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보듯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시집 바람 부는 날 나무아래에 서면 / 강이랑/ 그래서 출판사- 바다 보듯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시집을 고르는 기준은 페이지를 넘겨 아코디언처럼 휘리릭 펼치고, 그 문장과 단어들이 스쳐갈 때 흐름을 느끼는 일을 좋아한다. 그 패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언어들이 어떻게 넘어가는지를 팔락팔락 읽으며 고른다.
백색의 표지에 이미나 작가 고양이 그림이 함께 만난 표지는 천진한 인상을 띄고 있었다. 한 손에 들어오는 표지와 내지의 종이 질감도 마음에 들었다.
가방에 넣고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한 편씩 읽어보았다. 담백하고 소탈한 생각이 담긴 책이었다. 강이랑 시인의 언어들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포착하였다. 그 순간들마다 만난 자연과의 대화로 이루어진 노랫말이었다. ‘선택지’라는 작품은 선택이란 한 나무의 가지에서 뻣어나가듯 여러 가지의 선택지가 나와 펼쳐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선택지들을 마주하고 그 갈래길에서 내가 느꼈던 불안감을 달래주는 말이었다.
‘비둘기와 나’에서는 비둘기가 날 수 있다는 사실에 도취한 나머지 버스를 조심하지 않는다. 화자는 비둘기에게 경고한다. 버스 조심해, 나는 어떤 대상에 대한 다정한 조언들 건네는 화자의 태도에서 그녀가 자연에 가진 애정 어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화자는 실수도 딴 ‘파란 열매’에게도 사과를 하고, ‘땅’에게 기도를 한다. 자연과 연결된 그녀는 단단한 존재감을 채우고 있다. 도시인이 가진 두려움과 외로움 없이 바로 자신을 세우고 있다. 그게 어디서 생긴 마음일까.
자연과의 연결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도시에 살면서 스마트폰만 보면서 자연과 내가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고 지내왔다. 문득 마음이 힘들 때마다 그 사실을 깨닫기 위해 머나먼 바다로 떠났다. 그 사실을 자주 기억해 낼 수만 있다면 언제든 자연에 가서 힘을 얻고 올 수 있었을 텐데… 나는 바다를 보러 가는 대신 강이랑 시인의 시집을 펼쳐 바다를 보듯 내가 잃어버린 자연과의 연결감을 다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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