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뜨개에서 보낸 한 철'을 마치며

by 심가연


글을 쓰고, 글쓰기 강의를 한지 대학을 졸업한 후 10년이 되었다.

글쓰기 과외로 시작한 일이 도서관에서 수업을 하고, 작은 소강의 들을 열기도 했다.

개인 작업과 수업을 하면서 올해는 처음으로 전시를 열어서 사람들을 초대했다.

손님을 초대하는 일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힘이 드는 일이었지만. 내가 만든 전시 공간을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방문하여 이것저것 물어보며 관심을 받는 일은 상당히 기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연히 들른 사람들과 좋은 인연이 되어서 인스타에서 소식을 아는 사이가 되기도 했다. 조용히 나를 팔로우하고 있던 창작자분과도 워크숍을 하며 즐겁게 코바늘 버섯을 만들어볼 수 있었다. 동네에 뜨개를 좋아하는 분들과 작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나를 위해 방문해 준 지인 한 분 한 분이 내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느끼고 더 의미 있는 사람이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사실 이번 공업사 전시를 통해서 나는 책 한 권을 내고자 했을 뿐이다. 한데 다른 방향으로 꽤 공부가 된 것 같다. 책을 통한 전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과 전시에 어떻게 하면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서 바라볼 수 있었다.


앞으로의 북페어, 독립출판, 일러스트 작업들을 하는 데 있어서 내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했는지 기억해두어야 할 것 같다.


하고자 하는 말을 최대한 단순하고 선명해야 한다는 것. 생각보다 전달이 잘 안 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더불어 사람들에게 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떤 프로그램으로 전할 수 있는지 다른 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관찰하며 다음번에는 구체화해서 기획하고 싶다.


사실 책은 전시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코바늘 버섯 워크숍으로, 오히려 더 쉬운 위빙장난감으로 내가 털실에서 받은 위로를 더욱 가볍게 누구에게나 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털실을 통해 이 사람이 왜 이것을 좋아하고,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를 나중에야 바라봐 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타인의 공간에 전시를 보러 가면 낯을 가리는 경우가 많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보지 못한다. 하긴 어떤 전시에서도 책은 전시를 다 보고 나올 때야 구매했었던 것 같다.


책을 쓰고 그것을 판매하는 일은, 어떤 일일까?

나는 작년 북페어에서 열심히 책을 팔던 용기 있는 사람들에게서 어떤 자극을 받았다. 지금껏 골방에서 숨어서 나의 글을 누군가 읽어주길, 언젠간 책이 되길 막연히 기다렸었다. 글을 쓰는 일은 사실 하나의 작은 시작일 뿐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웬만해서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궁금해하거나 사서 읽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넷플렉스, 유튜브 대신 개인이 만든 독립출판 서적은 어떨 때 사고 싶어지는 걸까? 나는 그곳에서 서로 책을 판매하고 사던 행렬에서 내가 마음에 든 작가들을 몇몇 팔로우하며 이들의 작업들을 관찰해 보았다. 이소 작가님은 친근하기도 하고, 쉬운 듯 가벼운 듯 경쾌한 팬시 일러스트에 일상을 담았다. 나는 내가 우연히 북페어에서 만난 이소 작가의 달력을 2만 원에 구입했다. 이소 작가님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나는 그녀의 작업을 스쳐 지나가며, 이거 꽤 좋은데라고 느꼈었다. 그거면 끝난 것 아닐까. 물론 인터뷰 영상도 찾아보았다. 그분은 환경운동에 대한 메세지를 이야기하는 디자이너였다. 더 좋아졌다. 그때 이후 나는 여전히 그녀의 작업을 보면 웃음이 나오고 좋은데라고 느낀다. 달력은 특성상 1년 내내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나도 앞으로 내 글과 그림을 같이 작업하여 계속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테마를 정해 브런치에 연재한 예정이다. 가능한 만큼 천천히.


올해에 지원한 북페어는 모두 떨어진 상황이다. 북페어 경쟁률이 상당히 쎈 것 같다. 대신 계획한 북페어 대신 #빈칸에서 책 전시를 9월부터 하게 되었다. 또 예상치 못한 다른 일들이 생길 것 같다. 그건 다음 에세이에서 또 이야기를 올리도 싶다.




공업사 전시를 마치며.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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