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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Nov 12. 2019

인식기술

인식기술

     

2011년 '스마트TV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면서 스마트TV 전도사로서 여기저기 강연을 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강연을 다니면서 필자와는 다른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과 더 넓은 교류를 할 기회가 많아졌고 이런 만남을 통해 스마트TV가 스마트폰처럼 소비자들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콘텐츠보다 UX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런 믿음은 구글, 애플과 인텔같은 회사들이 인식 기술을 얻기 위해 인식 기술 관련 회사들을 인수하는 모습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애플은 이스라엘의 동작인식 기술 기업인 '프라임센스'와 음성을 인식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체 보컬IQ 그리고 표정을 인지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기업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하였고, 구글은 음성인식·자연언어처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API.ai를 인수하였다. 스마트TV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또 다른 세계적 IT 기업인 인텔도 역시 동작인식 기업인 '오멕 인터랙티브'를 인수했다. 

스마트폰의 성공 요인 중에 가장 큰 것이 '터치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UX의 성공적인 도입이라고 생각을 하는 필자는 스마트TV 역시 새로운 UX의 등장이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인식기술 특히 음성과 동작인식 기술이 스마트TV의 새로운 UX를 만들어낼 기본적인 원천이라고 생각을 하며 조만간 소비자들이 놀랄만한 UX와 함께 등장할 스마트TV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현재 스마트TV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히 보고 싶은 동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다시 보기 TV'정도로만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스마트TV를 활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스마트TV는 딱히 동영상을 보는 것 이외에는 다른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새로운 신상 TV로만 인식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통화를 하는 전화의 기능이 고도화된 것이 아니라 통화와는 전혀 다른 기능들이 도입되고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성공하였듯이 스마트TV도 TV의 동영상 시청 이외의 다른 서비스들로 인해서만이 TV라고하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미래의 디바이스로서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성공할 수가 있는 것이다. 스마트TV의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동영상 시청 이외의 다른 기능 중에 어떤 것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하며 이것이 스마트TV가 성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새로운 UX의 등장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스마트TV를 조금 더 편하게 작동하여 동영상을 시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해 내기 위한 기본 바탕이 바로 새로운 UX의 등장이기 때문이다. TV를 가지고 동영상 시청이 아닌 다른 그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자. TV를 지금의 시청하는 도구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바로 스마트TV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현재 스마트TV가 정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정체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점점 더 미디어의 중심으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모든 미디어 기기를 콘트롤하는 중심으로 성장을 하고 있고, TV는 그저 모니터의 기능을 하게 될거라는 의견들도 강력하게 제시가 되고 있다. 이제 TV는 그저 큰 화면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다른 장점이 없는 기기로 취급이 되려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그리고 태블릿PC를 통해서 동영상을 볼 수 있고 큰 화면으로 시청하기 위해서는 그저 미러링을 이용하면 되는데 스마트TV가 과연 설 자리가 있을까?

동영상 시청을 더 편리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스마트TV의 미래를 만들 수가 없다. 스마트TV의 미래는 동영상 시청 이외의 다른 서비스에서 찾아야 한다. 동영상 이외의 것에서 새로운 스마트TV의 서비스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스마트TV의 미래는 없을 것이며, TV는 그저 단순히 큰 모니터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TV에서 동영상 시청 이외의 다른 킬러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힘은 새로운 인식 기술을 적용한 UX에서 나오게 될 것이고, 새로운 UX는 인식기술이 바탕이 된다. 

스마트TV의 경우 이외에도 과거부터 인식 기술은 우리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인식 기술이 그동안 어떻게 우리의 가전기기를 바꾸었나를 생각해 보면 모바일 시대에서 새로운 인식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리모콘 : TV 시청자의 아바타

군대 생활을 표현한 예전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고참이 신참 병사에게 TV의 리모콘 역할을 시키는 장면을 가끔 보곤 한다. 채널을 돌리거나, 음향을 크게 작게 할 때 신참 병사는 고참 병사의 수족이 되어 마치 로봇처럼 고참이 명령하는대로 TV를 조작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리모콘이라는 작은 기기가 인간에게 어떤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는지 바로 알 수가 있다. 예전에 우리는 어떤 디바이스(TV, 라디오, 자동차....)를  원하는대로 조정하기 위해서 그 디바이스가 있는 곳에 가서 신체의 일부를 접촉하는 행동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리모콘의 개발로 인해 우리는 일정 거리에서 큰 움직임이 없이 원하는 디바이스를 통제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직접 접촉을 하지 않고도 무언가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게 표현할 수 없는 희열감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이러한 무선 리모콘의 발명이야말로 기계와 사람이 소통을 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가 있다. 리모콘이 시청자를 게으르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존재하지만, 사람이 처음으로 기계를 떨어진 거리에서 조정할 수 있게 만든 위대한 발명이라는 점에서 UX 측면에서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만하다. 


