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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가연 Jan 10. 2022

겨울엔 고구마처럼 따순 냄비에 들어갈래.


날씨에 따라 기분이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전에는 내가 왜 이러지라고 생각했다면, 겨울이 되면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시작한다. 굳어버린 몸처럼 마음도 딱딱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문득 겨울잠을 자는 동물을 떠올리며, 부럽다고 혼자 중얼거려보기도 한다.

'겨울에는 그러니까 잠을 자야하는 거지. 겨울은 그래 좀 쉬어줘야돼.'


이제껏 빨리 달리던 걸음을 조금 느슨하게 멈춰보기도 한다. 흐릿해진 겨울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리쬐던 여름날의 햇빛이 떠올라 새삼 그리워진다. 햇빛만 쐬도 기분이 좋아지던 그 날들.


봄이 언제 오려나. 1월. 바닥에 달라붙은 얼음조각을 툭 발로 차며 걷는다.


겨울을 계속 미워하면 뭐하나. 우리나라의 4분의 일이 겨울인 것을. 겨울을 이겨내려면 겨울잠 대신 겨울에 좋아하는 일을 찾아봐야지.


1. 아이들과 썰매장을 못 가는 대신. 썰매를 구입했다.

2. 이틀에 한번은 따뜻한 욕조에 들어가기. 몸이 풀어지는 기분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지!

3. 뜨개질 하면서 털실 만져도 손에 땀이 나지 않는다. 니터에게는 분명히 행복한 계절.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뜨개질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4. 샤브샤브에서 고기와 야채를 건져먹기.

5. 아이들과 붙어서 자면서 체온을 느끼기.

6. 부드러운 스웨터와 목도리를 하고 외출하기.


춥기 때문에 더 사랑하게 되는 따뜻한 것들을 떠올려보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아무리 따뜻해지고 싶어도 우리 지방은 늘리지 말기로.


겨울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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