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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 에티오피아 게이샤 마일드

Abaya Geisha G1 Natural Mild Flavour

by 물가에 앉는 마음

다른 판매회사에서 Ethiopia Abaya Geisha G1 Natural를 구입해 맛있게 먹었다. 이번에는 크기를 세분화하여 판매하고 있는 곳에서 구입했다. 일반적으로 같은 품종에서는 커다란 생두가 등급이 높고 맛도 좋으며 가격도 비싸다. 하지만 Ethiopia는 크기로 등급을 나누지 않고 결점두 개수로 등급을 나눈다. 품종은 게이샤이다. cupping note는 밀크초콜릿, 라즈베리, 복숭아이며 주요 풍미는 딸기와 건조과일의 시고 단 맛이라 한다.

Mild flavour는 screen size 16으로 Ethiopia 생두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한다. screen size 16인 커다란 사이즈의 생두를 골라냈지만 screen size 14보다 가격이 15% 정도 헐하다. 물론 가격이 헐하니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나야 하지만 Deep Flavour보다 Acidity만 약간 떨어지고 전체적인 평가에서는 점수가 같다. 이 정도는 양보가능한 부분이다.


Ethiopia Abaya Geisha G1 Natural Mild Flavour를 구입한 또 다른 이유는 구입하는 생두의 단가가 올라가면서 낮은 단가의 생두는 소비속도가 저하되었다. 아무래도 맛과 향에서 비교되니 저가 커피에는 손이 가지 않는다. 인간의 입은 참으로 까다롭다.

향은 떨어지나 달고 묵직한 Ethiopia Yirgacheffe Koke honey와 Ethiopia Yirgacheffe G2와 블랜딩을 하여 향기로우면서도 묵직한 Yirgacheffe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물론 명색이 Geisha이므로 싱글 오리진으로도 손색없는 맛일터이다.


로스팅포인트는 1차 popping완료시점인 ‘city’로 235˚C에서 11분간 로스팅하여 170 gram을 얻었다. Ethiopia Abaya Geisha G1 Natural Deep flavour는 235˚C 12분 171 gram을 얻었으니 같은 수준으로 로스팅되었다. Mild Flavour와 Deep flavour는 같은 농장, 같은 나무에서 자란 원두를 스크린 사이즈로 크기만 선별한 것이다. Deep flavour에 비해 Acidity만 약간 처질뿐 평점은 같으나 맛과 향이 다르며 가격은 헐하다. 과연 맛과 향에서 돈값(?)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Fragrance(분쇄 커피의 향기)는 과일향으로 꽃향은 나지 않는 것 같다. Aroma(물을 부은 후 향기)도 얌전한 편이니 벌써 돈값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진한 에스프레소로 혀를 적셔보니 도드라진 맛은 산미와 초콜릿맛이다. Deep Flavour의 cupping note는 초콜릿이며, Mild Flavour의 cupping note는 밀크초콜릿이었으나 내 입맛은 반대다. 부드럽기는 하지만 Deep Flavour가 밀크초콜릿이며 Mild Flavour는 보통 초콜릿이다.


Acidity(입과 코로 느끼는 산미)는 주스의 산미이며 Sweetness(입으로 느끼는 단맛)도 양호하다. Body(Mouth Feel, 커피의 무게감, 거칠고 부드러운 정도)는 무겁지 않았으며 부드러운 편이다. 아쉬운 점은 Aftertaste(여운)이 길지 않았다.

예전에 연태고량주 맛을 비교한 적이 있었다. 단골중국집 사장님이 식사 중에 가격이 헐한 연태고량주를 한병 갖고 왔다. 한 병에 5만 원씩 받는 고량주와 병모양은 똑같이 생겼으나 3만 원이란다. 목 넘김까지는 5만 원짜리 연태고량주와 차이가 없었으나 목 넘김 후 고량주의 맛과 향이 순식간에 없어졌다. 소위 Aftertaste(여운)가 없었다. Deep Flavour와 Mild Flavour는 같은 농장에서 생산된 생두를 크기별로 선별한 것이지만 맛과 향의 차이는 연태고량주 5만 원, 3만 원짜리처럼 차이가 났다.


Deep flavour는 로스팅 후와 분쇄 후의 향기가 잘 숙성된 과일의 달콤하고 시큼한 향과 원색의 꽃향기로 매우 좋았다.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놓아도 중간이상은 한다. 맛은 초콜릿의 부드러운 단맛이 산미까지 잊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Mild Flavour는 숙성과정에서 발산되는 원두의 향이 Ethiopia Yirgacheffe 답지 않게 조금은 얌전했다. 단맛이 높지 않아 첫맛의 인상은 과일의 산미가 도드라졌으며 전반적인 맛은 초콜릿맛이지만 풍성한 맛은 아니었으며 커피맛의 여운은 길지 않았다.


Deep flavour와 비교하니 맛이 떨어지는 것이지 Mild Flavour 싱글오리진도 괜찮은 맛이다. 구입 목적이 Blending용이니 1달 후 Mild Flavour 싱글오리진과 Blending 한 커피를 마셔볼까 한다. 개인 사정이 있어 근 1달간은 커피를 로스팅하지 못한다.



주의 및 경고 1: 커피에 대해 일자무식인 생초보가 좌충우돌하며 로스팅하는 이야기이므로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주의 및 경고 2: 로스팅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 취미를 붙이지 못할 때는 로스팅된 원두를 구입하는 것이 맛있고 저렴하다.

주의 및 경고 3: 앞으로 계속되는 커피이야기는 전문적이지 못하므로 커피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전문서적 구입 또는 전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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