터치스크린 : 아날로그 느낌의 디지털 인식 기술

‘터치스크린’은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인식 기술로 아이폰을 성공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리모콘으로 인해 전자기기를 소유한 사람이 약간 떨어진 곳에서 기기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면, 터치스크린은 소유하고 있는 전자기기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소비자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정확하게 반응을 해준다는, 지극히 감성적인 부분의 만족을 주는 기기 통제 방법이다. 마치 인간이 기계와 접촉을 하는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게 만든 최초의 감성적 기계 조작 방식이라고 하겠다. 그동안의 기계 조작 방식은 죽어있는 기계를 On-Off 하는 정도거나 1번-2번-3번 등 여러 선택 가능성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인간미가 없는 디지털 방식이었다면, 터치스크린은 수많은 선택 지점 중에 내가 어느 곳을 선택하든 마치 기계가 생물처럼 반응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기계 조작 방식이었던 것이다.

인간은 본래 아날로그의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런데 디지털 방식으로 분석하여 만들어진 세상은 인류에게 기술적 혁신으로 편리함을 안겨주었고 이런 기술적 진보로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우월하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으나 디지털 방식은 인간의 본성과는 다르기 때문에 학습에 의해 적응을 해나갔던 것이지 인간에게 불편한 느낌을 주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디지털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마치 아날로그 방식인 것처럼 느끼게 해줄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개발되었고 터치스크린을 시작으로 인류의 생활에 아날로그적인 인식기술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동작 인식

요즘은 많은 화장실들이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있다. 공중 화장실 안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면 불이 꺼져 있다가 누군가 들어와 움직임이 감지되면 불이 커지는 것이다. 동작 인식은 초기에는 움직이는 물체가 있는가를 판단하는 단순한 기술에서 이제는 동작을 구별하여 그 움직임이 어떤 의미인가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고 있다. 특정 동작을 함으로써 기기를 원하는대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동작 인식이 중요한 기기 작동 방식의 하나로 발전하고 있다. 

위(Wii)라고 하는 닌텐도의 게임기가 이러한 동작 인식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만들어진 제품으로 출시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후 MS에서 키넥트(Kinect)라는 이름의 동작 인식 기술이 발표되어 이 분야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관심을 폭발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제품에 스마트 핑거(Smart Finger)라는 이름의 동작 인식 기술이 적용, 애플의 동작인식 전문 스타트업 프라임센스(MS의 키넥트 기술을 개발한 업체) 인수, 구글의 프로젝트 솔리(Soli), 인텔의 리얼센스 등 동작 인식이 많은 기업들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개발이 되고 있다.


음성 인식

기계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에 반응을 하도록 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의 언어를 연구하고 이를 분석해서 컴퓨터가 이를 해석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한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입력받은 사람의 음성을 컴퓨터가 분석하고 특징을 추출한 다음, 미리 만들어둔 음성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여 가장 유사한 것을 선택하고 이에 반응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음성인식 기술은 사람마다 목소리, 발음, 억양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인식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런데 점차 인식률이 높아지면서 구글의 음성 검색이나 구글 번역기가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애플의 아이폰이 ‘시리’라는 음성 인식 비서 서비스로 음성 인식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아마존의 ‘에코’라는 제품이 등장을 하면서 지금은 음성 인식이 가장 빠르게 성장을 할 인식 기술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졌고 IOT와 AI(인공지능)과 관련한 연관성으로 인해 그 연관 제품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에코(Echo)는 스피커이다. 그런데 기존의 소리를 들려주던 스피커와는 달리 음성으로 검색, 음악 재생, 스케쥴 관리 등을 할 수 있고 와이파이를 통해 다른 가전 제품의 제어가 가능하다. 점차 그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연결이 가능한 제품들이 증가하고 있어 에코가 스마트홈이라고 불리는 가정 내에서의 콘트롤 타워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알렉사”라는 가상의 비서가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 같은 형식으로 제어가 가능한 이 스피커는 마치 영화 ‘Her’에서 주인공이 컴퓨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판타지가 현실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에코’의 성공으로 전 세계의 유명 IT기업들은 거의 모두 비슷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고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많은 유사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향후 음성 인식 기술이 더 정교해질 경우에는 기기와 인간 간의 음성 언어 소통이 가능해지며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어학 공부를 스피커와 대화를 하며 하게 될 것이고, 의사들의 의료 진단도 집 안에서 TV가 환자와 대화를 하며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무선 센서 네트워크

