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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찬수 Mar 14. 2021

‘사이버스페이스’와 ‘메타버스’ 그리고 ‘아바타’

사이버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우리는 유튜브에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며 댓글로 서로 소통합니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글과 사진 그리고 영상으로 공유하구요. 저 멀리 서버에 있는 디지털 정보로 만들어지는 화면 속 세상인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마치 현실 세계의 일부인 것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은 통신 장비와 컴퓨터, 서버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가상세계를 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현실에서는 기계장비와 통신선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에서 우리 인간은 ‘사이버스페이스(cyber space)’를 창조해 낸 것입니다. 

‘사이버스페이스(cyber space)’는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뇌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공간입니다. 서버의 하드 디스크에 0과 1의 기호로 저장되어 있는 정보들로 만들어진 인터넷 세상입니다. 사이버 공간과 현실 공간은 모니터 화면을 두고 경계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사이버스페이스에는 우리 인간이 업데이트한 정보만 있을 뿐, 정작 사용자인 우리는 모니터 밖의 현실세계에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인간이 한 걸음 더 가상의 세계로 들어간 것이 바로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사이버스페이스’가 사용자인 인간과 분리되어 존재했다면, ‘메타버스(Metaverse)’는 인간이 들어가 참여할 수 있는 가상세계입니다. 물론 직접 자신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아바타(Avata)’라는 본인을 대신해 가상세계에 참여하는 존재가 필요하지만요. 

내가 선택한 모습과 능력(심지어는 초능력까지도)을 가진 아바타로 가상세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사이버스페이스’와 ‘메타버스’의 근본적인 차이점입니다. ‘아바타’는 현실 세계의 나와 연결되어 있으며 소통합니다. 모니터 밖에서 사이버스페이스와 분리되어 있던 우리는 ‘아바타’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 활동하는 것은 엄청난 잠재력과 자유를 주게 됩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보신 분들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가진 전직 해병대원입니다. 원래 형이 조종할 예정이었던 아바타를 형의 죽음으로 인해 그가 대신하여 조종하게 되는데, ‘아바타’ 신체 접속으로 그는 영화 속 배경이 되는 다른 행성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몇 십 년 만에 걸을 수 있게 됩니다. ‘아바타’로는 새로운 세상에서 자신의 장애나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와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2018년 개봉했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은 ‘메타버스(Metaverse)’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로 여러 매체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요. 영화 속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는 자신이 원하는 ‘아바타’의 모습으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한 곳으로 ‘메타버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영화 속 상상의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메타버스(Metaverse)’를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것과 유사한 가상세계를 꿈꾸고 있습니다. 사이버스페이스가 지금은 우리의 현실 세계 일부가 된 것처럼, 미래 세대에게는 이러한 메타버스가 현실의 일부로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무리 멋진 가상세계도 현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영화 ‘아바타’의 주인공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었지만, 아바타의 모습으로 다른 행성에서는 걸을 수 있었습니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는 현실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그는 역시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을 메타버스가 바꿔주지는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메타버스가 ‘현실 회피’를 조장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메타버스’도 결국은 현실의 인류가 활용하는 새로운 도구이자 창작물 중 하나일 수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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