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날들이 갔다. 해결해야 할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고 브런치에 눈 돌릴 여유가 없었다. 선택을 했고 번복했고 선택했고 또 번복했다. 이럴까 저럴까 숫한 갈등은 아무 결론도 없이 결국 원점. 살아있다는 건 끊임없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끊임없이 갈등하고 선택을 강요받는 일이다. 그것도 80:20 같은 갈등이 아니고 49: 51 같은,
대체 무엇을 그토록 고민했나? 헛수고 같은 과정을 말하자면 길고 복잡하지만 결론은 없고, 허무와 허탈이 최고치를 경신한 순간, 이 순간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얼음물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브런치였다. 브런치가 아니었으면 머리를 쥐어뜯거나 옆으로 쪼그리고 누워 한참을 뒤척였을지 모르겠다.
글을 쓰면서 복기하고 복기하고 복잡다단했던 일들은 단 몇 줄로 요약되었고 마음은 간단해졌다. 마음이 간단해졌다고 쓰고 보니 정말 그렇게 되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영화 한 편 보고 나면 내일은 또 내일의 선택이 청구서처럼 날아 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