모바일 통신 기술에서도 기기 간의 통신 기술이 있었듯이, 인식 기술에서도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우리 주변의 사물들의 변화를 인식하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의 기술도 모바일 미래에 핵심 기술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앞에서의 인식 기술들이 사람의 행동을 기계가 인식하는 것이었다면, 무선 센서 기술은 사람 이외의 다른 사물들에 대한 변화 정보를 센서라고 하는 기기가 감지하여 수집하고 이를 정해둔 곳에 보내주는 것이다. 센서(Sensor)는 우리 환경이나 사물들의 변화를 감지하여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일정한 신호로 정해진 곳에 알려주는 기기를 말한다. 센서는 인간이 가진 5가지 감각, 즉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기계적으로 감지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센서 네트워크는 사람과 기기 간의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기기들 간의 자동화된 원격 정보 수집을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사람의 노동력 없이 기기들 간의 정보 교환으로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그 경제성에 주목을 하고 있다. 

센서 관련 기술은 여러 기업에서 미래의 성장 산업으로 보고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 스마트 더스트(smart dust)라는 용어는 재미있는 의미 때문에 더 시선을 끈다. ‘스마트 더스트’의 개념은 이렇다. 원하는 곳에 이 스마트 더스트를 뿌려 두면, 이 먼지처럼 작은 기기들이 주변의 온도, 빛, 진동 등의 환경 정보를 감지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보내주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곳의 측정이나 관측을 사람의 노동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센서의 크기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서 마치 먼지처럼 흩뿌릴 수 있는 센서라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이런 센서가 경제성을 가지게 되어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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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

     

1장. 미래 한국사회 3대 키워드

     

1. Mobile(모바일)

   1> 무선(Wireless) 시대

   2> 모바일 에너지  

   3> 클라우드

   4> 인식기술

   5> 보이지 않는(Invisible) 직장

   6> 모바일 세상

2. China(중국) 

   1> 중국의 이동통신사업자

   2> 중국 모바일 3두마차

   3> 스마트폰 제조사

   4> 중국의 앱스토어

   5> 중국 동영상 서비스

   6> 제2의 중국, 동남아  

3. AI(인공지능)

   1> 스마트 디바이스 : 스마트 와치,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카

   2> 웨어러블 디바이스

   3> IOT

   4> Powered Suit(파워드 슈트)

   5> 로봇(Robot)

   6> 사이보그(Cyborg)

     

     

2장. 미래 콘텐츠

     

1. UHD 콘텐츠

   1> UHD (Ultra High Definition)

   2> UHD 드라마 제작

   3> UHD 부가서비스

2. 웹드라마

   1> 웹드라마

   2> KBS 웹드라마 프로젝트

   3> KBS 웹드라마

   4> 웹드라마 성공의 조건

   5> 해외의 웹드라마

   6> 디지털 드라마

3. MCN

   1> MCN(Multi Channel Network)

   2> 한국의 주요 MCN사업자

   3> KBS MCN 예띠스튜디오(Yettie Studio)

   4> 예띠TV

   5> 방송사의 MCN 사업

   6> 한국 MCN 산업의 성장과 미래

   7> MCN과 블록버스터

   8>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

4. 중국향 콘텐츠

   1> 중국 미디어시장

   2> 중국 온라인 전용 콘텐츠

   3> 중국 1인방송

5. 웹서비스

   1> 방송사업자와 웹서비스

   2> 연예정보 버티컬 서비스

   3> 드론 버티컬 서비스

   4> 동영상 아카이브 사업

   5> 온라인 광고와 유료서비스

6. VR/AR

   1> VR(Virtual Reality)

   2> VR과 360VR

   3> 360VR 영상 연출

   4> AR

7. 인공지능/드론/로봇 활용 콘텐츠

   1> AI(인공지능)

   2> 드론

   3>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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