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7. 광교 호수공원 카페는
‘카페 영앤아’가 스타벅스에 비해 커피 맛이 없어 조용한 것은 아니다
광교 호수공원은 연배 있는 분들에게는 원천유원지로 기억되는 곳이다. 8~90년대에는 원천유원지로, 그 이전에는 수도권 낚시터였다. 현재는 광교신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고층아파트 숲 속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카페는 분위기를 파는 곳인지, 문자 그대로 커피를 파는 곳인지 정의가 애매모호하다. 물론커피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으면 금상첨화겠으나 쉽지 않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커피맛이 먼저라고 생각하기에 카페를 자주 찾지는 않는다. 로스팅하는 지인들이 입맛을 버려놓은 탓이다.
직장 다닐 때는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가 최고였다. 로스팅 고수들이 볶고 내린 데다 나주 혁신도시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커피를 마셨으니 뷰도 좋았다. 낚시 갈 때도 로스팅사부가 커피를 내려오니 그보다 더한 커피맛이 없었다. 낚시터에서는 소위 말하는 봉지커피(일회용 커피믹스) 식은 것도 맛나는데 고수가 내린 향기 좋은 원두커피 맛은 황홀한 수준이다.
로스팅초보지만 현재 마시는 커피맛을 능가하는 카페를 찾지 못했다. 로스팅을 잘해서 맛이 좋다기보다 내 취향의 생두를 입맛에 맞게 로스팅하고 커피를 내리니 우리 집 커피맛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을 만나면 카페를 찾게 된다.
** 커피 맛이 좋은 이유는 딱 하나다. 비싼 원두를 구입하니 로스팅을 대충 해도 카페에서 파는 커피 맛을 능가하는 것이지 로스팅 실력과는 전혀 무관하다. **
광교에서 분위기 좋은 카페는 카페거리에서 찾아야 한다. 개성 있게 인테리어를 하고 노천에도 테이블이 있어 볕 좋은 날에는 노천도 좋을듯하다. 하지만 남자들끼리는 분위기를 따지지 않는다. 차 한잔 마시자고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시끄럽지 않고 의자 편한 곳이면 된다. 사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맛은 거기서 거기다.
스타벅스 광교SK뷰레이크 41F은 전망이 좋지만 노트북을 켜놓은 사람들이 전망 좋은 곳을 선점했기에 명당자리 잡기가 어려운 곳이다. 가봤던 카페 중 최고로 높은 것 같다. 광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붐비고 소란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밥을 먹기도, 굶기도 어정쩡한 시각이라면 빵 한 조각과 차 한잔도 좋다. ‘파티세리 아 파리’, 프랑스인 제빵사가 만드는 빵집으로 크로와상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식빵과 초콜릿빵인 쇼콜라도 크로와상을 닮은 것을 보면 제빵사가 크로와상 전공이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빵일 수도 있겠다 싶다.
크로와상 맛집이나 치아바타 또는 비스킷같이 부슬부슬한. 스콘을 구입하곤 한다. 치아바타는 뛰어난 맛이라고는 할 수 없는 보통의 맛이다. 올리브나 견과류를 넣지 않은 Plain 치아바타를 좋아하기에 박한 점수를 줬다..
빵을 먹고 차를 마시려면 매장밖 테라스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이용해야 한다. 파라솔이 있어 해는 가릴 수 있으나 더운 것이 단점이다.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처럼 투명천막을 친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마셔보지 못했기에 평가는 불가하다. 테라스에는 테이블이 4~5개 정도 있으나 프랑스감성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 좀처럼 빈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
호수공원에 있는 힐스테이트 광교아파트 상가 2층에 ‘coffee, beer. wine'이라는 간판이 있다. ’cafe:ya'라는 간판도 보이고 ‘카페 영앤아’라는 간판도 걸려있으나 카페 정식 이름은 ‘카페 영앤아’란다. 콩국수와 칼국수가 맛있는 '면미정’ 바로 옆집이며 가깝고 깨끗하고 조용해 자주 이용한다.
간판을 봤을 때는 아마도 coffee는 부전공이 아닐까 생각했으나 들어가 보니 Roastery cafe로 coffee가 전공인 집이다. 날 더운 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컬럼비아, 예가체프, 브라질, 에티오피아 아바야 게이샤로 블렌딩한 커피가 나왔다. 이날 커피맛은 조금 묵직했다. Roastery cafe인 만큼 직접 로스팅한 원두와 핸드드립커피도 판매한다.
‘카페 영앤아’가 스타벅스에 비해 커피 맛이 없어 조용한 것은 아니다. 하긴 Roastery cafe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맛이 없다면 일찌감치 문 닫고 영업을 포기해야 마땅하다. 유명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보다 나은 맛이니 보통이상은 되지만 입지여건이 그리 좋은 곳이 아니기에 조용하다.
고객입장에서는 조용해서 좋기는 하지만 문 닫을 정도는 아니었으면 한다. 혹시 ‘coffee’뿐 아니라 ‘beer. wine'맛이 뛰어나 밤 영업이 잘되는 곳인지 모르겠으나 禁酒(금주) 후 야행성버릇이 없어져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커피 맛도 보통 이상이며 깨끗하고 조용하며 널찍하다. 게다가 붐비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 카페인가.
브런치용 식사도 판매하며 직접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