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때린 사람에게 맞설 수 있는가?

by 심가연

시간이 지나고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의 시작이었다. 날이 더워서 밤에도 열기가 빠지지 않아 사람들이 집에서 못 있고 놀이터에 나와서 한숨 돌리며 서로 마주 앉아 있었다. 나도 둘째 영화는 유모차에, 첫째 평화와 손을 잡고 300미터 정도를 걸어서 있는 주택가 근처의 놀이터로 갔다. 아파트 놀이터와 달리 주택가의 놀이터는 어르신들이 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쪽 구석에는 쓰레기가 뒹굴고, 어떤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놀든 말든 그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도 가끔씩은 그곳에 귀여운 아이들이 있고, 첫째는 그런 형아들과 재밌게 놀기 때문에 가보기로 했었다.


놀이터에 도착하자마자 웬일인지 평화는 한 할아버지가 타고 있는 기구로 가서 자기가 타고 싶다고 말했다. 무리한 요구라 생각했지만 영화를 유모차에 내리느라 신경 쓰지 못했다. 갑자기 '찰싹'하는 소리가 났고, 첫째 아들은 그대로 나에게 달려와 상처 받은 얼굴로 내 등 뒤에 숨었다.


열개가 넘는 기구에 모두 어르신들이 타고 있었고, 한 할머니가 상황을 중재하려는 듯 '귀여워서 쓰다듬은 거라고' 했다 그 할아버지가 아이를 때린 사실을 무마하려는 것인지, 알려주시는 것인지 말했다. 어떤 상황인지 판단이 되지 않다가 그제야 이해가 되자.


'아'

탄식이 입에서 조금 흘러나왔고, 내 아이를 때린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 사람은 얼굴이 벌게진 채로 자신이 아주 어린아이를 때린 것을 조금은 후회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아이가 귀찮은 것은 이해되지만 그 찰나에 손이 나가다니...


아이는 여전히 내 옷을 끌어당기면서 할아버지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내 뒤에 숨어 있었다. 나도 그 할아버지가 무서웠다. 미친 사람이면 어떻게 하지.


'집에 가자.'

아이는 싫다고, 내 등 뒤에 매달려서 그 상황을 내게 맡겼다. 그리고 나를 보고 있었다.

결국 나는 이를 다문 채 물었다.

'아저씨, 아이가 너무 놀랐어요. 아이를 좀 달래주세요.'

할아버지는 얼굴이 점점 빨개졌고, 옆에 있는 할머니들이 대신 역성을 들어주었다.

결국 할아버지는 기구에서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듯이 내려왔지만 끝끝내 사과하지는 않았다.

'제 아이 좀 달래주세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의 최선이었다. 나는 아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 내몰린다. 그것만큼 조금 더 강해지기도 한다. 아이가 뒤에서 나를 보고 있어서. 엄마가 비굴하게 도망가는 모습은 도저히 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물론 아이 앞에서 무참하게 맞는 모습을 보일까 봐 그게 더 무섭기도 했다. 내 아이는 아마 기억도 못하겠지만. 나에게는 여름날의 아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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