들도 물론 있겠지만, 광고를 보고 공짜로 영상 콘텐츠를 보겠다 나는 조금 늦게 봐도 된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수 있을 겁니다.
패스트TV 시장 굉장히 커지게 되면 삼성이나 LG 이외에도 관련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패스트채널에서 제공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쏟아져 나오고, 이런 움직임들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스마트TV를 기반으로 하는 FAST 채널이 방송 미디어 업계를 장악할 수도 있을거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시장의 미래 헤게모니를 장악할 회사로 삼성이나 LG가 굉장히 강력한 영향력을 쥐게 됐다 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해외 시장에서 이러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패스트 채널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거고, 아마도 이게 방송으로 통제를 하거나 이런 영역이 아니라 IPTV처럼 방송 외 서비스가 돼서 법과 제도 등의 강한 규제를 피해갈 수도 있을겁니다. 해외 영상 서비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한국의 기업을 더 지원해야 된다는 이유로 규제를 덜 받는 전 세계 규모의 방송사가 나타날 수도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두 회사가 콘텐츠 산업을 제대로 성공시켜본 경험이 없지만, 미래에는 하드웨어에서 콘텐츠로 그 중심을 바꿔야하는 시점이기에 이 좋은 기회를 이 두 회사가 어떻게 살릴 것인지 궁금하네요. 앞으로 방송과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