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마더스클럽을 보고
그린 마더스 클럽에 등장하는 유빈맘(추자현)은 절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는 눈치가 빨라 사람들의 심리를 잘 간파하고 적절한 조언을 적절한 시기에 건넬 줄 안다.
그렇게 처음은 악연 같았지만 어느새 사이가 좋아진 은표(이요원)의 마음을 얻고, 은표의 속얘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도 그녀는 약점이 될 만한 본인의 속내는 절대 꺼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은표에게 보인 친절한 행동들이 거짓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분명 유빈맘도 은표와의 우정에서 따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는 그 우정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앙리맘(김규리)이 죽기 바로 전날, 유빈맘은 마지막으로 앙리맘을 만났다. 이러한 숨겨야 할 진실이 생긴 이상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들 중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다른 이유를 들어 자신이 유력 용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려 한다.
사람들은 타인을 비난할 때,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여해 볼 때가 많다. 내 마음속에 갖고 있는 것을 타인에게서 발견한다. 그 사람은 이래서 이럴 것이고, 저럴 것이야 하고 생각한다.
결국은 진짜 나쁜 사람들로 둘러 싸인게 아니다.
적의에 찬 우리의 감정이 ‘타인은 언제나 나를 공격한다’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유빈맘은 그러한 자신의 환상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한다. 은표와 함께한 좋은 추억들을 변명과 거짓, 교묘한 부풀리기로 완전히 망치고 있다.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은표의 약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지킨다고 해서 행복할까?
자신의 가정과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과연 타인의 불행밖에는 없는 것인지, 그녀의 대처가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