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1. 따로 또 같이

구글과 ChatGPT로 인해 편리해지기는 했다.

by 물가에 앉는 마음

작은 아이는 1년에 한 번 연어처럼 한국에 와서 2달 정도 집에 머물다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이번에는 예비사위인 남자 친구와 같이 왔다. 한국에서 재택근무도 하고 친구 만나고 쇼핑도 다닌다. 재택근무시간은 네덜란드 시간에 맞춰야 하니 시간이 뒤죽박죽이다. 한국시간으로 16시에 업무를 시작해 24시경 끝난다. 부부에게는 저녁, 작은아이에게는 점심을 먹고는 작별인사를 한다. 부부는 꿈나라로 가고 아이들은 업무를 끝낸 후 밖에 나가 외식과 술 한잔을 한다.

한 달 정도 열심히 일하고 한 달간은 휴가다. 작은아이와 예비사위, 우리 부부가 같이 일본 여행길에 나선다. 일본여행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즈음 시작된다. 경로는 나고야로 들어가 일본 중부 기후현, 교토, 오사카로 나온다. 기후현까지는 작은아이와 같이하고 교토에서는 같은 숙소에 있지만 따로 관광한다. 1팀이 2팀이 되었다가 저녁에는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일정이다. 오사카에서는 헤어져 우리는 귀국하고 작은 아이팀은 며칠 더 있는다.


작은아이와 다니면 좋은 점은 신경 쓸 것이 없는 것이다. 모든 일정과 계획을 알아서 처리하니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가이드 겸 프래너에 잔심부름꾼이자 보호자이기도 하다. 아마도 단체관광단 가이드 정도되는 역할을 한다.

교토에서 따로 다니기로 했지만 걱정되는 부분은 없다. 아내가 2년 전 다녀온 곳이니 생소하지 않을 것이며, 작은 아이는 3번째라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 된다. 숙소도 2년 전 묵었던 곳과 가까운 곳이란다.

일본에는 세 번째다. 도쿄와 후쿠시마는 업무차 다녀왔으니 휴일에 근처를 잠깐 관광하고 업무 후 저녁식사시간에 밤문화정도만 경험하는 반쪽여행이었다. 또한 출장 목적이 있으니 머릿속은 온통 오늘 업무에 대한 복기와 내일 업무에 대한 예습으로 가득 차 있어 관광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 번째 여행이지만 첫 번째 여행이기도 하다.


여행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공부했다. 교토 유경험자인 아내와 같이 가는 것도 있지만 갖고 싶은 것과 맛보고 싶은 것이 줄어든 원인도 있다. 가장 커다란 원인은 교토 위시리스트가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풍광과는 무관했다. 위시리스트만 해결하면 청수사나 금각사나 아무 곳을 관광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교토에 가보고 싶었던 카페 두 곳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렸다. 청수사를 구경한 후에는 아라비카 교토를 가면 되고, 니시키시장을 구경하고는 Okaffe Kyoto을 방문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작은 아이에게도 미리 교토에서 카페 두 곳을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기에 카페와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다.


나고야에서 기후현까지는 모두가 초행길이라 관심사가 같았다. 처음 보는 경치에 감탄사를 똑같이 뱉지만 교토에서의 관심사는 서로가 달랐다. 아내와 나는 한 팀이지만 내 관심사와 아내 관심사는 또 다르다. 2명 한 팀으로 다니는 장점은 관심사에 대한 교집합을 만들기 좋은 것이다. 4명이 그것도 세대가 다르고 문화적 배경이 다른 4명이 교집합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명씩 다니는 장점은 또 있다. 아침형 인간 둘이 다니니 아침이 빨라졌다. 7시에 커피 한잔, 식빵하나 과일 한쪽이면 아침식사를 끝내고 8시에 집을 나설 수 있다. 식당 다니기도 수월하다. 음식점에서 4명 좌석 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 2명 좌석 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빠르다. 물론 저녁형 인간 2명이 한 팀인 작은아이 쪽도 마찬가지다. 늦게 준비한다는 눈총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걸음걸이 보조를 맞추느라 노력할 필요도 없다. 식사할 때 편한 것은 우리와 똑같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정보 편향성과 정보과다 문제점이 있기는 하나 구글과 ChatGPT로 인해 편리해지기는 했다. 길 찾기도 쉽고 원하는 정보도 지체 없이 얻을 수 있다. 눈 침침한 노인 둘이 교토를 휘젓고 다니는데 아낌없는 정보를 제공했다.

커피에 관심을 갖고 여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큰 아이는 ‘Kaldi 커피 산조 카와라마치점’을 링크해 줬다. 신기하고 편리한 세상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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