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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Oct 25. 2019

미래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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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예능PD, ‘미래 미디어 공상가’

1995년 KBS 예능PD로 입사하여 TV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너무나 재미있고 의미까지 있는 일을 할 수 있었기에, PD라는 직업이외에 다른 것은 나의 인생에 없을 것처럼 생각이 되었다. 그런데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접하게 되면서 나의 관심사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TV 방송과 연관이 있는 것들부터 시작된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관심은 점차 인터넷 전반으로 커져갔고, 이제는 미래 사회 모든 분야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전해갔다. 이제 적극적인 ‘미래 미디어 공상가’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나의 변화를 방송사 내부에서 이해 받지 못하였다. TV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 없는 일들처럼 보이는 것들로 틈틈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미디어 관련 글을 쓰는 활동이 많아지자, 같이 제작을 하던 선배와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졌다. 주변의 그런 시선 때문에 위축되기도 했고,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IT 분야의 지인들과 소통을 하면서 미래 미디어의 흐름에 대한 필자의 믿음을 확인하곤 하였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관심을 글로 표현하여 인터넷 게시판에 적기 시작했고, 쓰여진 글의 양과 질이 일정 수준에 올라서면서 개인 블로그도 만들었다. 초기에는 소셜TV, TED, 구글TV, 레드원 카메라, 무선혁명 등 새로운 용어의 개념을 설명하는 성격의 글들이 많았고, 점차 MCN의 미래, 2016 미디어 전망 등 이론과 실제 경험을 섞어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여기에 전망도 함께 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해 갔다. 그런 노력의 결실로 <스마트TV 혁명>(2011) 같은 전문서적을 저술하는 활동까지도 하게 되었다, 10여년의 이런 시간을 거쳐 지금 필자는 KBS의 미래 콘텐츠를 선도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맡아 방송 제작의 노하우와 디지털 세상의 지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있다. 

필자의 졸저 <스마트TV 혁명>은 미래 TV에 대한 과감한 주장을 꽤 많이 담고 있는데, 과감하게 생각을 펼치다보니 미래 예측에서 어극난 부분도 꽤 나타났다. 책에서 주장한 예측 중 가장 크게 빗나간 것은 스마트TV의 ‘형태’에 관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초기 스마트TV 시장을 고급 소비재 시장으로 바라보았다. 고급 소비재 시장에서는 저렴하고 합리적인 제품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할 만한 제품이 더 잘 팔린다고 생각을 하였고, 이런 이유로 스마트TV는 셋탑박스 형태가 아니라 비싼 일체형의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을 했다. 하지만 스마트TV 시장은 그 후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였고 지금은 구글캐스트 같은 저렴한 셋탑박스 형태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TV를 주도하는 주체가 삼성 같은 제조사들이 될거라 생각했던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콘텐츠를 가진 사업자나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는 사업자들이 스마트TV 시장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측이 특정 부분에서는 빗나가긴 했지만 여전히 스마트TV가 미래 미디어에서 차지하게 될 중요성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TV는 이제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다가올 상황이다. 

KBS, SBS, MBC 같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몇 년 전부터 큰 고민이 생겼다. 급격하게 광고수입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첫 번째 고민이고, 이를 대체해주던 콘텐츠 판매 수입의 증가속도가 광고 수익 감소를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방송사들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경기가 좋지 않은 단기적인 원인에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거시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지상파 방송사의 미래가 없다는 컨센서스가 형성이 되고 있으며, 방송사에서도 모두들 디지털 콘텐츠를 미래의 수익원으로 주목을 하게 되었다. 이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지금은 디지털과 모바일에 대한 관심과 기본 지식이 없으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 방송사 경영진들이 앞다투어 디지털 모바일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지금의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실험적인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비전과 합리적인 투자 없이 단기간의 실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방송사들이 디지털 모바일 시대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시도들은 반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이 모든 미디어를 아우르는 미래 미디어 시대에는 PD(프로듀서)의 개념이 달라지고, 주어진 미션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동안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던 PD는, 이제 서비스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소재와 주제를 영상화하는 고민을 주로 해왔다면 이젠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달할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한 능력이 되었다. 사진 동영상 오디오 등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다 이용해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모든 플랫폼에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유통시켜야 하며 사업적인 고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기술변화, 지금 인터넷 기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필수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전기차나 드론처럼 콘텐츠와 그다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의 변화에도 관심을 두어야하며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시대에 필요한 주제를 영상으로 담는 게 피디들에게 중요한 문제였는데, 이제는 단순히 영상화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콘텐츠화 하고 이를 서비스화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마케팅할건지를 전체적으로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가 미래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결이 되는 것은 모바일 세상이라는 것이다. 유명 기관들의 여러 가지 통계 수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들이 모바일 세상에서 이미 살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실감하며 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한국의 경우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순간에 바로 이런 것이 모바일 세상의 모습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쳐다보고 있거나, 휴대 전화를 이어폰으로 연결해서 무언가를 듣고 있는 모습은 아직까지 모바일이 대중화되지 못한 외국 사람들의 눈에는 미래사회를 보는 듯 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일반적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나면 일정 기간 동안 대부분의 구성원이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모두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리 큰 감동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런 현상은 독특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실 때문인지 수많은 모바일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었고, 미디어에서 그리고 산업계에서 모바일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다. 모바일 세상이 과연 어떻게 진화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서 문화적인 차원의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모바일 시대에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으며 성공을 할 것인가 하는 경제적인 관점의 고찰과 함께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우리 사회 문화 전반에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인가 하는 문화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휴대전화가 나오기 전의 과거에는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던 것이 ‘삐삐’라고 불리던 페이저가 등장을 하면서 우리는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문자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제공한 ‘삐삐’가 만들어낸 소통 문화의 변화로 남녀 간의 만남부터, 직장 내의 업무 환경 등 다양한 변혁이 사회 전반에 일어난 것이다. ‘삐삐’가 만들어낸 문화를 생각해보면 이런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상품이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과 문화를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가를 알 수가 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혁명은 ‘삐삐’와 비교해 본다면 경이적인 변화를 우리 사회에 몰고 왔다. 스마트폰은 기존의 휴대폰이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도 서로 음성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하여 혁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에 더하여 휴대전화를 커뮤니케이션 기능 뿐 아니라 미디어 소비 기기로 격상을 시키며 '문화 인터페이스(Manovich, 2001)'로 기능을 하도록 해주었다. 모든 미디어가 인터넷으로 수렴을 하고 있는 이 시대에 스마트폰은 인터넷에 수렴되어진 모든 미디어를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소비 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최고의 미디어 플랫폼이 되었다. 

이제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여겨졌던 스마트폰도 한국 사회에서는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자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차세대 기대주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 중 현재 가장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전기차’와 'IOT' 등 이다. ‘전기차’는 구글이 얼마 전 발표한 무인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차세대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미디어를 소비의 장으로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에서 해방이 되는 경우에, 자동차가 바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 예견으로 많은 유수의 업체들이 차세대 스마트 카의 개발에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IOT는 모든 사물에 인터넷을 적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현재는 주로 안경이나 신발 등 소비자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제품에 적용을 해서 상품들이 개발되어 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에 IOT가 적용이 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쏟아질 것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IOT 등 미래의 한국 사회를 뿌리부터 바꿔놓을 기술들이 가져다줄 경제, 문화적인 측면에서의 임팩트를 미리 가늠해보는 작업이 지금 필요하다. 미래 변화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들을 살펴보고 이것들이 어떻게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에 적용이 되는 가를 고찰해 보는 것은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가는 휼륭한 전략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첫 장에서는 미래 한국사회의 여러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커다란 3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각각의 현상이 발전하는 과정을 들여다보아 미래의 방향을 예측하는 단초를 얻고자 한다. 수없이 다양한 미래 사회의 현상과 문화를 3개의 키워드 안에 모두 담아서 표현한다는 것이 사실 어불성설일 수 있다. 숲 속에 있는 나무 하나하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무 각각의 개성을 몰살시켜 숲 전체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다가 숲 전체를 보지 못하다면, 너무나 빠르고 복잡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미래콘텐츠라 불릴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모바일 콘텐츠들에 대한 이론적 내용들과 실증적 경험들을 함께 기술하여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서 미래의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 가는 지혜를 도출해 보고자 한다.

디지털 콘텐츠나 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논의가 나타난지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론만 무성하고 현장의 경험이 빠져있는 이야기들은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이제는 작더라도 ‘미래 콘텐츠’라고 불리는 디지털-모바일 콘텐츠가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만간 미래 콘텐츠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할만한 의미있는 성공 신화가 쓰여지길 기대한다. 그리고 이 책이 그런 큰 변화의 변곡점에서 의미 있는 생각과 경험의 전파자로서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  차 >     

1미래 한국사회 3대 키워드     

1. Mobile(모바일)

   1> 무선(Wireless) 시대

   2> 모바일 에너지  

   3> 클라우드

   4> 인식기술

   5> 보이지 않는(Invisible) 직장

   6> 모바일 세상

2. China(중국

   1> 중국의 이동통신사업자

   2> 중국 모바일 3두마차

   3> 스마트폰 제조사

   4> 중국의 앱스토어

   5> 중국 동영상 서비스

   6> 2의 중국동남아  

3. AI(인공지능)

   1> 스마트 디바이스 스마트 와치스마트 글래스스마트 카

   2> 웨어러블 디바이스

   3> IOT

   4> Powered Suit(파워드 슈트)

   5> 로봇(Robot)

   6> 사이보그(Cyborg)          

2미래 콘텐츠     

1. UHD 콘텐츠

   1> UHD (Ultra High Definition)

   2> UHD 드라마 제작

   3> UHD 부가서비스

2. 웹드라마

   1> 웹드라마

   2> KBS 웹드라마 프로젝트

   3> KBS 웹드라마

   4> 웹드라마 성공의 조건

   5> 해외의 웹드라마

   6> 디지털 드라마

3. MCN

   1> MCN(Multi Channel Network)

   2> 한국의 주요 MCN사업자

   3> KBS MCN 예띠스튜디오(Yettie Studio)

   4> 예띠TV

   5> 방송사의 MCN 사업

   6> 한국 MCN 산업의 성장과 미래

   7> MCN과 블록버스터

   8>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

4. 중국향 콘텐츠

   1> 중국 미디어시장

   2> 중국 온라인 전용 콘텐츠

   3> 중국 1인방송

5. 웹서비스

   1> 방송사업자와 웹서비스

   2> 연예정보 버티컬 서비스

   3> 드론 버티컬 서비스

   4> 동영상 아카이브 사업

   5> 온라인 광고와 유료서비스

6. VR/AR

   1> VR(Virtual Reality)

   2> VR과 360VR

   3> 360VR 영상 연출

   4> AR

7. 인공지능/드론/로봇 활용 콘텐츠

   1> AI(인공지능)

   2> 드론

   3>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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